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동나무가 많았던 동네

창동과 오동동으로 이야기되는 창원의 민주의거의 공간 오동동문화거리

유명가수의 노래처럼 비가 내리고 음악이 흐르면 자연스럽게 예술에 관한 이야기가 시작되는 지역이 있다. 한 때는 사람들이 붐비던 도시였지만 지금은 근대역사의 거리이자 지역문화를 대표하는 곳이다. 오동나무가 많이 심어져 있었던 평범한 마을이 마산의 중심 상권으로 성장했고 사람과 문화가 모이는 거리로 변해갔다. 그래서 오동동이다. 오동동 문화의 거리와 창동예술촌은 연결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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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산의 중심을 이야기할 때 많은 사람들은 먼저 말과 바다를 떠올린다. 그러나 조금만 걸음을 옮겨 보면 또 하나의 시간이 흐르는 공간을 만나게 된다. 바로 오동동 문화의 거리다. 이곳은 단순한 상권이나 관광지가 아니라, 근대의 기억과 민주주의의 역사, 그리고 예술이 함께 숨 쉬는 공간이다. 창원 시티투어로도 방문할 수 있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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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동동은 오랫동안 마산의 번화가였다. 일제강점기와 해방 이후를 거치면서 상업과 문화가 자연스럽게 형성되었다. 지금도 가보면 오래된 골목과 건물들은 그 시절의 흔적을 아직도 곳곳에 간직하고 있다. 마산이라는 도시가 바다를 통해 성장해 왔다면, 오동동 일대는 사람들의 삶과 이야기가 쌓여 만들어진 거리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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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동동문화 거리의 이야기는 단순히 예술과 문화에서만 끝나지 않는다. 마산이라는 도시를 이야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사건이 바로 3·15 의거다. 1960년 3월 15일, 부정선거에 항의하며 시민과 학생들이 거리로 나섰고 그 움직임은 결국 한국 민주주의 역사에 큰 전환점이 된 4·19 혁명으로 이어졌다. 그 출발점이 바로 이 마산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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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동동과 창동 일대는 당시 학생들과 시민들이 모여들던 거리였고, 그 공간에는 지금도 그날의 기억이 조용히 남아 있다. 오늘날 우리가 평범하게 걷고 있는 거리이지만, 한때는 민주주의를 향한 목소리가 울려 퍼졌던 역사적인 장소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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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에서 조금만 걸어가면 창동예술촌을 만날 수 있다. 창동예술촌은 과거 상권이 쇠퇴했던 골목을 문화와 예술의 공간으로 다시 살려낸 곳이다. 오래된 건물들이 갤러리와 작업실, 문화공간으로 바뀌면서 거리의 분위기 역시 달라졌다. 골목을 걷다 보면 벽화와 조형물, 작은 전시 공간들이 이어지며 예술이 일상 속으로 스며든 풍경을 만들어낸다. 과거의 공간이 새로운 의미를 얻으며 다시 살아난 사례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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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오동동 문화의 거리를 걷다 보면 과거와 현재가 자연스럽게 겹쳐 보인다. 한쪽에서는 예술가들의 작업실과 문화 공간이 이어지고, 다른 한쪽에서는 근대 도시의 흔적과 민주화의 역사가 함께 숨 쉬고 있다. 그 속에서 이 거리는 단순한 관광지가 아니라 도시의 시간을 품은 거리로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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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는 늘 변화한다. 오래된 상권이 사라지기도 하고 새로운 건물이 들어서기도 한다. 하지만 어떤 장소들은 시간이 지나도 그 의미를 잃지 않는다. 오동동 문화의 거리가 그런 곳이다. 이곳에는 근대 도시 마산의 기억이 있고, 민주주의를 향한 시민들의 목소리가 있으며, 오늘날 예술로 다시 살아난 골목의 풍경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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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는 공간과 공간을 이어주는 기능을 한다. 지역이 살기 위해서는 거리가 살아야 한다. 거리는 늘 같은 모습으로 존재하는 것 같지만 사실은 끊임없이 변하는 곳이기도 하다. 아침, 점심, 저녁의 거리가 다르고 비가 오는 날이나 쨍하게 해 뜰 날도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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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산의 오동동 거리는 과거의 인기를 끌었던 상점들은 사라졌지만 문득 오래전의 시간과 지금의 시간이 공존하고 있는 느낌도 같이 받는다. 오동동 문화의 거리를 걸으면서 작은 가게나 때론 너무나 허름한 막걸리집들을 보면서 상상길이라는 이름처럼 묘한 상상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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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천히 거리를 걷다 보면 문득 이런 생각이 들기도 한다. 한 도시의 역사는 거대한 건물이나 기념비 속에만 남아 있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이 오가던 골목과 거리 속에 더 오래 남아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는 생각 말이다. 그래서 오동동 문화의 거리는 단순한 장소가 아니라, 마산이라는 도시가 지나온 시간들을 조용히 들려주는 하나의 이야기처럼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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