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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Sep 17. 2015

공유에 대하여

카쉐어링

 외국의 경우 어느 정도 카쉐어링 서비스가 자동차를 이용하는 한 형태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그런데 한국은 그럴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최근 면허 취소된 사람이 아무런 제약 없이 카쉐어링 서비스를 이용하여 사고를 내 8명이 중상을 입는 사고가 발생했다. 얼마 전 쏘카, 그린카, 유카 등이 한국에서 서비스를 시작했다. 블로그 마케팅을 통해 저변 확대를 하려고 하지만 생각만큼 성장세가 높지 않다. 보험료, 자동차 세금, 자동차 구입, 유지보수비용을 고려하지 않아도 되고 시간당 비용만 내면 이용할 수 있는 장점만 그럴듯하게(?) 넘치는 카쉐어링을 왜 외면할까.


공유에 대하여


공유란 개념은 좋은 취지에서 출발했다. 그러나 한국사람들에게는 공유라는 개념이 낯설다. 아니 받아들이기에는 아직 국민성이 그 정도 수준에 이르지 못했다고 보는 것이 정확할 듯하다. 유달리 내 것에 집착하는 한국사람들에게 공유라는 것은 남의 나라 이야기이다. 명품이나 비싼 의상의 대여 서비스가 있긴 하지만 어디까지 규모의 경제를 만들 정도는 아니고 니치마켓 수준이다. 내 집, 내차가 있어야 하는 사람들이 한국사람이다. 아... 내 집은 조금 수정하겠다. 내 집이 있으면 좋겠지만 과도한 집값으로 인해 전세, 월세를 애용하긴 한다. 


렌트, 리스와 카쉐어링


내 차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자동차를 이용하는 방법이 있다. 그 방법은 렌트, 리스, 카쉐어링이다. 이중에서 가장 시장이 작은 것은 카쉐어링 시장이다. 리스의 경우 대부분 회사에서 서비스를 이용한다. 회사에서 자동차를 지정하기는 하지만 그걸 이용하는 회사 직원들은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업무에 이용하면 된다. 최근 고급 외제차를 리스에 악용하여 탈세하는 등의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바 있다. 그나마 대중들이 가장 많이 이용하는 것은 렌트다. 도심에서 렌트할 때도 있지만 보통은 여행의 목적으로 렌트하는 경우가 많다. 내가 원하는 차량을 선택하여 1 Day, 혹은 다양한 조합으로 차량을 이용한다. 일부 자동차 회사들은 솔깃하는 말로 속여서 리스를 이용하게끔 하는데 절대 리스가 각종 자동차 구입비용과 할부를 고려하더라도 저렴하지 않다. 


내가 보았을 때 카쉐어링은 그다지 매력적이지 않다. 원래 카쉐어링은 자신이 가지고 있는 차량 등을 사용하지 않는 시간에 공유하여 자동차 유지비용 등을 절감하고 환경에도 좋은 영향을 미친다는 개념으로 접근했었다. 그러나 한국은 그냥 기업이 자동차를 구입해 지점을 정해 두고 시간 단위로 공유하는 서비스이다. 렌트보다 편한 것은 각종 서류와 계약 없이 빠르게 이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연애를 할 때 남자가 자동차가 없다면 어떻게 될까. 우선 상당히 불편해진다. 데려다 주고 데리고 오는 과정이 무척이나 번거롭다. 대중교통을 이용해서 여자친구를 데려다 주는 그런 낭만적인 시절은 이미 지나가버렸다. 국산차, 수입차, 경차, 중형차를 가리지 않더라도 자기차 하나 정도는 있어야 한다. 만약 필요에 의해서 카쉐어링을 이용해 데이트를 한다고 하면 어떨까. 오버해서 생각한 것일 수도 있지만 역시 이상하다. 


의식 수준이 성숙하지 않은 한국


카쉐어링 서비스가 안착되기 위해서는 우선 함께 쓰는 물건에 대한 개념이 자리 잡아야 한다. 한국 사람들은 우선 내 것이 아니라면 함부로 쓰는 경향이 있다. 공유하는 물건에 대해 언제든지 내가 다시 쓸 수 있으니 잘 사용해야지라는 생각이 필요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그토록 한국사람들이 무시하는 가까운 나라 일본만 보더라도 거리의 물건이나 건물을 보면 오래되긴 했지만 망가지지는 않았다. 한국에서 누구나 쓰게 만들면 오래되는 것이 아니라 망가진다. 세월의 흔적이 있는 물건은 무언가 정겹다. 자동차는 어떨까? 자신의 차라면 애지중지하며 조금의 흠집에도 세상이 무너진 것처럼 안타까워하지만 내차가 아니라면 이 정도는 상관없겠지라는 생각이 자리한다. 그런 자동차를 깨끗하게 관리하기 위해서 인력을 투입하면 된다. 그러면 더 이상 카쉐어링의 장점인 저렴한 서비스가 되기 힘들다. 


모든 서비스는 현지화되어야 가능성이 있다. 월마트가 미국 스타일 그대로 한국에 안착하려고 했다가 실패하고 나간 것은 현지화 실패의 대표적 사례다. 카쉐어링은 스마트폰이 일반화되어 있고 NFC 등을 활용하면 개발하기에 어려운 서비스는 아니다. 그러나 한국인들의 인식은 카쉐어링 서비스를 이용하기에 충분히 성숙되지 않은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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