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있는 시간이 나를 만든다.

내머리 사용설명서

세상에 혼자 되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사람 만나기를 싫어하는 사람은 있긴 하지만 의도적으로 고립되는 것을 바라는 사람은 없다. 일본의 히키노모리처럼 고립되기도 하지만 그렇게 된 이유의 반이상은 타의에 의해 그렇게 된다. 그런 고립은 사람을 성장시키지 않는다. 사람들은 자신의 몸을 잘 안다고 생각하지만 대부분 잘 모른다. 몸의 한계와 머리의 한계를 알기 위해서는 적지 않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사이토 다카시의 '혼자 있는 시간의 힘'이라는 책은 저자 본인의 경험을 통해 기술한 책이다.


인류 역사상 대부분의 진보는 혼자 있는 시간의 힘을 제대로 활용했던 사람들에 의해 일어났다. 문학작품이나 작곡, 과학의 진보, 철학할 것 없이 대부분 그 과정에서 탄생했고 정작 본인들은 지독한 고독감과 싸워야 했다. 혼자 있는 법을 체득하기 시작하면 평범한 다른 사람들이 보지 못하는 것을 보기 시작하고 생각하지도 못했던 것을 생각한다. 이미 평범의 수준을 넘어선 상태에서 일상적인 대화가 흥미 없어지기 시작한다.


책을 읽지 않는 것이 당연시되는 한국사회에서 혼자 있는 시간을 만들기란 정말 어렵다. 저자의 말처럼 자신의 가치를 정확하게 파악하는데 빠트릴 수 없는 것 중에 하나가 바로 독서다. 종편의 시사프로를 보면서 세상에 대해서 다 안다고 생각하고 드라마를 보면서 삶을 통찰했다고 착각한다. 아무 생각 없이 보는 예능프로에서 하루의 스트레스를 날려버렸지만 정작 자신에게 남는 것은 인생의 시간을 태워버리고 난 재이다. 독서를 통해 만들어진 생각의 힘은 10년, 20년 후에 다른 사람과 엄청난 차이를 만든다.


직장생활을 하면 팀작업을 하는데 혼자 잘하지 못했던 사람은 팀작업도 잘하지 못한다. 대학교 때 도시설계 같은 것을 해야 할 때가 많았는데 보통은 팀으로 이루어져서 작업한다. 많은 친구들이 학교에 옹기종기 모여 작업을 했다. 그 친구들의 결과물의 수준도 비슷했다. 차이 나는 것이 있다면 캐드와 3D Max를 다루는 스킬 정도 차이였을 뿐이다. 반면 내가 이끄는 조는 철저하게 고립되어 작업을 했다. 그렇다고 집에 틀어박혀 작업한 것은 아니고 철저한 현장조사와 실무에서 일하는 사람들을 만나면서 기초조사를 하고 이를 기반으로 내가 살고 싶은 도시가 어떤 것인가를 고민했다. 그 결과 내가 이끄는 조는 항상 최고 점수를 받았었다. 조작업이라고 해도 교수는 개별 점수를 주는데 때론 내 점수가 다른 팀원보다 적을 때가 있었지만 개의치 않았다. 내가 만족할만한 정도의 결과물을 내놓는 것이 우선이었지 기여도에 따른 높은 점수는 후순위였기 때문이다.


기회는 혼자 있는 순간에 온다.


공부도 때가 있는 것이다라는 말은 사실이긴 하다. 이성을 만나고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게 되면 혼자 있는 시간을 만들기란 무척 어렵다. 그런 가운데 공부에 집중할 수 있는 사람은 혼자 있는 시간을 잘 만든 사람이다. 대부분 가족에 휘둘리고 이성에 휘둘리면서 시간을 보내게 된다. 그러다 보면 고독해지는 시간이 비참한 상태라는 의미로 정립된다. 고독을 극복하지 않는다면 자신이 도달할 수 있는 지점이 어딘지 알 수 없다.


적극적으로 혼자가 돼야 하는 이유


재능이 많은 사람들은 혼자일 때 자신이 무엇을 해야 하는지 이루어야 할 세계가 무엇인지 알게 된다. 혼자 있는 시간에 멍해지라는 것이나 잡념에 파묻쳐 있는다는 것이 아니라 깊이 있는 생각을 해보라는 것이다. 혼자 있다고 해서 고독한 것은 아니다. 내가 있고 그 속에 또 하나의 내가 있다. 적어도 자신만큼은 자기편이다. 다른 사람에게 인정받으려고 하기보다 내 스스로에게 인정받는 것이 우선이다. 그러면 타인들도 자신을 믿는다.


기대를 현실로 바꾸기 위해서는 혼자만의 시간이 무척 중요하다. 그런데 자신의 내부에 담긴 것이 없다면 혼자만의 시간을 긍정적으로 바꾸기는 쉽지 않다. 저자의 말처럼 독서의 힘을 빌리지 않는다면 맨손으로 땅을 파는 것처럼 무척 시간이 많이 걸린다. 생각의 힘에 가속도를 붙이는 것은 바로 책이다. 책을 쓰는 사람은 그 순간만큼은 자신의 모든 것을 담는다. 책을 읽으면서 그 작가와 대화를 할 수가 있다. 지금 사망한 사람이라도 책속에서 만큼은 살아 있다. 고독을 긍정으로 바꾼 선구자들과의 대화를 할 수 있는 방법은 주변에 널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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