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이란전쟁 그리고 미래의 전쟁에서 보는 생명의 의미
전쟁이라는 것은 영원하 사라지지 않을 미래 위협일까. 아무리 기술이 발전하고 삶이 여유로워지더라도 여전히 전 세계는 불균형과 불완전해지는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세계화시대에서 이제는 힘의 시대로 접어들었다는 생각이 든다. 이제 미국은 더 이상 정의로운 국가라던가 민주주의 가치를 지향하기보다는 자국의 이익에 우선하면서 군대조차도 그렇게 활용하고 있다. 미국과 이란전쟁은 쉽사리 끝날 것처럼 보이지도 않지만 끝나더라도 빠르게 원상복귀가 될지 의문이 든다. 다른 나라와의 전쟁은 사실 한국에 큰 여파를 주지 않았지만 호르무즈 해협이 있는 이란은 다르다.
미국에서 레인저가 된다는 것은 모든 군인과 시민들에게도 다른 의미로 다가온다. 레인저는 단순한 병사가 아니다. 그들은 최전선에서 가장 먼저 투입되고 가장 늦게 철수하는 존재로 블랙호크 다운에서 이미 보여준 바가 있다. 누군가는 그들을 영웅이라고 부르지만 실제로는 가장 많은 결정을 떠안는 사람들이다. 총을 쏘는 것보다 더 어려운 것은 쏘지 않는 선택이기 때문이다. 어떤 선택을 해야 하는지 그건 가장 강한 힘을 가진 사람이 아니라 용기 있는 사람이 선택할 수 있는 것이다.
전쟁이 일어나면 가장 먼저 피해를 입는 사람들은 민간인들이다. 민간인들은 보호할 장비도 없고 방어할 수 있는 수단도 마땅치 않다. 전쟁은 아무 관련이 없는 사람을 죽이는 방식으로 나아가고 있다. 특히 드론이나 기계가 전장에 본격적으로 도입되는 미래전쟁은 얼마 남지 않았다. 아마 미국과 이란전쟁 이후의 전쟁은 사람이 직접 참전하지 않게 될 것이다. 영화 워머신 전쟁기계는 누군가를 잃었던 군인이 자신이 존재해야 하는 이유를 지키기 위해 레인저에 도전하면서 시작이 된다.
이 영화가 흥미로운 이유는 전쟁의 모습이 과거와 다르다는 점에 있다. 드론, 데이터, 자동화된 판단으로 전장은 점점 더 ‘인간이 없는 방향’으로 이동하고 있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그 중심에는 여전히 인간이 있다. 기계는 빠르게 판단하지만 그 판단의 책임은 인간에게 돌아오기 때문이다. 기계는 책임을 지지 않는다. 누가 더 빠르게 판단하고 누가 더 먼저 움직이느냐에 따라 그 속도는 점점 인간의 한계를 넘어서고 있다. 그리고 그 순간 인간은 두 가지 선택 앞에 놓이게 된다. 기계를 믿을 것인가 아니면 스스로 판단할 것인가.
레인저의 마지막 임무를 하기 위해 모의 작전에 투입된 이들은 생각지도 못한 외계무기에 노출이 되고 한 명씩 죽음을 맞이하게 된다. 이 기계는 지구의 무기로 상대하기가 너무나 어려운 대상이다. AI와 기술이 판단을 대신하는 시대에도 결국 남는 것은 인간의 질문이었다. “이 선택이 옳은가.” 이 영화는 그 질문을 끝까지 놓지 않는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이기도 하다. 외계 위협이라는 익숙한 설정 위에 인간의 트라우마와 생존 서사를 결합한 SF 액션 블록버스터 '워 머신'은 외계 로봇이 등장하는 이유나 기타의 설명은 배제하고 압도적인 적 앞에서 살아남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미군들의 이야기다.
블록버스터들이 걸어온 미국 중심의 지구 구하기 대작전을 그대로 답습한다는 점에서 '워 머신'은 새로울 것이 없는 액션 무비이긴 하다. 복잡한 복선이나 반전 따위는 싹 걷어내고 외계 기계와 인간 병사의 대결이라는 단순한 구조, 빠른 전개, 그리고 강렬한 액션 시퀀스는 볼거리이기는 하다. 영화 속에서 등장하는 외계 무기는 단순한 적이 아니다. 그것은 인간이 감당하기 어려운 기술의 상징이자 우리가 만들어낼 미래의 그림자다. 우리는 이미 그 방향으로 가고 있다. 더 빠르게, 더 정확하게, 더 잔인하게 말이다. 그리고 더 멀리서 결정할 수 있는 세상으로 가고 있다. 기술이 전쟁을 대신하는 것이 아니라 책임을 희석시키는 방향으로 흐른다면 그 전쟁은 더 위험해지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