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이시습지 불역열호(學而時習之 不易說乎)
논어의 첫 문장은 이렇게 시작한다. 학이시습지 불역열호(學而時習之 不易說乎)
공자가 말년에 자신의 삶을 돌아보며 한 말이다. 교육이라고 함은 자신을 수양하는 것을 넘어서 세상을 향하는 것이 바르게 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구절이다. '배우고 때맞춰 그것을 익힌다면 또한 기쁘지 아니한가?' 공부는 때가 있다고 하는데 평생학습이 강조가 되는 이 시기에 그 말도 맞지 않는 듯하다. 사천시 도심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사천향교가 있다. 사천향교는 1421년(세종 3) 현유(賢儒)의 위패를 봉안, 배향하고 지방민의 교육과 교화를 위하여 창건되었다. 임진왜란 때 소실되었다가 1645년(인조 23)에 중건하였다.
사천향교의 현존하는 건물로는 9칸의 대성전, 6칸의 명륜당, 각 4칸의 동재(東齋)와 서재(西齋), 7칸의 전사실(典祀室), 5칸의 풍화로(風化樓), 내삼문(內三門)·외삼문(外三門) 등이 있다. 사천향교 같은 옛 교육기관에 오면 옛사람들이 어떻게 공부했을지가 저절로 궁금해진다. 배움을 의미하는 학은 본을 받는다는 뜻으로 나중에 깨닫는 사람은 반드시 먼저 깨달은 사람을 본받아야 한다고 한다. 또한 같이 따라다니는 습은 계속해서 배운 것을 반복하여 연습하여 실천에 옮겨 몸에 익히는 것을 의미한다.
사천향교의 장의가 되려면 유교의 기원과 역사, 공자 사상의 개요, 문묘석전, 홀기와 예복 바르게 입기, 논어와 경전공부, 전통예절 등의 교육 자료로 실습과 연수를 거쳐야 한다고 한다. 눈에 보이는 것은 누구에게나 똑같다. 그러나 알지 못하면 보는 것에는 한계가 있다. 이는 눈으로만 보는 것에 멈추지 않고 생각하고 공부하면 마음으로 볼 수 있는 능력을 키운 만큼 보는 것이 많아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인의예지는 단순히 고리타분한 의미만을 담고 있지 않다. 서원으로 인해 조선의 교육이 파국으로 치닫지 않았을 때 사천향교 같은 곳은 최고의 교육기관으로 지역의 인재를 길러냈다. 뿌리지 않으면 얻는 것도 없다. 노력하지 않는 천재란 있을 수 없다. 잠깐 반짝일 수는 있지만 그것이 영원하지 않다. 향교의 대성전에서 공자를 첫 번째로 모시는 것은 그만큼의 이유가 충분하기 때문이다. 평생을 공부하고 나서 남긴 학이시습지는 공부의 왕도도 없고 그리고 멈추면 그 순간 뒤처진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
경남 사천시에 있는 사천향교는 꽤나 목이 좋은 곳에 지세를 이용하여 건물을 지어놓아서 그 기세가 상당해 보인다. 사천향교는 일반 시민과 유림들을 대상으로 무료 서예교실과 문인화교실을 매년 열고 있는데 작년에 서예는 우천 강선규 선생, 문인화는 황충 긴 문인화가가 지도했다. 또한 향교·서원 문화재 활용사업의 일환으로 유림, 학부모, 중·고등학생들을 대상으로 '논어야 놀자' 강좌를 개설하여 운영했는데 올해도 역시 운영할 듯 하다.
공자의 첫 구절을 지나면 유붕자원방래 불역락호 (有朋 自遠方來 不亦樂乎)라는 구절이 나오는데 그대로 해석하면 친구가 멀리서 찾아온다면 즐겁지 않은가?라는 의미이지만 단순히 친구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자신의 어려운 사정 속에서도 벗을 위해 충분히 시간을 내어주고 대화하는 친구로 자신의 학문을 통해서 추구하려는 이상과 철학을 이해하는 동지로 해석하는 것이 좋을 듯하다. 사천향교의 내삼문 앞에서 앞을 바라보니 무언가 조금은 깨우침이 느껴진다. 진정한 친구는 한 명만 있어도 좋으니 이 또한 좋지 아니한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