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의 법칙, 뮤온

우리는 무엇을 보고 무엇을 생각하면서 살아가야 할까.

하늘을 보고 있으면 반짝반짝 작은 별들이 자신의 존재를 알리고 있는 듯하다. 그 모습은 방금 전에 본 것 같지만 사실 빛의 속도로 짧게 몇 년에서 수십, 수백, 수천만 년 전에 보내진 장면들이다. 우리는 그런 장면들을 보면서 세상에 대한 이야기를 한다. 고대 그리스와 로마시대에도 현대적인 천체물리학이 발견된 지금도 그 모든 것을 아는 것처럼 말한다. 시간이라는 것은 무엇일까. 그렇기 위해 이번에는 뮤온이라는 입자에 대해 이야기해보려고 한다.


뮤온은 기본 입자(소립자) 중 하나로 전자(electron)와 같은 계열인 렙톤(lepton)에 속한다.

전하: 전자와 동일 (−1)

질량: 전자의 약 207배

스핀: 1/2 (페르미온)


즉, “무거운 전자”라고 생각하면 가장 이해하기 쉽다. 뮤온은 일상에서 직접 만들어지는 게 아니라 우주선(코스믹 레이)이 지구 대기와 충돌하면서 생성된다. 우주에서 날아온 고에너지 입자가 대기와 충돌하면 파이온(pion) 생성이 되고 파이온이 붕괴 → 뮤온 생성된다. 대부분의 사람들의 몸에 큰 문제를 일으키는 방사선보다 피해가 덜하지만 지금 이 순간에도 뮤온은 계속 우리 몸을 통과하고 있다.


원래 뮤온의 본질은 수명이 짧다. 평균 수명은 약 2.2 마이크로초 (μs)으로 엄청 짧다. 마이크로초를 측정하기도 힘들고 느낄 수도 없지만 지표면까지 도달한다. 원래라면 금방 사라져야 하는데 실제로는 지표면까지 도달한다. 어떻게 도달할까. 상대성이론 (시간 지연) 때문이다. 뮤온이 거의 빛의 속도로 움직이기 때문에 자신의 입장에서는 시간이 느리게 흐른다.


뮤온은 무겁고 빠르기 때문에 건물, 산, 심지어 피라미드도 통과할 수 있다. 그래서 피라미드 내부 구조 탐사, 화산 내부 관측, 핵물질 탐지에도 활용이 된다. 뮤온은 단순한 입자가 아니라 물리학의 핵심 개념을 보여주는 증거이기도 하다. “시간은 절대적인 것이 아니다”라는 걸 직접 보여주는 존재다. 우리는 시간을 하나의 흐름이라고 생각한다. 과거에서 현재로, 그리고 미래로 이어지는 단순한 선처럼 말이다. 하지만 뮤온의 존재는 그 생각을 흔들어 놓는다.


같은 시간 속에 존재하고 있음에도 어떤 것은 더 느리게 흐르고, 어떤 것은 더 빠르게 사라진다. 시간은 하나의 기준으로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조건에 따라 달라지는 것이다. 그렇다면 인간의 시간도 다르지 않을 것이다. 같은 하루를 살아가고 있지만 누군가에게는 길고 무거운 하루가 되고 누군가에게는 순식간에 지나가는 하루가 된다. 우리는 같은 시간을 살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전혀 다른 시간 속에 머물러 있다. 이 생각은 새로운 것이 아니다.


고대 그리스의 철학자 헤라클레이토스는 “같은 강물에 두 번 들어갈 수 없다”라고 말했다. 시간은 고정된 것이 아니라 끊임없이 변하는 흐름이라는 의미다. 반대로 아우구스티누스는 시간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아무도 묻지 않으면 알고 있지만, 설명하려 하면 알 수 없다.” 시간은 분명 존재하지만 그 본질은 명확하게 붙잡히지 않는다.


뮤온은 그 철학적 질문에 하나의 실마리를 던진다. 시간은 절대적인 것이 아니라 관찰자와 조건에 따라 달라지는 것이라는 사실을 말이다. 인간의 삶에서 시간은 물리적 개념으로만 존재하지 않는다. 기다리는 시간은 길어지고 몰입하는 시간은 짧아진다. 고통 속의 시간은 늘어지고 행복 속의 시간은 사라지듯 흘러간다. 우리는 시간을 측정하며 살고 있지만 사실은 시간을 느끼며 살아간다. 그래서 시간은 단순히 흐르는 것이 아니라 각자의 삶 속에서 다르게 구성된다.


뮤온이 자신의 조건에 따라 시간을 다르게 경험하듯 인간 역시 자신의 선택과 감정, 그리고 상황에 따라 서로 다른 시간을 살아가고 있다. 하늘을 바라보며 별빛을 보는 순간에도 우리는 이미 과거를 보고 있다. 그리고 지금 이 순간 역시 언젠가는 누군가의 과거가 된다. 시간은 흐르고 있는 것이 아니라 겹쳐지고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 결국 우리가 붙잡아야 할 것은 시간의 길이가 아니라 그 안에 무엇을 찾아내느냐일 것이다. 같은 하루를 살아도 다른 인생이 되는 이유는 시간이 다르기 때문이 아니라 그 시간을 살아가는 방식이 다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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