명심보감

계선편1(繼善篇)

by 똥뫼

명심보감에서 계선편은 ‘선한 일을 계속하라’는 글귀들을 모아 놓은 단원이다.

무작정 선을 실천하는 것이 옳다는 문구들이 아닌, 사람들이 왜 선하게 살아야 하는지를 설명하는 문구들이다.


대개 학습서 종류의 책 머리말에는 책을 집필한 저자의 의중이 담겨 있고, 그다음 나오는 첫 단원에는 저자가 책을 집필하며 꼭 전달하고자 하는 내용을 최우선으로 싣는다.

그러한 의미에서 보자면 저자가 명심보감에서 말하고자 하는 가장 중요한 메시지는 ‘삶을 착하게 살아라’이다.


머리말에서 말했듯이 명심보감은 종교와 사상에 관계없이 후손들에게 귀감이 될 만한 글귀들을 모아 놓은 책이지만 그중 유학자들의 문구가 가장 많다.

그 첫 문장도 공자님의 말씀이다.


子曰, 爲善者天報之以福(자왈, 위선자천보지이복,)

爲不善者天報之以禍.

(위불선자천보지이화.)


‘선을 행하는 자는 하늘이 복으로써 그에게 보답하고,

불선을 행하는 자는 하늘이 화로써 그에게 보답한다.’


※ 갈 之: 대명사로 해석.


子는 선생님이란 뜻이다. 어느 선생님이지? 맹자였으면 孟子曰, 순자였으면 荀子曰로 표기한다. 子曰은 ‘공자님 말씀하시길’이다. 공자는 선생님들의 선생님이다. 앞에 수식어가 붙지 않은 선생님은 공자를 지칭한다.


공자는 기원전 6세기 중반에 태어났다. 지금으로부터 2600여 년 전 사람이다. 그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그가 살았던 시대를 알아야 한다. 그가 살았던 시대를 춘추전국 시대라고 하고, 춘추전국 시대를 諸子百家 시대라고도 말한다.


諸子百家란 여러 선생님의 수많은 학파이다. 다시 말해 춘추전국 시대는 수많은 학파와 학자들이 영토 확장을 꾀하는 제후국들의 사상적 기반이 되었던 시대이다. 그 학파들의 수장 중 가장 유명했던 분이 공 씨 성을 가진 선생님 즉 공자이다.


이러한 이유로 저자는 명심보감의 첫머리를 공자의 글로 장식했었던 것 같다.

유학자가 책을 엮었으니 유학자들의 글이 가장 많고, 그들의 대부격인 공자의 글이 맨 앞에 나오는 건 쉽게 이해가 간다.


지금 생각하면, 이 책에 유교 외 다른 사상적 기반을 가진 학자의 글을 함께 싣는 것이 별것 아닐 것 같지만, 그것 역시 저술 시기가 사상적으로 열려 있었다는 방증이다. 18세기 조선이었으면 어떠했을까? 생각을 한번 해보자.


漢昭烈將終勅後主曰,

(한소열장종칙후주왈,)

勿以善小而不爲, 勿以惡小而爲之.(물이선소이불위, 물이악소이위지.)


’한 나라 소열황제가 죽음을 앞두고 뒤를 이을 황제(유선)에게 명하여 말하기를,

선이 작다고 행하지 않으면 안 되고, 악이 작다고 그것을 행하지 말라.


※ 將終: ‘죽음을 앞두고’로 해석. 以: ~ 때문에, ~더라도로 해석.


위 문장은 습관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선행은 작은 것부터 행해야 하며 악행은 아무리 작더라도 경계해야 한다는 의미다. ’바늘도둑이 소도둑 된다‘는 속담을 생각하면 될 듯하다.


‘漢昭烈’은 기원후 3세기 삼국지에 나오는 蜀나라 황제 유비를 말한다. 삼국이라면 위(조조의 魏), 촉(유비의 蜀), 오(손권의 吳), 삼국일 텐데 왜 촉나라로 안 쓰고 한나라로 썼을까? 의문을 가질 분도 계실 것 같다.


유비는 자신이 멸망한 후한(後漢)의 정통성을 이었다고 주장하며 나라를 세웠다. 유비는 한나라 황실의 후손이었고, 과거의 한나라를 계승한다는 의미에서 국호를 漢으로 정했다.


다만 나중에 역사를 기록한 사람들이 혼란을 피하기 위해 유비가 세운 한나라가 쓰촨 성 일대 즉 ’촉‘ 지방에 자리 잡고 있었기 때문에 지리적인 명칭을 덧붙인 이름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전한, 후한, 촉한 등의 나라 이름은 본래 한(漢)이다.


莊子曰

(장자왈)

一日不念善 諸惡皆自起

(일일불념선 제악개자기)


‘하루라도 선을 염원하지 않으면 모든 악이 저절로 일어난다’


※ 생각할 念: 간절히 생각하다(염원하다)로 해석해야 좀 더 깊이 있는 이해가 가능함.


장자의 이름은 장주(莊周)이고 기원전 4세기 사람이다. 앞서 공자를 설명할 때 기술했듯이 장자란 장 씨 성을 가진 선생님이다. 노자와 더불어 도교를 대표하는 인물이다.


대부분의 사람은 어렸을 때 “사람은 선하게 살아야 한다”라는 생각을 한다. 하지만 사회생활을 하며 선한 행동이 꼭 자신의 이득에 부합하지 않게 작용할 수도 있다는 것을 경험한다. 오히려 선을 행했기 때문에 손해를 경험하기도 한다.


이러한 경험은 사람들에게 선한 행동이 가져올 결과를 의심하게 만들고 주저하게 만든다.

이 때문에 선은 염원해야 지켜지고, 잠시라도 빈틈을 보이면 악이 그 틈을 비집고 나오게 된다는 것이다.


太公曰,(태공왈)

見善如渴 聞惡如聾.

(견선여갈 문악여롱)

又曰, 善事須貪 惡事莫樂

(우왈, 선사수탐 악사막락)


‘선을 보거든 목마른 것처럼 행하고 악한 말을 듣거든 귀머거리처럼 행하라

또 말하기를, 선한 일은 모름지기 탐내고 악한 일은 즐기지 마라’


※ 如: ~처럼 하다, ~같이 하다로 해석.

※ 如는 크게 두 가지로 해석(~와 같다, 만약에)


명심보감에 실린 문장 중 출처가 가장 오래된 문장이다.

강태공은 기원전 11세기 인물이니 3000년이 넘었다. 강태공은 흔하게 접하는 단어다. 오늘날 낚시꾼을 상징한다. 오랫동안 때를 기다리는 인물을 상징하기도 하고 모사꾼의 대명사로 불리기도 한다.


그는 은나라 사람으로 나이가 많도록 낚시를 하며 때를 기다리다 훗날 周나라의 문왕을 도와 주나라를 건국하고 그 공을 인정받아 제(齊) 나라를 세우고 초대 제후가 된 인물이다.


강태공과 관련된 유명한 일화가 있다. 가난할 때 그를 떠났던 아내가 나중에 그가 제나라 제후가 되자, 다시 돌아와 재결합을 청했다고 한다. 이때 강태공이 ‘땅에 물을 엎지르며, 이미 끝난 관계는 되돌릴 수 없다(覆水不返盆)’라는 말을 했다는 일화이다.


馬援曰, 終身行善 善猶不足(마원왈, 종신행선 선유부족)

一日行惡 惡自有餘.

(일일행약 악자유여)


‘마원이 말하기를, 죽을 때까지 선을 행해도 선은 오히려 부족하고

하루 악을 행해도 악은 그 자체로 남음이 있다’


※ 終身: 죽을 때까지, 평생 동안


마원은 후한 시대의 명장으로 기원후 1세기 사람이다.

선은 아무리 행해도 모자랄 만큼 그 가치가 크고, 악은 아무리 작아 보여도 그 나쁜 영향이 오래가기 때문에 매사 조심해야 한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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