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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펀트 : 죽음의 협곡

믿음과 신뢰가 있습니까?

죽음만큼 인간을 솔직하게 만들 수 있는 것이 있을까? 인간은 무척 강한 존재이기도 하지만 심리적으로는 무척 약한 존재이기도 하다. 우선 누군가를 조건 없이 믿는다는 것은 상당히 어려운 일이지만 그런 상대가 있다면 행복함을 넘어서 든든한 존재가 될 것이다. 단순한 믿음이 아니라 어떤 누군가의 심리적인 공격이나 신뢰를 무너트리는 끊임없는 노력에도 공고한 관계를 의미한다. 끊임없이 누군가에 대한 이미지를 바꾸게 하려고 하지만 그 사람에게 신뢰가 있기에 변함이 없다.


아담과 그윈 부부는 소원해진 관계를 회복하기 위해 들어가지 말아야 할 '죽음의 협곡'으로 트래킹을 떠난다. 사람들이 찾아가지 않는 자연만이 있는 그곳에서 두 사람은 서로의 믿음을 확인하고 텐트 속으로 들어가 낭만을 즐긴다. 그러나 치명적인 독을 가지고 있는 블랙맘바 한 마리가 텐트 안으로 들어오게 된다. 텐트라는 갇힌 공간에서 죽음을 피하기 위해 두 명의 남녀는 사투를 벌인다. 그러나 그 뱀은 죽음의 기운만 가지고 온 것이 아니라 불신도 같이 가지고 들어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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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만 움직여도 블랙맘바가 죽음을 선물하려고 하던 그때 남자는 여자의 외도 사실을 알게 된다. 움직이면 안 된다는 것을 알면서도 남자는 여자를 죽이기 위해 목을 조른다. 누군가를 믿지 못하는 불신은 아주 조그마한 불씨에서 시작한다. 처음부터 큰 불이 일어나지는 않는다. 초기에는 작은 불에서 시작하여 큰 불로 번지는 것이다. 이들 둘은 애초에 작은 불씨를 안고 떠났던 것이다. 그 불씨는 뱀을 통해 크게 불어나게 된다. 아이러니하게 이들의 싸움을 블랙맘바는 그냥 지켜보기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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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남녀관계에서는 서로 간의 믿음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서로 간의 의도하지 않은 행동에 실망할 수도 있지만 신뢰가 있는 관계는 그 행동에 대한 소통을 통해 다음의 문제를 예방한다. 언제부터인지 모르지만 여자는 남자를 속였고 영화 속에서 남자는 여전히 여자를 믿지 않고 있었다. 뱀은 그냥 이 둘을 시험해보는 존재였던 것이다. 영화 속에서 뱀은 마치 악마와 같은 느낌이 든다. 그냥 있었을 뿐 그냥 무너진 것은 두 사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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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이라면 성적인 것만 있어도 서로 간의 관계는 성립이 된다. 더 이상도 필요 없다. 그러나 인간들은 성적인 것 이상으로 필요한 것들이 생각보다 많다. 서로를 생각하는 마음부터 시작하여 신뢰, 믿음 같은 것과 서로가 서로를 성장시킬 수 있다는 믿음 속에 관계는 공고해진다.


짧은 러닝타임 시간 동안 극한의 공포 속에서도 그들은 불신으로 인해 모든 것이 끝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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