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늑하고 따뜻한 공간
전국에 수많은 사찰은 가보았지만 문경의 사찰 봉천사는 그곳과 다른 색다른 독특함을 선사하는 사찰이었다. 역사가 오래되었던 사연이 깃들인 많은 사찰 중에 가장 독특한 느낌을 가진 사찰이 문경 봉천사다. 우연하게 지나가다가 들어간 입구부터 암석이 유달리 많이 눈에 뜨이는 것이 상업적인 것인지 아니면 굳이 의미를 부여하려는 것이 궁금해질 때 조금씩 그 의미가 다가오기 시작했다. 만약 그냥 휙 지나갔다면 그 의미를 알 수 없었을 것이다.
봉천사로 들어가는 입구에는 크지도 작지도 않은 저수지가 있다. 이곳은 가을에도 좋겠지만 겨울에도 멋진 풍광을 만들어내는 곳일 듯하다.
봉천사가 있는 월방산은 확실히 독특한 곳이다. 어디서 나왔는지도 모르는 돌들이 묘한 형상을 하고 있어서 이름을 붙이기에 아주 적당하다. 월방산은 하늘이 열리고 땅이 생길 때 백두가 솟구쳐 맥을 이루어 배달의 역사가 시작된 곳이라고 한다. 월방산은 운달의 한 지백으로 높은 언덕 위에 사방을 볼 수 있는 봉천대가 있고 그 아래 봉천사가 자리하게 된다.
조금만 특이하게 생겼다면 모든 바위와 나무에는 이름이 있었다. 봉천사는 미륵불이나 석가모니보다 단군의 신앙과 더 가깝다. 다음에 쓰겠지만 반곡리 미륵불이나 석조 아미타불 등도 있다. 그러나 이곳의 중심은 태고 적부터 내려온 단군 성조의 혼이라고 말할 수 있다. 1,000년이 훌쩍 넘어선 단군의 산신각이 정상에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이런 곳인데도 불구하고 봉천사는 인터넷에서 정보가 많이 없다. 봉천사로 들어가는 길은 구불구불한 길을 통해 올라가야 하는데 마치 바위가 이곳저곳에서 튀어나온 듯이 색다른 모습을 연출한다. 특히 두꺼위 형상을 띈 바위들이 많이 있었다.
전국의 수많은 명당 혹은 이름난 곳에 가면 가장 많이 이름이 붙여지는 것이 두꺼비다. 생긴것은 그다지 유쾌해 보이지 않지만 복을 준다고 알려져 있어 한국사람들이 유독 좋아한다.
월방산은 문경의 신령스럽다는 영산으로 부소산성이 있는 부여의 부소산과 일본 와카야마현의 고야산에 버금간다고 이곳의 주지가 말하기도 했다. 해맞이가 참 괜찮다고 들었으나 이른 아침에 찾아간 것이 아니라서 그 광경을 담지는 못했다.
봉천사로 가는 여정의 바로 코앞에 있는 절경은 바로 이 병암정일 것이다. 병풍처럼 쳐놓은 바위가 뒤에 있고 그 앞에는 조그마하지만 한옥의 매력이 살아 있는 정자가 하나 있다. 병암정은 안동 김씨인 김현규 선생이 1738년 (영조 14) 진사에 급제했으나 벼슬길에 오르지 않고 이곳에 후학을 양성하였는데 그 후 1750년 병암정을 세우고 이후 1893년에 중건하였다.
공기 좋고 아늑하고 따뜻해 보이는 월방산의 기운을 한껏 받고 있어서 그런 것일까. 이곳에서 한 달 정도 머물면서 글만 써도 좋을 것 같다는 기분마저 들었다. 적어도 몸이 더 건강해지는 것을 느낄 수는 있을 것이다.
너럭바위에 앉아서 저 밑을 내려다보고 있으면 마치 신선이 되는 것 같은 생각이 들지도 모른다. 조금 추워졌지만 이제 봄꽃이 올라오기 시작할 텐데 그때 다시 한번 와도 좋을 듯하다.
보통 정자는 물과 깊은 관련이 있지만 이렇게 산속의 외진 곳에 세워지기도 한다. 대신 산속에 세워진 정자는 그 위치를 신중히 고려한 탓인지 몰라도 절경이 있는 곳에 있다. 그렇다고 해서 인위적인 느낌이라기보다는 자연과 어우러지게 지어지는데 냇물이 흐르는 곳에 지어지는 계정과 이렇게 산에 지어지면 산정에서는 사계절이 뚜렷한 대한민국에 더 잘 어울려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