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의 뜻
사람은 먹어야 산다.
고대사회에서 먹고 살게 해주는 존재에 대한 신뢰와 믿음은 절대적이었다. 그 절대적 대상의 최고점에 늘 하늘이 있었다. 하늘은 만물을 창조하고 관장하는 주재자이면서 인간에게 성품을 부여하는 존재였다.
따라서 사람들은 자신들의 삶이 하늘의 뜻에 부합되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하늘의 대리자였던 당시의 통치자들에게 이보다 좋은 통치 철학은 없었을 듯하다.
‘공자께서 말씀하시기를, 하늘을 따르는 자는 살고(존재하고) 하늘을 거스르는 자는 망한다.’
여기서 하늘이란 거스를 수 없는 자연의 법칙, 보편적인 상식, 선한 행동과 의로운 행동의 실천이라고 볼 수 있다.
이 문장에는 자연의 섭리에 순응하는 삶은 번성하고, 자연의 섭리를 거스르는 삶은 멸망한다는 강력한 경고가 담겨 있다.
‘강절 소선생께서 말씀하시기를’
'하늘의 들으심은 고요하여 소리가 없으니 푸른 하늘 어느 곳에서 찾을 것인가‘
'높지도 않고 또한 멀지도 않은 (모두 다) 사람 마음에 있는 것이다.'
※ 天聽(천청): 하늘의 들으심.
※ 都(도): 모두 다. 只(지): 다만.
※蒼蒼(창창): 푸른 하늘을 묘사한 의태어.
강절 소선생의 본명은 소옹(邵雍)이며, 강절은 호이다. 강절 선생은 중국 북송(北宋) 시대의 위대한 철학자이자 역사가였다.
송나라는 960년 조광윤이 건국하여 원나라에 의해 멸망할 때(1279년)까지 300여 년 대륙을 통치했던 나라다. 여진족이 세운 금나라의 침략 즉, 정강의 변(靖康之變)으로 송나라가 멸망했는데 이때(1127년)까지를 ’북송시대‘ 라고 한다.
위의 문장은, 하늘의 뜻은 아득히 먼 곳에 있는 것이 아니라, 바로 인간의 마음속에 내재 되어 있다는 의미다. 따라서 하늘의 뜻(옳고 그름 등)을 멀리서 찾지 말고 인간의 마음속에서 찾아야 한다는 가르침이다.
그렇다면 동학의 인내천 사상과는 어떤 점이 같고 어떤 점이 다를까?
가장 큰 공통점은 둘 다 하늘이라는 존재를 저 멀리 있는 초월적이고 분리된 존재로 보지 않고, 인간의 내면 어딘가에 존재한다고 봤다는 점이다.
차이점은 강절 소선생은 개인의 내적 성찰을 통한 도리와 지혜의 발견에 중점을 둔 반면, 동학사상은 인간 존재의 본질적 가치와 그에 따른 사회적 평등 및 인간 존엄성을 천명하는데 중점을 뒀다.
’현제께서 가르침을 내려 말하기를‘
’인간의 사사로운 말도 하늘의 들음은 우레와 같고‘
’어두운 방에서 마음을 속여도 신의 눈은 번개와 같다(신의 눈에는 번갯불처럼 밝게 보인다)‘
※ 垂訓(수훈): 가르침을 내리다, 훈계하다
※ 若=如. 예) 若雷(약뢰): 우레와 같다, 如電(여전): 번개와 같다
玄帝는 도교의 신이다. 이 문장 역시 신의 입을 통해 사람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을 누군가가 기록했다고 보면 된다. 위의 문장은 아주 은밀하게 저지른 말이나 행동, 심지어 마음속의 사악한 생각까지도 하늘은 모두 알고 있어서, 다른 사람의 눈은 피할 수 있어도 하늘의 눈과 귀는 피할 수 없다는 의미다.
’낮말은 새가 듣고 밤말은 쥐가 듣는다‘ 는 속담도 비슷한 교훈이다.
’익지서(책 이름)에 이르기를‘
’악한 그릇이 가득 찬다면 하늘은 바드시 그를 죽일 것이다.‘
※ 관(鑵): 두레박, 그릇
※ 약(若): ’만약에‘로 해석
※ 주(誅): 벨, 죽일
益智書는 '지혜를 더해주는 책'이라는 뜻이다.
송나라 시대에 어린이들이나 젊은이들에게 지혜와 교훈을 가르치기 위해 편찬된 교양서적이라고 알려져 있으나 지금은 남아 있지 않고 후대에 쓰인 책에 일부 내용이 실려있다. 이러한 책을 실전서(失傳書)라고 부른다.
명심보감에 인용된 경행록(景行錄)을 비롯해 삼국사기에 인용된 김대문의 화랑세기(花郞世紀) 등이 실전서에 해당한다.
위의 문장은 아무리 작은 악행이라도 계속 쌓이다 보면 그 한계점에 이르게 되고, 하늘의 준엄한 심판을 피할 수 없게 된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장자께서 말씀하시기를‘
’만약 어떤 사람이 악한 일을 하고도 (세상에) 이름을 드러낸 자라면
사람이 비록 해치지 않아도 하늘이 반드시 그를 죽일 것이다.
※ 作(작): 짓다, 행하다
※ 作不善(작불선): 착하지 못한 일을 저지르다
※ 得顯名者 (득현명자): 이름이 드러냄을 얻은 자
※ 戮(륙): 죽이다
아무도 모르게 악행을 저지른다고 할지라도 자기 자신이 그 죄를 알고 있듯이 하늘도 모두 알고 있으며, 때가 되면 반드시 그 죄에 합당한 대가를 치르게 한다는 의미다.
복수를 다루는 드라마에서 흔히 나타나는 줄거리와 비슷하다.
(못된 짓을 하고도 사회적으로 성공한 원수를 우연히 만난다. 흥분한 나머지 그에게 다짜고짜 달려들어 그의 바짓가랑이를 부여잡으며 울부짖는다.)
“하늘이 알고 땅이 알고 있다. 이놈아! 이 쳐 죽여도 시원찮을 놈 같으니”
(원수는 상대방이 누구인지 알아챈 후 짐짓 놀랐으나, 놀란 마음을 속으로 감추며 흘겨보면서 말한다)
“이거야 참나! 재수가 없으려나 아침부터 왜 이리 파리 떼가 꼬이는지 몰라”
(몇 달 후 못된 원수는 교통사고로 목숨을 잃게 된다)
※ 網(망): 그물
※ 恢恢(회회): 같은 글자를 연이어 써서 넓은 모양(의태어)을 나타낸다.
※ 疎(소): 성기다, 듬성듬성하다
※ 漏(루): 새다
선한 행동을 하면 선한 결과가 돌아오고 악한 행동을 하면 악한 결과가 돌아오며, 세상의 법은 피할 수 있을지 몰라도 하늘의 심판은 절대 피할 수 없다는 의미다.
’공자께서 말씀하시기를, 하늘에 죄를 지으면 빌 곳이 없다.(아무리 빌어도 소용이 없다)‘
※ 獲(획): 얻다, 짓다
※ 禱(도): 빌다
※ 也(야): 어조사로 문장 끝에 올 때 마침표라고 생각하면 된다. 마침표라는 의미는 문장을 마무리하며 의미를 일단락 짓는 역할을 한다. (굳이 해석할 필요는 없다)
하늘에 죄를 지으면 피할 수 없으니, 항상 행동을 삼가고 바른 삶을 살아야 한다는 교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