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체성을 바꾸면 변화는 시작된다.
책 <직업으로서의 소설가>에서 무라카미 하루키는 한 두 편의 소설을 쓰는 것은 누구나 할 수 있지만 오랜 기간 꾸준하게 집필하고 작품을 세상에 내놓는 것이야말로 어려운 일이라고 말한다. 그는 작가로서의 필수적인 '자격'같은 것이 필요하다고 이야기한다.
긴 세월 동안 창작 활동을 이어가려면 장편소설 작가든 단편소설 작가든 지속적인 작업을 가능하게 해 줄 만한 지속력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직업으로서의 소설가> p.181
그는 지난 35년간 매일 한 시간씩 조깅이나 수영을 해왔다. 장편 소설을 쓸 때면 "새벽에 일어나 매일 다섯 시간에서 여섯 시간, 의식을 집중해서 집필"을 하는데, 하루에 200자 원고지 20매를 쓰는 것을 규칙으로 한다. 이것이 그가 지난 35년간 끊임없이 작품을 낼 수 있었던 원동력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는 작가로서 자신의 삶의 습관들을 잘 가다듬었고, 실천해나가고 있는 것이다.
목표를 달성하는 것은 우리 인생의 '한순간'을 변화시킬 뿐이다. 이는 '개선'과는 다르다. 우리는 결과를 바꿔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사실 그 결과는 문제가 아니다. 진짜로 해야 할 일은 결과를 유발하는 시스템을 바꾸는 것이다. <아주 작은 습관의 힘> p.46
책 <아주 작은 습관의 힘>의 저자 제임스 클리어는 목표를 달성하는 것은 단지 '한순간'의 변화만을 가져온다고 말한다. 다시 말하면, 목표를 달성하고 나면 그 변화는 원점으로 돌아올 가능성이 다분하다는 이야기다. 근본적인 시스템, 즉 매일매일의 작은 행동을 '개선'하는 것이 근본적인 변화를 이끌어낸다는 것이다. 무라카미 하루키가 하나의 원대한 목표를 설정하고 달성하고자 한 것이 아니라 하루하루의 행동에 집중한 것과 같은 맥락이다. 하루하루의 행동이 변하면 그로 인한 결과 또한 달라지게 마련이다. 이것이야 말로 그가 오랫동안 지속적으로 좋은 작품을 써낼 수 있었던 비결이 아니었을까.
존 리처드는 '성공'에 대해 '지속적인 여정'이라고 이야기한다. 자신의 지난 성공과 실패의 경험을 바탕으로 성공이라는 것이 한 번 성취하고 끝나는 것이 아닌 일련의 행위들이 지속적으로 이어져 나가는 끊임없는 '과정'의 연속이라고 말한다. 목표의 성취에만 집중하면 그것의 성취와 함께 긍정적인 행동의 고리 또한 작동을 멈추어 버린다. 그것으로 인해 빠르게 실패의 길로 접어든다. 긍정적인 행동의 고리가 끊기지 않도록 하나의 사이클로 연결하는 것이야 말로 지속적인 성공을 이루는 비결인 것이다.
담배를 끊은 지 5-6년쯤 된 것 같다. 이런 나는 '비흡연자' 일까 아니면 '담배를 (잠시) 끊은 사람' 일까. 이걸 결정하는 것은 나 자신이다. 내가 내 자신의 정체성을 '비흡연자'로 규정하는 순간 나는 비흡연자인 것이다. 내가 나를 어떻게 규정하느냐는 나쁜 습관을 버리는데 그리고 좋은 습관을 들이는 데에도 효과적이다.
세 원 제일 안쪽에 있는 부분이 '정체성'을 나타낸다. 중간에 위치한 부분은 '행동', 즉 습관과 관련이 깊다. 그리고 바깥쪽에 위치한 원이 '결과'에 해당한다. 우리가 좋은 습관을 들이거나 나쁜 습관을 버리려고 할 때, 출발점은 목표를 세우는 것이다. '결과' 혹은 목표를 설정한다. '5킬로 감량', '전교 10등 안에 들기', '담배 끊기' 등이 그것이다. 하지만 <아주 작은 습관의 힘>의 저자 제임스 클리어는 우리가 습관을 바꾸기 위해서는 '정체성'을 바꾸는 것에서 시작해야한다고 조언한다.
다시 처음 얘기했던 흡연으로 돌아가보자. 만약 누군가 나에게 담배를 권한다면 나는 아마 이렇게 말할 것이다. "저는 담배를 피우지 않아요" 그런데 담배를 끊은 누군가는 이렇게 말할 지도 모른다. "담배 끊었어요" 라고. 언뜻 보기에 별 차이가 없어보인다. 하지만 이 두 가지 표현에는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에 대한 '정체성'이 담겨있다. 자신이 담배를 피우지 않는다는 말에는 자신을 '비흡연자'로 규정하는 의미가 있고, 담배를 끊었다는 말에는 자신이 아직 '흡연자'이지만 현재는 피우고 있지 않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오랫동안 습관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에 대한 믿음이 우선 변화해야 한다. 그러한 믿음이 변화하지 않은채 목표를 세워서 행동을 바꾸는건 한계가 있다. 먼저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에 대한 '정체성'을 재규정한다면 자연스럽게 행동이 변하고 다른 결과가 나오게 된다.
당신은 어떤 사람인가, 아니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가.
우리가 하는 행동들은 대개 각자의 정체성을 반영한다. 우리는 의식했든 의식하지 않았든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스스로가 믿고 있는 대로 행동한다.
<아주 작은 습관의 힘> p.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