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 된 미국을 위해 메리 서랏을 죽이다.
지상매괴는 손자병법의 26번째 전략이다. 뽕나무를 가리키며 홰나무를 욕한다는 고사성어로 간접적으로 상대방에게 경고를 보내기 위해 사용하는 방법이다. 자신의 의견을 관철시키기 위해 누군가를 희생시키기도 하고 대의를 위해 희생양을 만들기도 하는 방법이다. 음모자에서 배경이 되는 링컨 암살사건은 미국역사에서 지울 수 없는 흔적이다. 링컨 암살사건에 관련된 사람들과 공간을 제공했다는 이유로 사형대에 올라야 했던 메리 서랏을 조명하면서 당시의 링컨 암살사건에 감춰졌던 음모에 대한 궁금증을 풀어나간다.
지금으로부터 약 150년 전 1865년 4월 14일 워싱턴의 포드극장에서는 역사적인 사건이 벌어진다. 바로 인권을 부르짖었던 링컨 대통령의 피살이 된 것이다. 닷새 전 남부의 리장군이 북부의 그랜트 장군에게 투항했다는 소식을 듣고 팽팽했던 신경줄을 놓고 극장에서 공연을 감상하고 있었는데 마침 그날 경호원이 없었던 대통령 전용석에 잠입한 존 윌크스 부스라는 유명한 배우에게 암살당한 것이다.
미국의 독립전쟁은 당시의 미국상황을 타개하기 위한 복잡한 이권에 의해 벌어진 전쟁이었다. 당시 미 대륙에 건너간 사람들은 신대륙이라는 미명아래 무언가 기회를 잡으려는 가난한 빈민이 대부분이었다. 게다가 이 당시에는 시중에 유통되는 화폐가 부족한 데다가 대영 무역적자는 눈덩이처럼 커져서 미국 내의 통화의 부족현상은 극에 달하고 있는 상태였다. 미국은 국제 금융세력과의 다툼을 계속하던 중에 미국본토에서 발생한 가장 큰 전쟁인 남북전쟁을 만나게 된다.
남북전쟁의 원인은 지금까지 알려지기로 가장 큰 이유로 노예 제도 폐지를 둘러싼 이슈라고 볼 수 있다. 4년간에 걸친 전쟁으로 미국은 300만 명이 전쟁에 참전하고 60만 명이 전사했다. 노예 제도는 지금의 최저임금제나 외국인 노동자와 묘하게 닮아 있다. 당시 미국에서의 노예 제도의 숙제는 경제적 이익이 얽혀 있었다.
셀리그먼을 포함한 링컨정부는 남북전쟁을 승리로 이끌기 위해 그린백을 발행하고 유럽의 지지를 이끌어내는 데 성공한다. 미국은 1862년 2월 ~ 1864년 6월까지 총 5억 1,000만 달러의 그린백과 국채를 발행했다. 금융권력과 정면으로 맞섰던 링컨은 정치적이면서 경제적인 이유로 인해 암살을 당한다.
그린백은 미국 정부에서 자체 발행한, 이자율 5%인 채권 형태의 정부 지폐였기에 시중 유통이 가능했다. 당시 금과 연결된 화폐가 아니기에 인기가 없었다. 돈을 마련하기 위해 높은 이자를 제공하고 금을 받아오려고 했으나 초기 전쟁을 관망하던 유럽 시장관계자에게 잘 팔리지 않았지만 북군의 승전보가 연이어 전해지자 적지 않은 그린백을 팔아 전쟁자금을 마련했다.
노예제도를 찬성했던 남부의 주요 산업은 거의 무임금 기반의 노예를 기반으로 하던 목화산업이었는데 노예제도를 폐지하게 되면 백인과 똑같은 임금을 노예에게 주어야 하고 결국 산업의 적자를 면하지 못하는 것이 불을 보듯 자명했다. 마치 중소기업이나 자영업자들에게 최저임금이 올라가면 적자를 면하지 못하는 것이 자명하듯이 말이다.
링컨 암살범 중 유일한 여자 메리 서랏은 암살에 공모했다는 이유로 군사법정에 세워진다. 전시 중에는 법은 침묵한다라는 명언 속에 그녀를 구하기 위해 북군의 전쟁영웅 프레데릭 에이컨이 그녀를 변호하기 위해 움직인다. 법을 어긴 사람은 그에 맞게 처벌을 받는 것이 마땅하겠지만 처벌을 받더라도 그것이 온당한 것인지 아니면 합법적인 테두리 안에서 정당한 절차를 밟은 것인지 확인해야 한다.
영화는 인권을 말하고 있다. 당시 대의와 여론에 의해서 희생당하는 한 여인의 삶을 그리고 있다. 우리는 법에서 말하는 인권이라는 것이 무엇인지 알고는 있지만 대다수의 사람이 한 방향으로 몰아가면 그 인권은 어디에서도 찾을 수 없는 현실을 만나곤 한다. 인권이라던가 무죄여부가 중요하지 않은 시대에 메리 서랏은 결국 교수대에서 삶을 마감하게 된다.
영화에서 메리 서랏을 변호하는 프레데릭 에이컨을 내부고발자를 보는 것과 같은 시선으로 보는 사회를 표현하고 있다. 정당한 재판 따위는 필요 없고 무죄에 대한 의심 불합리한 재판과정, 협박, 위증 이런 것은 북부와 남부의 하나 된 미합중국을 위해 모든 것이 감추어져야만 하는 희생에 불과했지만 전략적으로 본다면 메리 서랏을 사형시킨 것은 전형적인 지상매괴 계책이라고 볼 수 있다. 남북으로 분열되어 전쟁을 치른 미국은 다시 하나가 되어야 했다.
고전의 춘추시대 말기에 진나라와 연합한 연나라에 의해 전쟁을 하고 있던 제나라는 열세에 몰려 있었다. 이때 병법에 능통하고 학식이 뛰어난 전양거라는 사람이 대장군의 자리에 올랐으나 신분이 보잘것없었다. 군이 자신을 따르지 않자 왕의 총애를 받아 내려온 감독관 장가가 군대의 기율을 어긴 것을 트집 잡아 참해버렸다. 이 사건으로 인해 전양거는 군대를 하나로 단결시키는 기회를 잡았다. 이를 본 연나라와 진나라는 차례로 철수했고 전양거는 잃어버렸던 서북 지역을 되찾아 제나라로 귀환하였다.
지상매괴 계책을 잘 활용한 사람으로 제갈량을 꼽을 수 있다. 제갈량은 진시황과 유장의 차이점을 판별하여 분석했는데 진시황은 지나치게 포악한 학정을 펼친 반면 유장은 지나치게 형벌을 느슨하게 하여 난정(문란한 정치)이 펼쳐졌다고 진단했다. 제갈량은 법을 어기고 태만한 자에게 비록 가까운 사이라도 반드시 벌을 주었다. 결과적으로 촉나라 사람은 모두 그를 존경했으며 형법과 정치가 비록 엄준해도 원망하는 이가 없었다.
사람은 잘못할 수는 있지만 국가는 잘못할 수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