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은 모일수록 커진다

<탁월한 아이디어는 어디서 오는가>를 읽고,

by 백두산

세상은 창의적인 생각을 가진 사람들에 열광한다. 그들이 만들어낸 상품을 쓰고, 예술 작품을 감상한다. 같은 문제에 전혀 다른 접근으로 명쾌하게 해결책을 찾아내기도 한다. 이러한 일들을 가능하게 하는 사람들이 있고, 이러한 일들이 가능하게 하는 탁월한 아이디어가 있다. 이러한 아이디어는 누구에게 어떠한 조건에서 어떻게 하면 나오는 것일까. 나와 같은 일반 사람이 탁월한 아이디어를 생각해내기 위해서 어떠한 노력을 해야만 할까. 하나의 탁월한 아이디어는 한 사람의 인생을 바꿀 수도, 세상에 엄청난 혁신을 가능하게 할 수도 있다.



"독창적인 생각을 하는 사람들은 이상하게 변형되거나, 더 이상 발전할 여지가 없거나, 완전히 실패작인 아이디어를 많이 생각해낸다. 하지만 이는 결코 헛수고가 아니다. 그만큼 재료로 삼을 아이디어, 특히 참신한 아이디어를 많이 생각해내게 된다" (로버트 서튼, 스탠퍼드 대학교 교수 [오리지널스] p.78)


런던 교향악단이 선정한 세계 50대 고전음악의 목록에는 모차르트 곡 여섯 작품, 베토벤 곡 다섯 작품, 바흐 곡 세 작품이 올랐다. 모차르트는 평생 600여 곡을 작곡했고, 베토벤은 650곡, 바흐는 1000곡 이상을 작곡했다. 피카소의 작품 목록에는 유화 1,800점, 조각 1,200점, 도자기 2,800점, 드로잉 1만 2,000점이 포함되고, 그 밖에도 판화, 양탄자, 태피스트리도 있다. 하지만 그중 아주 극소수 작품들만이 찬사를 받았다. 아인슈타인은 물리학에 일대 변혁을 일으킨 일반 상대성이론과 특수 상대성이론에 대한 논문을 발표했지만, 그가 펴낸 248편의 논문들 대부분은 별로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오리지널스] p.76-77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것과는 다르게 대단히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가진 사람들은 한두 번 만에 그런 생각을 해낸 것은 아닌 모양이다. 엄청나게 많은 양의 다양한 작품과 생각들을 해냈고, 그 안에서 소수의 탁월한 아이디어만이 빛을 발한다. 이것이 우리가 탁월한 아이디어에 대해 갖는 대표적인 오해중 하나가 아닌가 생각한다. 그렇다면 우리는 결과, 즉 탁월한 아이디어 자체를 보기보다는 이러한 아이디어가 어디에서 왔는지 그 근본적인 물음에 더 집중할 필요가 있지 않을까.



"혁신적인 환경이 그 환경에서 살고 있는 사람들에게 인접가능성을 탐구하는데 더 도움을 준다."
<탁월한 아이디어는 어디서 오는가> 중에서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갖기에 특별히 더 유리한 환경이 있을까. <탁월한 아이디어는 어디서 오는가>의 저자 스티븐 존슨은 혁신적인 환경에 있을 때 그 가능성은 올라간다고 이야기한다. 혁신적인 환경이란 많은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과 자유롭게 교류할 수 있는 환경을 의미한다. 그곳에는 넘치는 정보가 흐르고 여러 가지 생각들이 자유롭게 펼쳐지는 환경이다. 큰 궁전의 방들을 한 번에 하나씩 탐험한다고 생각해보자. 좀 더 다양한 방식으로 많은 사람들이 탐험하는 것이다. 누군가는 방에 있는 모든 것을 만지면서 느끼고 그 느낌을 이야기하며, 다른 이는 방에서 나는 소리에 귀를 기울인다. 각각 자신이 알고 있는 지식으로 방을 탐험하면 다른 방을 탐험할 수 있는 가능성과 기회가 더욱 빈번하게 올 수 있다. 방에 대해 알아보는 방법에 정해진 방식은 없다. 정해진 방식으로 방을 탐험해야 한다면 번쩍이는 아이디어는 그만큼 제한을 받게 된다.



아이디어는 하나의 개체가 아니다. 그보다는 하나의 무리에 가깝다.

<탁월한 아이디어는 어디서 오는가> 중에서


우리의 두뇌에는 약 1천억 개의 뉴런이 있다. 이 엄청난 수의 뉴런들은 서로 정교하게 연결되어지는데 그것으로부터 아이디어는 만들어진다. 뉴런 하나는 두뇌 곳곳에 흩어져 있는 다른 뉴런 1천여 개와 연결을 맺는다. 즉 성인의 두뇌에는 뉴런의 연결이 1백조 개 정도 존재한다. 더 많은 다양한 연결이 만들어지면 만들어질수록 위대한 아이디어가 만들어질 가능성은 커진다. 뉴런들의 연결이 어떤 방식으로 어떻게 만들어지느냐는 다양한 정보와 그것의 수집 방식에 따라 좌우된다고 볼 수 있다. 우리의 마음속에서 중요한 것은 단지 뉴런의 숫자가 아니라 뉴런들 사이에서 형성된 무수한 연결들이다.



새로운 아이디어는 어떤 문제에 대한 새로운 시각이거나 지금까지 탐구되지 않았던 새로운 기회를 알아보는 것이다. 그런 종류의 획기적인 발견이 발전하려면 짧지 않은 시간이 걸린다.
<탁월한 아이디어는 어디서 오는가> 중에서


대부분의 위대한 아이디어는 처음에는 부분적이고 불완전한 형태를 갖는다. 대단히 창의적인 혹은 혁신적인 아이디어가 될 수 있는 씨앗이 있지만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다. 부족한 어떤 것이 있는 것이다. 부족한 핵심 요소는 대개 다른 사람의 머릿속에 다른 예감으로 존재한다. 이럴 때 유동적 네트워크는 그런 불완전한 아이디어가 연결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낸다. 그러한 환경에서 슬며시, 천천히, 서서히 싹을 틔우고 눈에 보이게 된다. 위대한 아이디어가 될 씨앗을 가진 생각을 놓치지 않는 방법은 수시로 떠오르는 생각들을 기록해두는 것이다. 과거와 현재의 기억의 파편들은 다른 파편들과 충돌하고 어울리며 새로운 무언가로 형태를 드러낸다.




"샤워나 산책은 수만은 해야 할 일들로 가득한 현대인의 삶, 예컨대 청구서 지불,....(중략).... 에서 벗어나 더 결합하기 쉬운 상태가 되게 한다. 충분한 시간이 주어지면 마음은 오랫동안 간과했던 연결을 만나게 되고, 뜻밖의 발견을 했다는 기쁨을 느낀다. '왜 지금까지 이러한 생각을 못했지?' 하면서."

<탁월한 아이디어는 어디서 오는가> 중에서



아르키메데스는 욕조 안에서 "유레카!"를 외쳤다. 베토벤은 매일 정해진 시간에 산책을 즐겼고, 영국 작가 찰스 다윈이나 여성 최초 노벨상 수상자인 마리 퀴리 또한 산책을 통해 막혀있는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찾곤 했다. 그 외 유명한 예술가나 과학자 등은 샤워나 산책 같은 활동에서 번쩍이는 아이디어를 만날 수 있었다. 이것은 단지 우연이 아니다. 이러한 여유 시간은 긴장되고 팽팽한 끈을 풀어주어 '우연한 연결'을 할 수 있게 도와준다.




위대한 생각, 창의적인 아이디어는 흔히 우리가 알고 있는 것과는 좀 다른 방식으로 우리에게 오는 것 같다. 많은 생각들을 하고(비록 그것이 쓸데없다 느낄지라도), 메모하고, 다양한 경험을 하고, 여유로운 시간을 갖고, 실수를 하고, 그 실수를 탐구하고, 여러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과 교류하며, 정보를 모두와 자유롭게 공유하고, 다른 사고들이 충돌하고 재결합할 수 있는 환경에 있는 것이 우리가 탁월한 아이디어와 만날 수 있는 방법이라고 이야기한다. 그러한 환경 속에서 새로운 것들은 우리가 생각지도 못한 방식으로 연결된다고 말이다. 스티븐 잡스는 한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창의성이란 그저 사물들을 서로 연결하는 것입니다. 당신이 만약 창조적인 사람들에게 어떻게 그런 걸 만들어냈느냐고 묻는다면, 그들이 정말로 만들어내지 않았기에 약간의 죄책감을 느낍니다. 그들은 단지 뭔가를 보았습니다."라고 이야기한다.




그들이 무엇을 보았고, 어떻게 상관없어 보이는 것들을 연결할 수 있었는지 평범한 나는 알지 못한다. 다만 그들에게 그러한 위대한 생각들이 나타날 수 있었던 데에는 공통적인 패턴과 요소들이 있었던 듯하다. 우리가 그것을 알고 노력한다면 우리에게도 그것은 다만 꿈이 아닐 것이다. 위대한 생각, 창의적인 생각을 꿈꾸는 당신을 응원하며 이 책을 권한다.



KakaoTalk_20190723_215309395.jpg <탁월한 아이디어는 어디서 오는가> 스티븐 존슨 저, 서영조 역





이 글은 대교가 후원하고 체인지그라운드가 함께 하는 무료 독서모임 씽큐베이션 2기 '우리는 모두 크리에이터다' 그룹의 4번째 책 <탁월한 아이디어는 어디서 오는가> 서평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