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의 선순환

책 <생각이 돈이 되는 순간>을 읽고,

by 백두산

누군가의 성공신화를 심심찮게 듣는다. 그들은 그 분야에서 큰 성공을 거두었고, 그중 많은 이들이 어느 날 문득 떠오른 아이디어에서 모든 일이 시작됐다고 한다. 이런 유의 이야기는 심심찮게 만나볼 수 있다. 우리는 이런 이야기에 열광한다. 그리고 언젠가 나에게도 그런 번쩍이는 아이디어가 하늘에서 '뚝' 떨어지길 소망한다. 하지만 그런 일은 좀처럼 일어나지 않는다. 우리는 그들을 가리켜 '창의적인 사람들'이라고 부른다. 기존에 존재하는 것들에서 색다른 무언가를 생각해내고 만들어내는 사람들. 나도 그들처럼 창의적인 사람이 되고 싶다.



한때 관찰이라는 것에 대해 궁금했다. 아니, 지금도 궁금하다. 무언가를 관찰한다는 것은 무엇일까. 단지 그것의 생김과 색깔 그리고 여러 다양한 특이점들을 주의 깊게 보는 것을 이야기하는 걸까. 미드 '셜록홈스'를 보면 그는 그가 지나는 거리의 형태(예를 들어 가로등 개수, 차량들, 택시 등)와 지나가는 사람들, 그들의 복장과 생김 그리고 세세한 특이점까지 기억할 수 있다. 만약 그것이 '관찰'이라면 나는 절대 관찰력이 좋은 사람이 될 수 없을 것 같다. 하지만 만약 관찰이 어떤 것들을 살펴보고 일종의 공통적인 패턴을 찾는 거라면 전자의 경우보다는 용기가 날 것도 같다. 책 <<생각이 돈이 되는 순간>> (원제- The Creative Curve)에서 앨런 가넷(Allen Gannett)은 창의적인 사람들의 기발한 아이디어를 얻는데 공통적인 패턴이 있다고 말한다. 즉 창의성은 어디에서 뚝 떨어지는 것이 아니고 개인의 의식적인 노력으로 만들어질 수 있다는 이야기다.



KakaoTalk_20190701_223137190.jpg 크리에이티브 커브 (Creative Curve)

그는 이것을 '크리에이티브 커브'라는 그래프를 통해서 설명한다. 친숙성과 색다름의 관계에 따라 하나의 생각이나 작품에 사람들이 열광하게도, 진부하거나 구식으로 치부하게도 만든다. 즉 너무 친숙하면 구식이 되고, 너무 새로우면 사람들로 하여금 거부감을 갖게 한다. 그러니 친숙하지만 새로운 것이 되어야 한다.



나는 '크리에이티브 커브'를 보면서 가수 조성모가 생각났다. 조성모는 1998년 [To Heaven]이라는 곡으로 데뷔해 얼굴 없는 가수로 활동했다. 이후 폭발적인 인기를 누렸고, 2000년 3집까지 큰 인기는 이어졌다. 그가 가진 감미로운 목소리와 가창력으로 정말 많은 이들로부터 사랑을 받았다. 그러다 어느 때부턴가 인기가 떨어지기 시작했다. 나 개인적으로는 그의 목소리와 창법 그리고 음악의 색이 앨범마다 큰 차이를 느끼지 못함에 점점 진부함을 느끼고 지루해졌다. 더 이상 매력적으로 느껴지지 않았다. 이후 그는 창법을 바꾸는 시도를 했던 것 같다. 하지만 이미 기울어진 인상을 뒤집어 버릴 만큼의 영향을 주지는 못했다. 그렇게 그는 점차 매체에서 볼 수 없게 되었다.



이런 양상은 가수, 연예인, 배우 등 예술계에 몸 담고 있는 사람들에게는 흔히 있는 일이다. 어떤 작품으로 폭발적인 인기를 받는 시기가 있다. 이것이 친숙하지만 새로운 그들의 작품 때문이고, 인기를 얻으면서 여러 곳에서 쉴 새 없이 소비된다. 그러다 보면 이것은 더 이상 새롭지 않다. 진부해지게 된다. 거기에서 변화를 주는데 실패한다면 그 인기는 급격히 시들해지게 되는 것이다. 이것은 아마 모두가 쉽게 미루어 짐작할 수 있는 이야기일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친숙함과 새로움의 황금비율을 어떻게 알 수 있을까?



테드 사란도스(Ted Sarandos)는 애리조나 피닉스 교외의 작은 집에서 살았다. 그의 부모님은 10대 시절 그를 낳았고, 그 뒤로 네 명의 동생들이 연이어 태어났다. 그는 어수선한 집을 피해 근처 할머니 댁에서 머물기를 좋아했다. 할머니는 연예 프로그램을 즐겼고 이따금 테드에게 감칠맛 나는 배우의 이야기를 들려주기도 했다. 테드는 할머니와 영화를 보고 많은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다. 그러던 중 시내에 새 비디오 대여점이 생겼다. 테드는 그곳에 들어가 가게 주인 데일 메이슨(Dale Mason)을 만나서 이야기를 나눴다. 이후 며칠 동안 테드는 비디오점에 들러 데일과 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몇 시간 동안 나누기도 했다. 급기야 데일은 테드를 직원으로 채용했다. 영화에 대한 모든 것을 알고 싶었던 테드는 한가한 오후 시간을 비디오 대여점에 있는 모든 영화를 보는데 활용했다. 몇 달이 지나 대여점의 모든 영화를 섭렵한 테드는 고객들이 원하는 영화를 추천해주기 시작했다. 종류를 가리지 않고 닥치는 대로 영화를 섭렵한 그는 열여덟 살에 이미 영화 전문가, 영화 소믈리에가 되었다. 자신이 보고 싶어 하는 것을 테드가 정확히 읽고 있다고 생각한 고객들은 그와 이야기를 나누고 그의 조언을 구하기 위해 기꺼이 줄을 서서 기다리고 또 기다렸다. 그는 친숙한 것, 좋은 것, 진부한 것을 실시간으로 파악하는 '문화적 인식 Cultural awareness'을 개발한 것이다. 테드 사란도스는 여러 해 동안 엄청난 양의 자료를 계속 소비해왔고 최근에도 하루에 꼬박 서너 시간 정도를 영화와 TV를 보는데 투자한다. 그는 지금 넷플릭스(Netflix)의 콘텐츠 최고책임자 CCO이다.



한 분야와 관련된 방대한 양의 정보를 접하고 소화하는 것은 어떤 아이디어가 '크리에이티브 커브'의 어느 지점에 있는지 알기 위한 효율적인 방법이다. 창의적인 사람이 되고자 하는 당신은 어느 분야에 종사하고 있으며, 앞으로 종사하고 싶은가. 얼마나 많은 관련 정보를 접하고 이해하고 자신의 것으로 만들고 있는가. 충분한 소비가 뒷받침되어야 비로소 우리는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알아보고 만들어낼 수 있는 감각을 갖게 된다. 이것으로 우리는 창의적인 사람으로 거듭나기 위한 일부 준비를 마쳤다. 책에는 3가지 비법이 남아있다. 그 모든 것을 알고 싶다면 당신에게 책 <<생각이 돈이 되는 순간>> (원제- The Creative Curve)을 강력하게 추천한다.



생각이 돈이 되는 순간 표지.jpg <<생각이 돈이 되는 순간>> 앨런 가넷 저, 이경남 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