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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크아워 : 희망의 탑

죽음보다 더 강한 힘 희망

한국 여배우가 할리우드로 진출하기란 생각보다 쉽지 않다. 미국에 있는 연기를 잘하는 한국계 배우조차 시리즈나 연달아 출연하는 경우가 많지 않기 때문이다. 어벤저스를 통해 할리우드에 얼굴을 알린 수현이 다크 판타지인 다크 아워에 출연을 했다는 소식을 들었지만 언제 개봉했는지도 모르게 소리 소문 없이 스크린에서 내려갔다.


인간에게 죽음과 희망만이 남아 있다면 어떤 것이 가혹할까. 희망이 매력적이긴 하지만 그만큼의 대가가 따른다. 반면 죽음은 가혹해 보이지만 끝을 남기지 않기에 단호하고 깔끔하다. 다크아워 : 희망의 탑은 세상의 균형을 유지하는 ‘다크타워’를 파괴해 암흑의 세상을 만들려는 맨 인 블랙 ‘월터’와 탑을 수호하는 운명을 타고난 최후의 건슬링거 ‘롤랜드’의 대결을 그린 액션을 담은 판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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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의 판타지의 플롯을 변형 없이 답습하였기에 다크아워 : 희망의 탑의 한계는 명확해 보였다. 흔히 남다른 능력을 가졌지만 인간세상에서는 외면을 받을 수밖에 없는 아이 제이크는 다른 차원으로 가는 포털을 열게 된다. 그의 등장을 안 월터와 롤랜드는 그를 통해 정의 혹은 악의가 넘치는 세상으로 만들려고 한다. 조력자 ‘제이크’를 만나 자신의 숙명을 깨닫게 되고, “난 손으로 쏘지 않는다. 마음으로 쏜다”라는 건슬링거 들의 오랜 서약을 주문처럼 외우며 위기에 순간에도 굴복하지 않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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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터’는 자신의 환영을 통해 “죽음이 항상 이기지. 그게 진리야”라며 초능력을 이용해 모든 사람을 자신의 뜻대로 조종할 수 있는 능력자가 악의 축으로 등장한다. 막강한 힘을 가진 월터에게 대항하기 위해 여지없이 조력자들이 등장하는데 그 구도가 너무 단순해 보였다. 수현이 맡은 캐릭터가 가장 예지력이 뛰어나다는 ‘아라 캠피그넌’으로 매니 마을에서 그가 다크아워를 수호할 수 있는 인물이라고 말해주는 정도가 전부였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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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의 성적은 초라했으나 이 작품은 스티븐 킹이 33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집필한 인생의 역작이다. 영화라는 장르의 한계성은 사람들이 쉽게 접하게도 해주지만 다양하고 방대한 세계관을 담는 데에도 분명한 한계가 있다. 영화에서는 다크아워를 왜 지켜야 하는지 명확하게 드러나지 않는다. 원작에서 다크아워는 우주를 지탱하는 것으로 무너지면 우주 밖의 악마들이 아무런 제한 없이 들어온다는 설정이다. 우선 이 영화는 연출의 한계와 주요 역할을 해야 할 소년 제이크 챔버스의 배역을 맡은 배우의 미스캐스팅이 여실히 드러난다.


무엇을 보여주고 싶었는지 모르겠지만 죽음이 주는 매력은 더 강하다는 메시지 정도가 남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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