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반복되는 이름, 반복되는 구조

김재련과 미투의 교차점

by 박영윤

박원순, 안희정, 김민웅, 임옥상, 그리고 장제원.


서로 다른 길을 걸어온 이 다섯 사람은 한 가지 공통점을 갖는다.

성폭력 또는 미투 사건에 휘말렸다는 점, 그리고 그 중심에 김재련 변호사의 이름이 존재한다는 것.

어느 순간부터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이 이름은 이제 하나의 구조로까지 보이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구조의 또 다른 접점엔 ‘해바라기센터’가 있다.


해바라기센터와 김재련, 교차하는 신뢰의 구조


해바라기센터는 2006년부터 운영된, 성폭력 피해자를 위한 원스톱 통합지원 기관이다.

김재련 변호사는 2013~2015년 여성가족부 권익증진국장을 지내며 이 센터의 정책 설계와 운영 지침 마련에 관여했다.


그녀는 이후 인권 전문 변호사로 복귀해, 굵직한 미투 사건들의 피해자 대리인으로 자주 등장했다.

이 반복되는 등장은, 과연 우연일까?


사건 하나하나의 접점들


박원순 사건


서울시장 재임 중 불거진 성추행 사건에서, 김재련은 피해자의 법률대리인으로 등장했다.

일각에서는 피해자가 해바라기센터나 여성상담소를 통해 김재련을 연결받았다는 의혹도 있었지만, 공식적으로는 자발적 선임으로 알려졌다.


안희정 사건


공식적인 변호인은 김상희 변호사였지만,

고발뉴스 이상호 기자는 “김지은 씨의 이혼 소송을 김재련이 맡았고, JTBC 인터뷰도 연결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해당 내용은 김재련 측의 반론 없이 현재까지 사실로 확인되진 않았다.


김민웅 사건


김민웅 전 교수는 박원순 피해자의 실명이 적힌 편지를 SNS에 공개한 혐의로 재판을 받았다.

이 사건에서도 피해자 대리인으로 법정에 선 사람은 김재련이었다.


임옥상 사건


임옥상 화백은 2013년 혐의로 기소되었다. 조선일보 보도에 따르면 법률대리인은 김재련 변호사였다.


장제원 사건


SBS 보도에 따르면, 장제원 전 의원으로부터 성폭력을 당했다고 주장한 피해자는

사건 직후 해바라기센터를 찾아 증거를 채취했고, 법률대리인으로 김재련을 선임했다.


이 사건에서 특히 주목할 점은, 2015년에 접수된 이 사건이 오랜 기간 묻혀 있다가, 윤석열 대통령 탄핵 논의가 오가던 2024~2025년 즈음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는 점이다.


장제원은 윤석열 대통령의 비서실장이자, 대표적인 친윤계 실세였다.

그의 극단적 선택은 단순한 사망 사건이 아니라,

‘정치적 제거’라는 의혹까지 낳고 있다.


구조인가, 우연인가


이 모든 사건들에 김재련이 관여했다는 사실 자체는, 그가 성폭력 사건에서 두각을 나타낸 전문가임을 보여준다.

그러나 이 구조가 “한 사람에게 사건이 반복적으로 몰린다”는 점에서 투명한 시스템인지 의문을 남긴다.


해바라기센터는 전국에 분산되어 있으며, 피해자 정보는 철저히 비공개로 처리된다.

공식적으로 개별 변호사와 자동으로 연결되는 시스템은 존재하지 않는다.

하지만 김재련이 센터 정책에 관여했고, 그에 따라 신뢰 네트워크가 형성되었을 가능성은 충분히 제기된다.


우리는 이 구조를 점검하고 있는가


의도적인지 아닌지를 떠나, 특정 인물에게 지나치게 의존되는 구조는

공정성과 정의에 대한 신뢰를 약화시킬 수 있다.


진짜 문제는 개인이 아니라,

그 시스템이 누구를 향해 작동하고 있는가이다.


정의는 공정한 구조 위에서 실현되어야 한다.

그리고 지금, 우리는 이렇게 묻고 있다.


이 구조는 정말 모두에게 공정한가?

누구를 위한 시스템인가?

keyword
작가의 이전글당신의 죽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