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천 8경

사천읍성

한국 사람들은 8이라는 숫자에 큰 의미를 부여하지는 않지만 중국 사람들에게 8이라는 숫자는 각별한 의미가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의 이곳저곳을 다니다 보면 팔경八景을 적지 않게 사용한다. 어떤 지역에서 가장 뛰어나게 아름다운 여덟 군데의 경치라는 의미의 팔경은 십경보다 더 잘 추려내진 느낌이 든다. 8이라는 의미가 가장 긍정적으로 사용되는 단어에는 팔등신八等身이 있다. 신체적으로 균형이 잘 맞는다는 의미로 주로 여성에게 많이 사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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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천읍성이 있는 일부 성벽의 구간은 문화재 발굴을 위해 파 놓은 상태로 2018년 12월까지 사천읍성 정비사업부지 내 유적 발굴조사가 진행되고 있다. 일부 성벽이 남아 있는 사천읍성 일대는 수양공원으로 조성되어 있는 상태이다. 사천읍성은 정유재란 당시 왜장 시마즈(島津義弘)군에 점령당하였지만 정기룡 장군이 합류한 조명 연합군이 이 부근에 진을 치고 있는 왜군과 치열한 전투 끝에 탈환한 곳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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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제와 사천지역은 왜구의 출몰이 잦았던 곳으로 고려말에서 조선초까지 읍성을 구축했으며 세종은 재위 당시 남해바다에 면해 있는 지역에 읍성을 쌓거나 수리하게 하였는데 당시 사천읍성은 명을 받는 신인손이 왜구를 방어하기 위해 돌과 흙을 사용하여 쌓았다고 한다. 성문이 세 곳 있었으며 방어용 도랑도 설치가 되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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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도속찬지리지 慶尙道續撰地理志》 사천현조(泗川縣條)에는 “현성(縣城)은 을축년에 쌓았고 석축(石築)의 둘레는 3,015척이며 높이는 15척이다. 성안에 국창(軍倉)이 있고 샘과 우물 세 곳은 여름에도 겨울에도 마르지 않는다.”고 적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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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천읍성의 전망대인 침오정에 오르면 사천읍의 모든 방향을 조망할 수 있는데 그 아래에는 인공폭포가 조성되어 있다. 사천은 여러 번 지나쳐갔지만 머무르는 여행은 처음이었는데 가장 첫 번째로 만난 곳이 바로 시민들의 공원이며 역사적인 의미가 있는 사천읍성이어서 반갑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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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천읍성 주변으로 사천시는 아름답다는 상사화를 심어 놓았다고 하는데 10월에 절정을 이룬다고 하니 가을에 꼭 다시 찾아와서 그 풍광을 만나봐야 할 듯하다. 수선화과인 여러해살이 식물인 꽃무릇 혹은 상사화는 꽃이 필 때는 잎이 없고, 잎이 날 때는 꽃이 진다. 꽃과 잎이 한 번도 만나지 못해 그리워한다 해서 '상사화'라고도 부르지만 이곳의 꽃무릇은 조금 다르다고 한다. 무엇이 다른지 직접 봐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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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천 군이었던 지난날 중심지였던 사천읍은 삼천포와 합쳐지면서 사천시로 바뀌었다. 한 겨울에 녹색이라고는 찾아보기 힘들지만 겨울에도 사천읍성은 사천 팔경 중 하나로 꼽힐 만큼 괜찮은 곳이다. 현재 사천읍성 안에는 충혼탑, 수양루, 활을 쏘는 관덕정이 있다.


사천에는 자연 중심의 빼어난 풍경을 담은 8 경이 있는데 그중에 사천읍성이 있다. 팔경에는 별주부전 얘기가 있는 비토섬 갯벌, 신섬과 마도 앞 죽방렴에 드리운 붉은 혈의 실안 낙조, 최치원이 아름답다고 말한 남일대 코끼리바위, 사천과 남해를 잇는 4월 유채꽃과 쪽빛 물결이 아름다운 창선-삼천포대교, 아픈 기억을 화려하게 잠재운 선진리성 벚꽃, 와룡산 5월의 진분홍 철쭉, 오랜 역사 속에서도 문인의 향이 있는 봉명산 다솔사와 마지막으로 백성을 위한 임금의 마음이 서린 사천읍성(명월)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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