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석된 살인 Part14

바이러스

도준


"박형사 지금 태릉입구로 나가 봐"

"예 갑자기 태릉입구는 왜요?"

"4~5명이 칼을 휘두르고 난리인가 봐. 지구대에서 감당하지 못해서 지원 요청이 왔어."

"지금 가봐야 할데가 있는데요."

"거기보다 여기가 더 심각해. 3명 사망에 10여 명이 다쳤는데 폭동 수준으로 변하는가 봐."

"조폭 간의 싸움인가요?"

"그런 거 같지도 않아. 아무튼 지금 나가 봐"

"민 경위는 어떻게 하구요?"

"민 경위는 알아서 하라고 하고."

"저도 나갈게요."

"그럼 지금 가시죠."


태릉입구 주변에는 피가 이곳저곳에 흩뿌려져 있었다. 지구대에서 나온 경찰이 어쩔 수 없이 총을 발포하였는데도 팔이나 다리 등이 맞으면 움직이며 피해를 입혔다. 차마 입에 담지 못할 욕과 괴성을 질러대며 닥치는 대로 사람을 공격했다. 경찰 한 명은 칼에 복부 부위가 찔린 채 도로 한쪽에 앉아 있었고 이런 폭력행위에 가담하는 사람의 수는 조금씩 늘어나는 것처럼 느껴졌다. 이들의 목적이 시위인지 특정 사람을 대상으로 하는 것인지 알 수가 없는 상태다. 결국 다른 경찰이 쏜 총알이 칼을 든 사람의 가슴을 관통했다. 숨이 끊어지면서 더 이상의 움직임은 없어졌다. 현장에 도착한 박형사와 진경 위는 지구대의 한 경찰에게 다가갔다.


"노원서의 박도준입니다. 어떻게 된 건가요?"

"어떤 사람이 광분해서 칼을 휘두른다고 해서 나왔는데요. 두 사람인가 그러던 것이 어느새 5명으로 늘어났고 지금은 7명 정도 되는 것 같습니다."

"다 일행인가요?"

"모르겠어요. 그런 것 같지는 않은데 지금 사람이 부족합니다."

"총을 쏴도 달려들던가요?"

"예 총을 무서워하는 것 같기는 한데 그래도 달려들더라고요."


이들 뒤에서 갑작스럽게 칼을 들고 덤비는 남자가 있었다. 도준과 지구대 경찰은 피할 틈이 없이 당할 판이었다. 이때 민 경위의 총에서 총알이 발사되며 그 남자의 심장을 정확하게 맞추었다.


"괜찮아요?"

"이거 상황이 엄청나게 심각한데요."


도준은 팀장에게 전화를 걸었다. 이때 다시 총소리가 들린다. 그런데 그 대상은 광분하여 칼을 휘두르던 사람이 아닌 자신의 동료 경찰을 향해서였다. 아까 전에 복부가 다쳤던 경찰이 동료 경찰에게 총을 쏜 것이다.


"저 사람 왜 그래요?"

"저도 모르겠어요."

"팀장님. 여기 상황이 정말 안 좋습니다. 미친 소리 같지만 공격하는 사람을 모두 사살해야 해결될 것 같습니다."

"미쳤냐? 사람들을 모두 쏘아 죽인다고? 너 어떻게 해결하려고."

"이유는 모르겠지만 이 사람들 기절하던가 죽기 전에는 멈추지 않을 것 같아요. 그리고 그런 사람들이 계속 늘고 있고요."

"영화 촬영해? 그게 말이 되는 소리야. 총을 쏴서 다치면 멈추지 누가 달려들어?"

"그걸 알면 해결하겠죠. 마취총이 있는 것도 아니고 저희 힘으로 멈출 수 있는 방법이 없어요."
"때려서 기절시키던가. 방법을 생각해봐."

"사람들이 화가 나서 미친 거 같아요. 분노조절장애 알죠? 그게 극한을 넘어간 거 같은 느낌이에요."

"아무튼 두 다리를 쏴서 못움직게 하던지 해서 해결해."

"예 알겠습니다."

"민 경위님 그리고 여기 두 분 총알이 몇 발이나 남았죠?'

"저는 총알 세발"

"저는 총알 두발"

"진경위님은요?"

"저는 예비까지 가져와서 11발 있어요."

"저는 12발 있습니다. 우선 칼을 들고 움직이는 6명을 제압하기로 하죠. 잔인할 수 있지만 두 다리의 무릎 윗부분을 쏴서 활동을 못하게 만들어야 합니다. 혹시 모르니까 접촉은 피하세요."

"저는 저쪽에 있는 두 사람과 아까 총을 쏜 경찰을 맡을게요."


민 경위가 왼쪽으로 먼저 달려나갔다. 분노하여 미친 사람처럼 보이는 한 명이 민 경위를 향해 달려왔다. 왼쪽 무릎을 쏘아서 맞힌 후 쓰러진 그 사람의 오른쪽 다리의 허벅지의 힘줄 부위를 쏘았다. 이어 쇠파이프를 들고 달려오는 여자의 발목을 쏘고 다시 무릎을 쏘았다.


"저 여자가 미친 거 아냐? 말할 틈도 없이 튀어나가네."

"저는 저쪽에 있는 두 사람을 맡을 테니 나머지 두 분은 한 분씩 맡아주세요."


미친 세상인가? 분노조절장애가 전염병으로 변한 건지도 모른다. 스스로를 망가트리다 못해 바이러스 형태로 퍼지는 건 아닌지 걱정스럽다. 분명한 건 좀비 같아 보이지도 않고 겉은 멀쩡해 보인다는 점이다. 그리고 주변에서 가장 치명적인 무기를 활용한다는 점도 정상적인 인간처럼 보인다. 단지 이성이 분노를 전혀 제어할 수 없는 사람처럼 보인다는 것이 함정이다. 민경위가 쏜 총알이 일반인에게 총을 쏘았던 경찰 손의 인대를 맞춘다. 저 여자는 총 쏘는 것을 어디서 배운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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