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는 변화로 이루어져 있고, 미적분은 그 변화를 읽는 언어다.
살아가는 데 있어서 미적분은 필요할까? 몰라도 살아가는 데 지장은 없지만 적어도 안다면 삶이 더 다채로워 보일 수 있다. 이른바 수포자를 만드는 데 있어서 미분과 적분이 합쳐진 미적분의 역할은 컸다. 사실 필자에게는 수학이나 역사가 크게 다르지 않다. 학교에서는 역사나 수학을 매우 재미없게 가르친다. 일부러 관심을 가지지 않게 하려는 것인지, 선생들의 역량이 부족한 것인지는 알 수 없지만 대부분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는 빠르게 지워지는 학문이라고 할까.
미국과 이란의 갈등이 이어지고 주식이 널뛰기를 하는 이 시기에 사람들은 주식 차트를 보면서 기뻐하기도 하고 분노하기도 한다. 지금은 너무나 자연스럽게 보고 있는 그 차트는 그냥 만들어진 것일까. 미적분을 몰라도 복잡한 수학공식을 알지 못해도 차트는 직관적으로 어떤 방향으로 가고 있는지 보여준다. 만약 시시각각 변하는 삼성전자 주식 가격이 숫자로만 가득 적혀 있다면 머릿속에서는 이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쉽게 이해하기 어렵다. 그러나 차트로 표현되면 흐름과 추세가 보인다.
“나는 생각한다 고로 존재한다”라는 말을 남긴 René Descartes는 아무런 연관이 없어 보이는 도형과 숫자를 연결했다. 도형은 기하학이고 숫자는 대수학이다. 삼성전자 주식이 어제는 190,000원이었는데 오늘은 200,000원이 되었다고 생각해 보자. 가로축(X)은 시간이고 세로축(Y)은 가격이다. 두 개의 점이 생기고 그 점을 연결하면 직선이 된다. 점은 좌표가 되고 직선은 방정식이 되고 곡선은 함수가 된다. 모든 것은 끊임없이 변한다.
지구는 자전을 하고 위성은 곡선 궤도를 그리며 지구를 돈다. 이런 움직임을 계산하려면 위치를 좌표로 표현해야 한다. 그 덕분에 우리는 지구 위에서 움직이는 차량의 위치를 정확하게 측정할 수 있다. 길을 잘 찾지 못하는 사람들에게도 기가 막히게 길을 안내해 주는 GPS는 위도(latitude)와 경도(longitude)라는 좌표로 위치를 표현한다. 개념적으로 보면 위치는 좌표값 (x, y)로 나타낼 수 있다. 이러한 생각을 해석기하학이라고 한다.
데카르트 덕분에 우리는 경제 데이터 차트를 그릴 수 있고 컴퓨터 그래픽을 만들 수 있으며 AI가 수많은 데이터를 시각화할 수도 있게 되었다. 우리의 삶도 어떤 관점에서 보면 거대한 좌표계 위를 끊임없이 오가며 살아가고 있는 셈이다. 우리는 방향을 가지고 살아가지만 정확한 좌표를 알지는 못한다. 그렇게 수학은 삶 속으로 들어왔다. 그렇다면 이제 이런 질문을 해보자.
“지금 이 순간에는 무엇이 일어나고 있는가?”
물론 이런 고민을 하지 않고 주말을 여유롭게 보내는 것도 좋다. 하지만 세상이 어떻게 움직이는지 궁금하다면 미분이라는 개념을 한 번쯤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영화 해바라기에서 김래원에게 허이재가 미분과 적분을 물어보는 장면이 나온다. 영화 속에서 김래원은 미분은 잘게 쪼개는 것이고 거꾸로 하면 적분이라는 식으로 설명한다. 듣는 사람 입장에서는 분통이 터질 수도 있지만 그 말속에는 의외로 핵심이 담겨 있다. 수학은 역사이기도 하고 삶이기도 하며 철학이기도 하다. 그런데 우리는 그저 공식만 외우게 하니 재미가 없을 수밖에 없다. 미분의 핵심 개념은 Isaac Newton 이 사용했던 다음 식으로 표현할 수 있다.
v(t)=\frac {dx}{dt} 식은 아이작 뉴턴이 사용한 미분의 핵심이다.
x(t) x(t) x(t) : 시간에 따라 변하는 위치(거리)
v(t) v(t) v(t) : 특정 순간의 속도
dxdt\frac {dx}{dt} dtdx : 위치의 시간에 대한 변화율
즉 속도는 위치가 시간에 따라 얼마나 빠르게 변하는지를 의미한다. 벌써 머리가 아파오기 시작한다면 그냥 지나쳐도 좋다. 과속을 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고속도로에서 과속카메라에 찍히지 않고 안정적으로 운전하려면 보통 100km/h 정도로 달리면 된다. 문제는 액셀을 밟는 우리의 발이 그렇게 정밀하지 않다는 것이다. 평균적으로는 100km/h로 달린다고 생각했지만 어느 순간 속도가 조금 더 올라가면서 예상하지 못한 고지서를 받을 수도 있다.
대체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일까. 한 순간의 정확한 속도를 알고 싶다면 단순한 평균이 아니라 특정 순간의 변화율을 계산해야 한다. 예를 들어 500미터를 10초에 달렸다면 평균속도는
500m ÷ 10초 = 50m/s
이며 이를 시속으로 환산하면 약 180km/h가 된다.
하지만 실제로는 9.999초와 10초 사이처럼 시간 간격을 계속 줄여가면 그 순간의 속도에 점점 가까워진다. 이것이 바로 미분의 기본 아이디어다. 좌표 위에서 시간 간격을 무한히 작게 줄이면 특정 순간에 일어난 변화를 알 수 있게 된다.
미분은 변화하고 있는 세계를 계산하는 방법이다. 세상을 아주 작은 순간으로 쪼개어 바라볼 수 있게 만들어 준다. 그렇다면 이렇게 잘게 쪼개진 순간들을 다시 모두 합치면 무엇이 될까.
\int_a^b v(t), dt = x(b)-x(a)
v(t) v(t) v(t) : 시간에 따른 속도
dtdtdt : 아주 작은 시간
∫\int∫ : 그 작은 것들을 전부 더한다
식은 매우 직관적이다. 속도를 시간에 대해서 모두 더하게 되면 이동한 거리가 된다. 자동차는 속도가 계속 변한다. 하지만 아주 작은 시간 동안 이동한 거리를 하나씩 더하면 결국 전체 이동거리가 된다.
자신이 살아온 삶의 방식을 시간에 대해서 모두 더하게 되면 지금 자신의 모습이 된다. 차량은 속도가 연속적으로 변하게 되는데 이런 관점으로 보면 된다.
아주 작은 시간 dtdtdt 동안 이동한 거리
v(t) ×dtv(t) × dtv(t) ×dt
어떤 관점에서 보면 삶도 마찬가지다. 우리가 살아가는 동안의 작은 선택과 행동들이 모여 지금의 자신을 만든다. 미분은 순간의 변화를 바라보는 방법이고 적분은 그 변화들이 쌓여 만들어진 전체를 바라보는 방법이다. 그래서 이렇게 말할 수도 있다. 미분은 지금 이 순간을 이해하는 수학이고 적분은 지금까지의 삶을 이해하는 수학이다.
우리는 미적분을 몰라도 살아갈 수 있다. 하지만 세상이 어떻게 움직이고 변화하는지 조금 더 깊이 이해하고 싶다면 미적분은 생각보다 훌륭한 언어가 된다. 어쩌면 우리의 인생도 하나의 거대한 적분일지도 모른다. 하루하루의 작은 선택들이 모여 결국 한 사람의 삶이라는 곡선을 만들어 내기 때문이다. 사람의 삶은 어떤 지점과 지점을 연결하는 선형이 아니라 고차방정식의 곡선이 된다. 하루하루의 작은 선택들이 모여 결국 한 사람의 삶이라는 곡선을 만들어 내기 때문이다. 미적분을 통해 당신만의 삶의 공식을 한 번 생각해 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