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황하고 사색하고, 아프니까 청춘이다.
헤르만 헤세의 작품은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드는 묘한 울림이 있다. 성장을 하기 위해서는 지금의 있는 안주를 버려야 한다. 반면 사람은 안주하기 위해 발버둥 친다. 정신적으로 성장하기를 거부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인 세상에서 직업으로서 공무원만큼 좋은 것도 없을 것이다. 진정한 방황은 다른 길을 봤기에 생겨나는 것이다. 성장에 대한 통찰이 작품 속에 고스란히 담겨 있는 헤르만 헤세의 작품 중 청춘이란 무엇인가는 헤르만 헤세 삶의 작은 이야기에서 시작된다.
시인이며 소설가이며 신학교를 다녔지만 자퇴한 뒤 서점에서 일을 하다 여행을 다니며 시인의 삶을 이어나간 헤르만 헤세가 말하는 청춘은 과연 무엇일까. 그가 써 내려간 시와 짧은 소설들이 함께 하기에 읽고 생각하는 재미가 있다. 청춘의 낙서, 청춘의 사색, 청춘의 여행으로 파트가 나누어져 있는데 그 속의 작은 에피소드들이 모여 하나의 흐름을 만들어 내고 있었다.
가을비가 회색의 숲을 파헤치고
골짜기는 아침 바람 속에서 추위에 떨고 있다.
상수리나무에서 투두둑 소리 내며 열매가 떨어진다.
갈색의 열매는 벌어져 축축하게 웃고 있다.
가을이 내 생활을 파헤쳤다.
바람은 찢긴 이파리를 앗아가고
차례로 가지와 가지를 흔든다. 열매는 어디에 있을까?
나는 사랑의 꽃을 피게 했으나 그 열매는 슬픔이었다.
나는 믿음의 꽃을 피게 했으나 그 열매는 미움이었다.
시든 나의 가지를 바람이 흔든다.
나는 그를 비웃어 준다. 아직도 폭풍이 저항하고 있다.
나에게 있어 열매란 무엇이며 목적이란 무엇일까?
나는 꽃처럼 피어났다.
그리고 꽃피는 것이 목적이었다. 지금은 시들어 있다.
하지만 목적은 순간적인 것, 마음은 그 속에 숨어 있다.
신은 나의 속에서 살고, 죽고, 괴로워한다.
이것으로 나의 목적은 충분하다.
길이나, 미로, 꽃이나 열매
모든 것은 다 같은 것, 모두가 다 이름에 지나지 않는다.
아침 바람 속에서 골짜기가 떨고 있다.
상수리나무에서 투두둑 열매가 떨어진다.
떨어진 열매는 딱딱하게 밝게 웃는다. 나도 함께 웃는다.
필자 역시 세상이 나를 중심으로 돌아가는 것이 아닌가? 몇 번을 생각해 보았다. 그리고 이내 필자가 없어도 세상은 여전히 그곳에서 돌아갈 것이라는 이성적인 생각을 하게 된다. 세계는 나를 중심으로 둘레를 멋대로 돌고 있는 것 같다. 운명이나 죽음 같은 것은 자신에게서 먼 거리에서 있는 것이라고 생각하면서 그런 가르침을 거부하려는 것이 사람이다. 헤르만 헤세가 생각하는 것처럼 사람들은 자신의 생각이나 행동을 명확하게 인식하고 있는 사람들을 두려워한다. 끊임없이 내면을 바라보고 깨어 있는 의식상태에 머물러 있는 사람들이 있다. 그 사람들은 세상의 왜곡됨과 생각하지 않고 성찰하지 않는 사람들을 보면 참지 못한다.
특별한 사랑에는 특별한 고통이 따른다. 누구나 혼자라는 것을 인지하지만 누군가와 삶을 함께 하고 싶다는 강렬한 갈망 역시 같이 공존한다. 삶 속에서 서로를 전적으로 신뢰하며 동반자로 느낄 수 있는 존재가 있다는 자체가 삶의 경이로움을 말하며 때론 그 자체로도 빛이 난다. 아인슈타인이 처음 발견한 시간과 공간이 함께 바뀔 수도 있다는 것도 사실이듯이 사랑은 시간을 초월할 수 있다.
"주는 것은 받는 것보다 행복하고, 사랑하는 것은 사랑받는 것보다 아름다우며 사람을 행복하게 한다."
나는 사슴이고, 너는 작은 노루
너는 새, 나는 나무
너는 태양, 나는 눈
너는 대낮, 나는 꿈
밤이 되면 잠든 나의 입에서
금빛 한 마리 새가 너를 향해 날아간다.
새는 너에게 사랑의 노래를 부른다.
사랑의 노래를, 나의 노래를.
행복은 희망을 지니는 자의 것이라고 한다.
행복이나 불행을 지나치게 분별하는 것은 결국 하찮은 일이라고 한다. 나이를 먹어가면서 꿈을 잃어가듯이 사람들은 시간으로부터 독립이라던가 두려움과 희망으로의 가는 길을 찾는 능력을 세월의 흐름과 함께 상실해 버린다.
"이 행복이라는 말이 짧기는 하지만, 놀랄 만큼 무겁고 충실한 것, 황금을 생각하게 하는 것 같은 느낌을 준다. 또한 내용이 충실하며 무게가 있을 뿐만 아니라, 이 말에는 틀림없이 오묘한 빛이 내재되어 있다."
새는 알에서 나오려고 싸운다. 알은 곧 세계이다. 태어나려고 하는 자는 하나의 세계를 파괴하지 않으면 안 된다. - 데미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