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ory 7 영화 잡스

지혜로운 잡스는 무에서 유를 창조한다.

무중생유란 말 그대로 아무것도 없었던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것이다. 본래 의미는 창조주와 같은 능력으로 아무것도 없는 것에서 새롭게 물질을 창조하는 것이 아니라 막다른 길에 몰렸더라도 새롭게 해결 방법을 만드는 계책을 말한다. 제갈공명이 적벽대전에서 전쟁을 할 때 꼭 필요한 화살을 조조에게 빼앗아 오는 것도 무중생유 전략이라고 볼 수 있다.


더 이상 잃을 것이 없다고 생각할 때가 가장 좋은 조건이며 기회를 잡았을 때 신속하게 허를 실로,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것이 무중생유의 계책으로 동시대에서는 잡스가 가장 잘 활용하였다. 워즈니악의 기술과 잡스의 마케팅 능력뿐이 없었던 애플은 당시 유수의 대기업도 만들지 못했던 제품을 만들게 된다. 거대한 메인프레임에 접속하여 많은 사람들이 컴퓨터의 프로세스 나누어 쓰는 방식에서 개인 PC 시대를 열었다.



JOBS_07192.jpg

잡스의 성격은 독단적이고 변덕이 심하고 반항적인 기질이 있으며 상대방에 대한 배려는 없고 상대를 압도하는 느낌이 강했다고 한다. 비즈니스적인 능력이 있어서 협상력은 타의 추종을 불허하지만 폐쇄적인 것을 선호하여 사람들의 원망을 한 몸에 받는 것을 개의치 않았다.


스티브 잡스를 보면 어떤 부분에 있어서는 삼국지의 조조를 연상케 한다. 독단적이고 변덕이 심했던 성격도 비슷해 보이지만 무엇보다도 내가 세상을 저버릴망정 세상이 날 외면하게 하지는 않겠다는 기본 마인드에서 닮아 있다. 세상 사람들과 전혀 소통하지 않으면서 살 것 같지만 세상은 그들을 기억한다.


애플 1, 2는 워즈니악 그 자체였다면 매킨토시는 스티브 잡스의 작품이다. 영화에서도 매킨토시의 처음 프로젝트 리더는 제프 레스킨였지만 스티브 잡스에게 그 자리를 빼앗기고 스티브 잡스의 의도대로 문화와 철학이 담긴 제품이 탄생한다.


맨발로 대학을 활보하면서 히피 생활을 즐긴 스티브 잡스는 자퇴하여 대학생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여러 강의를 청강하고 다닌다. 지금이었다면 맨발로 잔디밭을 돌아다니는 것은 들쥐가 옮기는 쯔쯔가무시병에 걸린다고 난리를 쳤을 텐데 말이다. 자유로운 영혼 같지만 자신의 인생관이 너무나도 명확해 보이는 사람이 스티브 잡스다.


남의 밑에서 일하는 것을 답답해했던 잡스

무능한 것을 극도로 증오했던 잡스

세상을 바꾸기보다 세상이 원하는 것의 근본을 찾은 잡스

여성편력이 있었으나 가정을 원했던 잡스

기부에는 전혀 관심이 없었던 잡스

앤디 루빈의 안드로이드가 쓰레기라고 생각했던 잡스


워즈니악.jpg

제갈량과 유사한 방법으로 위기를 기회로 바꾼 사람이 당나라에 있었다. 당나라 장순장군은 안녹산이 반란을 일으켜 자신의 성을 포위하였음에도 불구하고 투항하지 않고 버티고 있었다. 장순의 병력은 3,000명이었고 안녹산의 병력은 40,000명으로 중과부적의 적을 상대한 장순의 군대는 화살까지 떨어져서 더 이상 전투를 진행할 수 있는 상태가 아니었다.


장순은 성안에 풀과 짚 등으로 거짓 병사를 만들어 야간에 성벽을 내려가게 만들었고 안녹산의 군대는 야간 공격이라 오인하여 화살을 퍼부었고 장순은 화살 수십만 개를 얻을 수 있었다.


전투는 군대의 숫자로 하는 것이 아니다. 무중생유의 계책을 목적한 대로 실행하기 위해서는 군법과 지휘체계가 엄격하고 상벌이 분명하면 이미 절반은 이긴 것이다. 장순은 화살의 부족과 병력의 열세를 임기응변으로 해결한 것이다.


숫자가 많은 적과 넓은 전장에서 정면대결을 해서는 필패한다. 장순의 병력 3,000명은 안녹산의 병력 40,000명 중 1명을 겨냥하게 될 것이며 안녹산 병력의 피해는 ‘1/40,000 * 3,000’이 된다. 반면 장순의 피해는 ‘1/3,000 * 40,000’이 된다. 이를 통분하면 장순 : 안녹산의 피해 비율은 무려 1:178로 나타난다. 이것이 그 유명한 ‘란체스터의 법칙’이다.


JOBS_06196-1.jpg

1916년 제1차 세계 대전 중에 프레드릭 란체스터는 상대 전력과의 힘의 관계를 보여주는 미분방정식을 고안하였고 이중에서 란체스터 선형 법칙과 란체스터 제곱법칙이 잘 알려져 있다.


잡스가 아무것도 없던 것에서 새로운 것을 창조했다고 보기는 힘들다. 그러나 IT업계에서 잡스의 흔적은 무시할 수 없을 만큼 큰 것도 사실이다. 초기부터 잡스는 위대한 사람이 되고 싶어 했다. 그 꿈은 이루어졌고 전 세계에서 아이폰의 비중은 삼성 갤럭시와 비교조차 할 수 없을 만큼 크다.


우주 만물은 무에서 생겨난다는 의미의 무중생유는 과거에도 현재에도 미래에도 유효한 방법이다. 사람들은 기존의 것과 다른 새로운 것을 좋아한다. 모든 사람이 같은 방향으로 뛰면 결국 먼저 뛴 사람이나 조금 비겁하지만 자동차 등을 이용한 사람에게 뒤쳐질 수밖에 없다. 자신이 싫으면 싫은 것이고 마음에 안 들면 과감히 있는 자리를 박차고 나간 잡스의 인생이 정답이라고 말할 수는 없지만 새로운 제품을 만들어 없던 욕구를 창조해낸 것은 분명해 보인다.


모든 사회 부적응자와 반항적인 기질을 가진 사람들이 잡스처럼 되는 것은 아니지만 그런 사람들 속에 가능성을 볼 수 있다는 점에 동의한다.



매거진의 이전글Story 2 영화 반지의 제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