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출할 것인가,불만을 표출할 것인가

불만족스러운 상황을 해결하는 네 가지 선택

by 백두산
수년 전 심리학자들은 무엇을 성취하는 데는 두 가지 길이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순응(conformity)하는 길과 독창성(originality)을 발휘하는 길이다. 순응이란 이미 잘 닦여진 길로 앞선 무리를 따라가며 현상을 유지함을 의미한다. 독창성이란 인적이 드문 길을 선택하여 시류를 거스르지만, 참신한 아이디어나 가치를 추구해 결국 더 나은 상황을 만듦을 의미한다. <오리지널스> p.22


책 <오리지널스>의 저자 애덤 그랜트(Adam Grant)독창성을 특정한 분야 내에서 비교적 독특한 아이디어를 도입하고 발전시키는 능력, 또는 그런 아이디어를 개선할 수 있는 잠재력이라고 정의한다. 이러한 독창성은 창의성으로부터 나온다. 창의성은 참신하고 유용한 개념을 생각해내는 일이다. 즉 참신하고 유용한 생각을 현실적으로 실행에 옮겨(비록 이것이 시류를 거스르는 어려운 일임에도) 결국 더 나은 상황을 만들어나가는 사람을 독창적인 사람이라고 볼 수 있다.



늘 봐온 익숙한 것이 어느 순간 다르게 혹은 새롭게 보이는 순간이 있다. 우리는 이를 '미시감'이라고 한다. 이러한 미시감과 함께 호기심이 생긴다. 현재 상태에 대해 '왜'라는 물음을 던짐으로 우리는 그것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되고 다른 시각에서 바라볼 수 있는 여지를 부여한다. 이러한 과정에서 창의적인 생각들이 일어나고 이러한 생각들을 실행에 옮기며 독창성은 빛을 발한다.



신동들은 왜 평범해지는가


소위 천재라고 불리는 아이들이 있다. 그들은 두 살에 글을 읽고, 네 살에 바흐의 곡을 연주하고, 여섯 살에 미적분을 터득하고, 여덟 살에 7개 국어를 유창하게 구사한다. 그 아이들은 지금 어디에서 무엇을 하고 있을까. 어렸을 때 그 뛰어남으로 성인이 되어서 한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며 세상을 변화하는데 혁혁한 공을 세우고 있을까. 반대로, 세상을 바꾼 사람들은 어렸을 적에 신동이었을까.


심리학자들이 역사상 가장 뛰어나고 영향력이 컸던 인물들을 연구한 결과, 그들 중에 어린 시절 특별히 재능이 있었던 사람은 거의 없었다. 그리고 신동 집단의 일생을 추적해본 결과 경제 사정이 비슷한 집안에서 자란 평범한 아이들보다 뛰어난 삶을 살지도 않았다. <오리지널스> p.31


신동들은 평생 부모로부터 인정을 받고 선생님들에게 칭찬을 받으려고 애쓴다. 그들 대부분은 자신의 뛰어난 능력을 평범한 방식으로 사용하고, 현재 상태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지 않는다. 무언가를 바꾸려고 하기보다는 기존 체제에 순응하는 길을 택한다. 순응하는 길과 독창적인 길 중 순응하는 길을 택하는 것이다. 그들은 모차르트와 베토벤의 곡을 멋들어지게 연주하지만, 독창적인 곡을 작곡하지 않는다. 그들은 이미 존재하는 지식을 익히고 소화시키는데 힘을 쏟지 새로운 개념을 생각해내지 않는다. 게임의 룰을 새로 만들기보다는 기존에 있는 게임의 룰을 잘 따르며 플레이한다.



성취 욕구가 하늘을 찌르면 독창성은 밀려난다. 성취에 높은 가치를 부여할수록 실패를 두려워하게 된다. 성공하겠다는 욕구가 강하면, 나만의 독특한 무엇을 달성하기보다는 성공이 보장된 길을 택하고 싶어 진다.
<오리지널스> p.34


일찍이 뛰어남을 칭찬받으며 자란 아이들은 점점 실패를 두려워하게 된다. 계속 뛰어남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한다. 그렇기 때문에 점점 성공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는 것만 시도하고, 실패할 가능성이 있는 도전적인 일들을 피한다. 하지만 그렇게 해서는 혁명적인 변화를 가져오는 창의력을 발휘할 수 없게 된다. 그렇기에 소위 말하는 신동들이 한 분야의 전문가는 될 수 있지만 세상을 변화시킬만한 창의력을 발휘하는 경우는 드물다.



불만스러운 상황에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


KakaoTalk_20190730_225745525.jpg 불만족스러운 상황을 해결하는 네 가지 선택지


저명한 경제학자 앨버트 허쉬만(Albert Hirschman)의 권위 있는 저서에 따르면, 불만족스러운 상황을 해결하는 데는 네 가지 선택지가 있다. 그 상황에서 탈출하든지, 불만을 표출하든지, 인내하든지, 방관하든지 하는 것이다. 탈출은 그 상황에서 완전히 벗어난다는 뜻이고, 불만 표출은 상황을 적극적으로 개선하려는 노력과 관련된다. 인내하는 것은 이를 악물고 견디는 것이고, 방관은 현재 상황을 그대로 둔 채, 내가 하는 노력을 줄이는 방법이다. 어떤 선택을 할지는 자신에게 재량이 있다고 느끼는가, 그리고 조직에 헌신적인가 하는 감정을 바탕으로 결정된다. 이도 저도 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헌신적이지 않다면 방관을 선택할 것이고, 헌신적이라면 인내를 선택할 것이다. 자신이 변화를 꾀할 수 있지만 헌신적이지 않다면 떠날 것이다. 자신이 행동하면 바뀌리라는 믿음이 있고 헌신적이라면 의견을 표출한다.



미국 중앙정보국(CIA)의 분석가 카멘 메디나(Carmen Medina)는 자신의 의견을 관찰시키기 위해 관련 부서에서 역할을 충실히 함으로 직원들로부터 신뢰를 얻고 지위를 얻는 '인내'의 과정을 거쳤다. 그리고 그 지위를 바탕으로 자신의 의견을 관철시켰다. 또한 애플의 유통-판매 책임자인 도나 두빈스키(Donna Dubinsky)는 적시(JIT, just-in-time) 생산방식으로 바꾸자는 스티브 잡스의 제안에 반기를 들었다. 그리고 결국 그녀의 의견은 받아들여진다. 그녀가 그동안 쌓아온 실적과 영향력 덕분이었다. 그녀는 그만한 직위를 갖고 있었다. 그녀는 이후 자신의 재량권을 발휘할 기회가 없는 상황에 좌절감을 느끼고 회사를 그만둔다. 두 차례의 창업을 하고 그녀는 큰 성공을 거둔다.



상황을 변화시키기 위해서는 탈출하거나, 자기 목소리를 내는 방법이 유일한 대안이다. 자기주장이 반드시 탈출보다 나은 전략은 아니다. 어떤 경우는 숨 막힐 듯한 조직을 떠나는 것이 독창성을 발휘하는 데 더 나은 방법이 될지 모른다. 스티브 잡스처럼 상사가 다른 이의 의견을 받아들일 수 있고, 변화할 수 있다면 남아서 자신의 의견을 표출하면 된다. 하지만 상사가 전혀 듣지 않고 변화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면, 그리고 다른 직원들도 방향 전환을 생각해볼 만큼 열린 사고를 지니지 못했다면 다른 곳에서 기회를 찾는 것이 나을지도 모른다.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은 자기 의견을 표명하고, 필요하다면 탈출할 준비를 하면서, 위험 포트폴리오를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일이다.
<오리지널스> p.1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