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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Dec 04. 2017

안녕, 내 마음의 시

공주문화예술촌

천사의 날개는 두 개 일 때보다 하나 있을 때가 더 아름다울 때가 있다. 완벽함보다는 조금은 부족한 듯한 모습이 더 매력적으로 느껴질 때가 있는데 시의 매력이 바로 그런 것 같다. 지난달 29일부터 12월 9일까지 공주문화예술촌 갤러리에서는 입주작가 기획전으로 '안녕, 내 마음의 시'라는 전시회가 열렸는데 시와 그림의 만남으로 작가들의 마음에 담겨 있는 그림에 시를 투영하여 사람들에게 선보이는 자리였다. 


공주문화예술촌에는 입주를 하여 자신의 작품세계를 펼칠 수 있게 도와줄 수 있는 공간이 제공되는데 2018년 상반기 입주작가 개인적 계획을 보면 김명순_서양화 (2018.1.3 ~ 1.16), 박인순_한국화 (2018.2.1 ~ 2.15), 고재선_조소 (2018.2.16~ 2.28), 유혜숙, 송은아_박인순, 정찬호, 고재선_그룹전 (2018.3.1 ~ 3.15), 이연희_민화 (2018.3.19 ~ 3.30), 송은아_한국화 (2018.4.16 ~ 4.30), 김태근_시각예술 (2018.4.1 ~ 4.15), , 김미옥_서양화 (2018.5.16 ~ 5.31), 양숙현_서양화 (2018.6.1 ~ 6.15)의 전시전이 열릴 예정이다. 

반려동물로 요즘에 고양이가 더 부각되는 느낌이어서 그런지 몰라도 고양이를 다룬 콘텐츠들이 많이 나오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고양이는 개들과 달리 사람에게 복종하고 의존하기보다는 마치 다른 존재를 보는 것처럼 인간을 대한다. 상냥하기도 하지만 때론 수줍음도 많이 타며 친근하지 않은 사람에게는 거리를 둔다. 그래서 더 매력이 있는 것 같아 보인다. 

안녕, 내 마음의 시 전시전에서 주인공은 공주를 대표하는 시인인 나태주다. 살아 있음에도 불구하고 풀꽃 문학관이라는 공간을 제공하여 그의 삶을 투영해볼 수 있도록 해 주고 그의 시 세계를 같이 공유하며 때론 나태주 시인과 대화를 나누어볼 수도 있다. 

대표적인 시집으로는 막동리 소묘와 대숲 아래서를 출간한 나태주 시인은 2007년 공주 장기 초등학교 교장을 끝으로 정년 퇴임하였으며 2010년부터 공주문화원 원장으로 재직하면서 공주 풀꽃 문학관을 운영하고 있는데 지금도 많은 사람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그림을 보고 시를 음미하며 돌아보는 작은 공간에는 수줍은 미소가 있고 운율이 흐르는 것 같다. 


"지금 현시대를 사는 사람들은 학습에서 학은 열심히 하는데 가장 중요한 습이 안되고 있어요. 먼저 훌륭한 시를 썼던 사람들을 공부하는 것도 좋지만 가장 좋은 스승은 자신이랍니다. 시를 공부하시기 위해서는 심지어 제 시까지 답습하면 안 됩니다. 저는 저만의 세계가 있고 오신 분들은 오신 분만의 세계가 있는 거예요."

꽃이 되어 새가 되어라는 시는 2017년에 나태주 시인이 발표한 신간이다. 


"지고 가기 힘겨운 슬픔 있거든/ 꽃들에게 맡기고// 부리기도 버거운 아픔 있거든/ 새들에게 맡긴다// 날마다 하루해는 사람들을 비껴서/ 강물 되어 저만큼 멀어지지만// 들판 가득 꽃들은 피어서 붉고/ 하늘가로 스치는 새들도 본다."

풀꽃이라는 시는 하나이지만 풀꽃을 가지고 그린 그림은 지금까지 수십 장을 본 것 같다. 제각기 풀꽃을 바라보는 시각도 다르고 그것을 해석하는 방법에도 차이가 있다. 누군가는 풀꽃에서 자연을 보고 누군가는 사람을 보았다. 

시는 그냥 품는 것이라고 한다. 걸 거리나 사람들 사이에서 버려진 채 빛나는 마음의 보석들이 시에 있다. 큰 것만을 좋은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회에서 작은 것과 소소한 것 혹은 잘 눈에 뜨이지 않는 것이 잘 보일 리가 없다. 그러나 하나하나 바라보면 그 나름의 보석을 품고 있다. 

요즘에 시집을 많이 보고 전시전에서 시를 많이 만나보았기 때문인지 몰라도 다시 시로 태어나는 느낌이 든다. 한 사람의 시로 인해 이렇게 많은 그림이 그려지고 색다른 풍경이 펼쳐지는 것을 보는 것도 즐겁지만 인간이라는 사회의 풀꽃이 어떻게 꽃 피워야 하는지 다른 관점을 접할 수 있어서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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