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패하지 않는 다이어트

습관은 어떻게 만들어지고 변화되는가

by 백두산
"두 어린 물고기가 나란히 헤엄치고 있었습니다. 두 녀석은 반대 방향에서 다가오는 나이가 지긋한 물고기를 만났습니다. 그 물고기는 어린 물고기들에게 고개를 살짝 끄덕여 보이고는 '안녕, 물이 어떠니?'라고 물었습니다. 어린 물고기들은 어른 물고기를 지나쳐서 계속 헤엄쳤습니다. 마침내 한 녀석이 옆 친구를 바라보며 '물이 뭐야?'라고 물었습니다."

미국 작가 데이비드 포스터 월리스 (David Foster Wallace)가 2005년 졸업을 앞둔 대학생을 위한 강연에서 한 연설의 일부이다. 처음 이 글을 읽으면 좀 엉뚱한 이야기라는 생각이 든다. 단지 저 이야기만 가지고는 무슨 말을 하고 싶었던 것인지 알아채기가 쉽지 않다. 물이 습관을 의미한다면 어떨까. 잠시 물고기가 되어보자. 물고기의 지능을 갖자는 이야기는 아니다. 물고기의 입장에서 생각을 해보자는 이야기다. 당신이 물고기라면 자신이 '물' 속에 있다는 것을 자각할 수 있을까? 애초에 '물'을 알기 위해서는 물이 없는 곳을 경험해 볼 필요가 있다. 그런 경험이 없다면 '물'을 인식하는 것 자체가 어려울 것이다. 이것은 아이삭 뉴턴(Issac Newton)이 사과나무에서 사과가 떨어지는 너무나 당연한 현상에 "왜 사과는 위에서 아래로 떨어지는가?"라는 의문을 제기하는 것과 같은 예리한 관찰력과 인식의 전환이 요구될지 모른다. 그만큼 '습관'은 우리가 알아차리지 못할 만큼 가까이에 있다.


듀크 대학교 연구진이 2006년에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우리가 매일 행하는 행동의 40퍼센트가 의사 결정의 결과가 아니라 습관 때문이었다.

생각해보면 이것은 어쩌면 우리 뇌가 효율적으로 일을 처리하기 위해 더없이 좋은 프로그램이 아닐 수 없다. 일정한 형태와 패턴을 가진 반복적인 행동에 대해서 매번 복잡한 의사결정 과정을 거쳐야 한다면 그것만큼 피곤한 일도 없을 것이다. 처음 운전을 시작할 때 신경을 곤두세워 집중하고 긴장해야 해서 급격하게 피곤함을 느꼈던 경험은 다들 있을 것이다. 이러한 경험을 매번 운전을 할 때마다 지속적으로 느껴야 한다면, 우리는 운전하는 일 자체에 대해 대단히 어려움을 느낄 것이다. 하지만 운전이 어느 정도 능숙해져 습관이 되면 더 이상 큰 피로감 없이도 능숙하게 해낼 수 있다. 심지어 우리는 우리가 어떻게 운전을 하고 있는지 하나하나 인식하지 않고도 잘 해낼 수 있게 된다. 그러한 행동들이 습관으로 자리 잡았기 때문이다.


습관에는 삶을 더욱 풍요롭고 가치 있게 하는 습관이 있는 반면에 삶을 더 힘들고 불행하게 하는 습관도 있다. 우리 뇌는 습관에 반응할 뿐 그것이 좋은지 나쁜지에 대한 가치 판단은 하지 않는다. 그렇다면 습관은 어떻게 만들어지는 것일까.


한 사람이 식사를 한 후에 커피를 마신다. 식사 후에 커피를 처음 마셨던 그는 쌉싸름한 커피의 맛이 입 안에 남아있던 음식의 맛을 깔끔하게 없애주는 느낌이 들었다. 그런 경험을 한 후에 식사 후 커피 한 잔을 마시는 행동은 그에게 습관이 되었다. 어떠한 습관이 새롭게 형성되기 위해서는 단순하지만 확실한 신호와 보상이 필요하다. 이 경우 식사 후 마신 커피는 입 안에 남아있는 음식 맛을 깔끔하게 잡아줌으로 좋은 기분을 느끼게 해주는 보상을 주었고, 식사 후라는 단순하지만 확실한 신호가 있었다. 그리고 신호에 따라 커피를 마시는 반복 행동이 자리를 잡는다. 이 세 가지 조건이 맞아떨어질 때 새로운 습관은 형성되게 된다. 이것을 '습관 고리'라고 이야기한다.

습관고리.jpg '신호 - 반복 행동 - 보상' = '습관 고리'

'신호 - 반복 행동 - 보상'이 반복되면서 '습관 고리'가 형성된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고리는 점점 기계적으로 변해간다. 신호와 보상이 얽히면서 강렬한 기대감욕망까지 나타나게 된다. 어떤 습관이 형성되면, 뇌가 의사 결정에 참여하는 걸 완전히 중단한다. 그렇기 때문에 어떤 습관을 떨쳐 내려고 의식적으로 노력하지 않으면 그 습관 패턴은 자동적으로 전개된다. 이것이 우리가 습관을 바꾸기 어려운 이유 중 하나이다. 습관을 바꾸기 위해서는 습관 고리를 찾아야 하는데, 어떤 신호와 보상 그리고 반복 행동으로 형성된 각각의 습관 고리를 찾아내는 것은 많은 노력을 요하는 작업이다. 하지만 습관이 어떻게 작동하는지 이해하고, 습관 고리의 구조를 알게 되면 습관을 쉽게 변화시킬 수 있다.


어떤 사람은 습관을 변화시킬 수 있다는 말에 이렇게 이야기할지 모른다. "다른 사람은 모르겠지만, 저는 의지가 약해서 습관을 바꾸지 못할 것 같아요." 이쯤에서 우리는 '의지력'에 대해 이야기하지 않을 수 없다. 의지력은 무엇인가. 이것은 선천적으로 따고 나는 것인가. 그래서 훈련하고 발전시킬 수 없는 것인가. 이에 대한 연구를 진행해온 연구자들은 "의지력은 단순한 스킬이 아니라 팔이나 다리의 근육과 비슷합니다. 많이 쓰면 피로해집니다. 그래서 다른 일에는 그만큼의 의지력을 발휘할 수 없죠." 이 말은 바꿔 말하면, 의지력은 근육과 같으므로 훈련을 통해 발달시킬 수 있고 의지력을 쓰는 데는 한계가 있다는 이야기다.


스타벅스는 직원들에게 고함을 치는 손님이나 계산대 앞에 길게 늘어선 줄이 있는 경우와 같이 힘든 상황에서 자제력을 잃지 않고 최고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의지력을 훈련하는 프로그램을 개발했다. 그러한 훈련을 통해 불쾌한 상황에서 개인이 어떻게 반응할 것인지 적어보고 역할 연기를 하는 등의 연습을 했다. 그리하여 신호(고함치는 손님)에 대한 반복 행동(자제력은 잃지 않고 친절한 대응)을 하고 보상(고마워하는 고객, 관리자의 칭찬)을 받는 의지력의 습관 고리를 만들 수 있게 되었다.


트래비스는 마약 중독자인 부모 밑에서 자랐으며, 학교에서는 왕따를 당하는 게 싫어 열여섯 살에 고등학교를 그만두었다. 그는 여러 직장에서 일을 해왔지만 말을 잘 듣지 않는다는 이유로 해고되기 일쑤였고, 무례한 손님을 대하는데 자제력을 잃고 손님과 싸움을 하기도 했다. 지각을 밥 먹듯이 했고 걸핏하면 아무 이유도 없이 결근했다. 그런 트래비스는 스타벅스에서 훈련을 받으며 착실하게 일했다. 6년 후 트래비스는 스타벅스 매장 두 곳에서 40명의 직원을 관리하며 매년 200만 달러(약 22억 원)가 넘는 매출을 책임지는 매니저가 되었다. 연봉은 4만 4000달러(약 4900만 원)이고, 퇴직 연금에 가입되어 있으며 빚은 전혀 없다. 이제는 지각하는 경우도 없고 아무 이유 없이 결근을 하지도 않으며 무례한 손님에 자제력을 잃는 일도 없다. 트래비스는 그 훈련이 자신의 삶을 바꿔 놓았다고 말한다. 그러한 훈련이 트래비스에게 의지력을 가르쳐 주었던 것이다.


그럼에도 습관을 바꾸는 것은 너무 어렵다고 느껴질 수 있다. 우리는 살면서 누구나 습관을 바꾸려는 노력을 해봤기 때문에 그것이 얼마나 마음대로 되지 않는 일인지 알고 있다. 살을 빼기 위해 수도 없이 결심하고 식단을 바꾸고, 헬스를 등록하고, 엘리베이터를 타는 대신 계단을 걸어서 오르기도 하며 열심히 노력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이것을 유지하지 못하고 일상적인 습관으로 다시 돌아온다. 이처럼 단번에 너무 많은 변화를 도모하게 되면 결국 어느 것 하나도 해낼 수 없게 된다. 연초 많은 새해 계획을 세우지만 결국 어느 것 하나도 지키지 못하지 못하는 것처럼 말이다.


2009년 미국 국립보건원의 지원을 받은 연구진은 1600명의 비만자를 모집해서 일주일에 최소한 하루만이라도 먹은 것을 빠짐없이 기록해 보라고 요구했다. 처음에는 어려워하던 피실험자들이 서서히 일주일에 하루, 혹은 그 이상 먹은 것을 기록하기 시작했다. 대부분의 참가자가 음식 일기를 기록하기 시작했고, 결국에는 그것이 습관이 되었다. 그 후 전혀 예상하지 못한 일이 벌어졌다. 참가자들이 일기를 들여다보며 자신들의 식습관에 일정한 패턴이 있음을 알게 된 것이다. 간식 시간에 맞춰 사과와 바나나를 책상 위에 미리 준비해 놓았다. 먹을 식단을 미리 계획하고 준비해 둠으로써 정크푸드 대신 사다 놓은 재료들을 이용해 건강식을 할 수 있었다. 6개월 후의 결과에 따르면, 음식 일기를 꾸준히 쓴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 사람들에 비해 체중이 2배나 더 줄었다.


습관에는 더 중요하고 덜 중요한 습관이 있다. 우리 삶의 거의 모든 부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습관이 있는데, 이것을 '핵심 습관(Keystone habit)'이라고 한다. 핵심 습관을 바꾸면 그 밖의 모든 것은 시간문제일 뿐이다. 하나의 핵심 습관을 바꿈으로 삶의 전반적인 부분이 변화하게 됨을 의미한다. 자신의 핵심 습관이 무엇인지 찾아보는 노력을 하도록 하자. 도무지 찾을 수 없다면, 하루 동안 자신이 무엇을 하는지 적어보는 '데일리 리포트'에서 시작해보는 것도 좋겠다.



습관을 바꾸는 4단계 법칙


1. 반복 행동을 찾아라

- 오후가 되면 카페테리아에 가서 초콜릿 칩 쿠키를 사서 동료들과 잡담을 나누며 쿠키를 먹는다.


2. 다양한 보상으로 실험해 보라

초콜릿 칩 쿠키 자체인가? 분위기의 변화인가? 일시적인 기분 전환인가? 동료들과 어울리는 즐거움인가? 아니면 당분 섭취에서 비롯되는 에너지 충전인가? 무엇이 반복 행동에 대한 보상일까.


실험>

- 카페테리아를 가는 대신 아무것도 먹지 않고 산책을 해본다.

- 카페테리아에 가서 도넛이나 초코바를 산 후 자리에 돌아와서 먹는다.

- 카페테리아에 가서 사과를 산 후에 동료들과 잡담을 나누며 먹는다.

- 초콜릿 칩 쿠키 대신 커피 한 잔을 마셔본다.

- 카페테리아를 가는 대신 동료의 자리를 찾아가 잠시 잡담을 나눈 후에 자리로 돌아온다.


이렇게 다양한 보상을 주는 실험을 함으로 반복 행동에 대한 보상이 무엇인지 파악한다.


3. 신호를 찾아라

연구 결과에 따르면, 거의 모든 습관의 신호는 다음 다섯 가지 중 하나에 속한다.


장소

시간

감정 상태

다른 사람

직전의 행동


방법은 충동이 밀려오는 순간 다음 다섯 가지 질문에 답해보는 것이다.


장소: 어디에 있는가? (책상 앞에 있다)

시간: 몇 시인가? (오후 3시 36분)

감정 상태: 감정 상태는 어떤가? (지루하다)

다른 사람: 주변에 누가 있는가? (아무도 없다)

직전의 행동: 충동이 있기 직전에 무엇을 했는가? (이메일에 답장을 썼다)


이러한 질문에 대한 답을 며칠에 걸쳐 충동이 있을 때 한다면 반복되는 패턴의 형태가 드러날 것이다.


4. 계획을 세워라

습관 고리를 구성하는 모든 요소에 대해 알게 되면 그 행동을 변화시킬 수 있다. 신호에 만반의 대비를 하고, 당신이 열망하는 보상을 안겨 줄 적절한 행동을 선택함으로써 반복 행동을 바람직한 방향으로 변화시킬 수 있다. 이것은 적절한 계획을 세움으로 가능하다.


신호 - 시간 (3시 30분)

반복행동 - 쿠키를 산 후 동료들과 잡담 --> 동료들과 잡담

보상 - 기분 전환


이 경우 보상이 쿠키 자체가 아니라 기분 전환이었다. 그러므로 반복 행동을 쿠키를 사지 않고 동료들과 잡담을 하는 것으로 변화시켜도 똑같은 보상을 얻게 된다.



"물은 자신의 힘으로 길을 만든다. 한번 만들어진 물길은 점점 넓어지고 깊어진다. 흐름을 멈춘 물이 다시 흐를 때에는 과거에 자신의 힘으로 만든 그 길을 따라 흐른다." 심리학의 원리(The Principle of Psychology)』중에서


물을 완전히 없앨 수는 없다. 하지만 우리는 이제 물길의 방향을 유익한 방향으로 돌리는 법을 알고 있다. 하지 않을 이유 무엇인가. 당신도 습관을 바꿀 수 있다!

습관의 힘 표지.jpg 습관의 힘 (The Power of Habit) 찰스 두히그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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