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정말 나의 사명을 찾은 걸까
인생에서 드물게 자신의 사명을 찾은 사람들이 있다. 그런 사람들은 자신이 하고 있는 일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그것을 해내기 위해 한 발 한 발 앞으로 나아가며 치열하고 어렵지만 충만한 삶을 산다. 나는 얼마 전까지 내가 나의 사명을 찾았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지금은 그것이 나의 사명이 맞는 것인지 조금 떨어져서 스스로에서 질문을 던져봐야겠다는 생각에 이르렀다.
전부터 조금씩 의구심이 들었지만 마주하지 않고 옆으로 치워두고 있었다. 왜 마주하고 싶지 않았을까. 아마도 많은 시간 매달렸던 일이, 나의 사명이라고 생각했던 일이, 사실은 그렇게 생각만 한 거라면 마주하고 싶지 않은 마음도 이해가 간다. 물론 이 글을 쓰고 있는 이 순간에도 그것이 내 사명이 아닐 것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그런데 문제가 여기에 있다. 나는 내 사명에 대해 생각한다. 사명을 오롯이 느끼는 것이 아니라 머리로 생각한다.
최근 초콜릿 하트 드래곤 이란 책을 읽었다. 어린 드래곤 어벤추린이 사람으로 변하게 되고, 자신의 사명을 찾아가는 성장 소설이다. 판타지-무협 가리지 않고 좋아하는 나는 정말 재미있게 이 책을 읽었다. 개인적으로 순수함이 담긴 판타지 소설이라고 생각한다.
이 책을 읽으면서, 지속적으로 내 마음을 건드린 단어가 있었다. 바로 ‘사명’이다. 소설에서 드래곤은 누구나 자신의 사명을 찾아야 한다. 사명을 찾지 못한 드래곤은 드래곤으로서의 자격을 갖추지 못한 것과도 같다.
어벤추린은 어른들이 필요하다고 하는 것들은 하지 않고, 고집 세고, 다소 엉뚱한 구석이 있는 어린 드래곤이다. 어른 드래곤들에게 항상 인정받는 뛰어난 큰언니 드래곤과 인간들의 책을 읽기 좋아하는 오빠 드래곤과는 다르게 어벤추린은 공부에 도통 취미가 없고, 빨리 동굴 밖에 나가 마음껏 세상을 탐험하기를 원한다. 이런 어벤추린이 자신의 사명을 찾은 후부터 사명을 이루기 위해 최선을 다한다. 행동이 변하고, 삶에 충실하게 된다. 나는 지금까지 확고한 사명을 가진 사람들을 몇몇 만나본 적이 있다. 그들은 자신이 무엇을 해야 하는지 알고, 최선을 다한다. 그리고 그러한 삶에서 충만함을 느낀다.
이런 삶을 살고 싶은 마음이야 누구나 갖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것은 생각만큼 그렇게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런 삶을 살기 위해 많은 것들을 포기해야 하고, 수행함에 있어 많은 육체적-정신적 어려움도 감수해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언젠가 이 생에서 나의 사명을 찾기를 간절히 희망한다. 지금처럼 찾았다고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생각의 단계가 필요 없는 자연스러운 실천의 단계에 꼭 도달하기를 원한다. 난 내가 변할 수 있다고 믿는다. 물론 시도하고 실패하기를 반복하지만 그러면서 조금씩 나아진다. 너무 미세한 변화라 지금은 비록 눈에 띄게 보이지 않더라도 말이다. 언젠가 인생의 사명을 갖고 충만한 삶을 살고 있을 나를 꿈꾼다. 소설 속 어벤추린처럼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