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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Jul 27. 2018

한 송이 꽃

칠갑산 산꽃마을

칠갑산 산꽃마을은 너무나 아름다운 연꽃을 만났지만 개인적으로 문제가 발생해서 생생한 기억을 남긴 마을이다. 칠갑산을 끼고 있는 청양에는 수많은 계곡들이 있다. 일부 사람들이 그 계곡을 사유화하면서 적지 않은 문제가 발생한다. 입출구가 제한적인 곳에서 70이 넘은 노인 둘을 잡아두고 계곡 이용료를 각자 50,000원씩 내야 나갈 수 있다면서 협박을 하는 사람을 보았다. 필자가 멀지 않은 곳에 있기에 더 큰 문제가 생기기 전에 도착할 수 있어 다행이었다. 아름다운 연꽃을 보면서 감상하는 시간도 잠시 추악한 사람의 이면을 보게 되어 안생의 아이러니를 생각하게 만들어 주었다. 


이름은 너무나 이쁜 곳이다. 칠갑산 산꽃마을은 오래전에 조성된 곳으로 머물면서 농촌의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는 마을이다. 칠갑산 산꽃마을은 청양군 대치면 까치내로 1063-1에 있는 곳을 충남의 알프스라고 불리는 칠갑산 자락에 형성된 전형적인 시골마을이다. 

칠갑산을 끼고 있는 칠간산 산꽃마을은 마을을 중심으로 둘레길이 조성이 되어 있다. 다른 마을과 다른 점은 여름에 아름다운 연꽃을 볼 수 있다는 점이다. 농촌체험 혹은 테마마을은 전국적으로 셀 수도 없이 만들어져 있기에 다른 점은 없지만 연꽃만큼은 부여의 궁남지 못지않게 아름답게 만개해 있어서 보는 재미가 있다. 

꽃이 커야 아름다운 것인지 작아야 아름다운 것인지는 개인적인 취향의 차이이겠지만 어떤 꽃이든 간에 자세히 보면 아름답지 않은 것이 하나도 없다. 사람 역시 그렇다고 생각하지만 오랜 시간 잘못된 습관만큼이나 그 얼굴에 드러나는 것은 어쩔 수 없다. 그래서 한해에 살아가는 꽃이 더 아름다운 모양이다. 

요즘 연꽃을 보면 예전에는 연꽃의 의미만 알았다면 지금은 마음의 풍성함을 느낄 수 있다. 좋은 것만 보고 살면 좋겠지만 그건 생각보다 쉽지 않다. 폭염 속에서 핀 연꽃은 뜨거운 햇살이 어렵지 않은 모양이다. 사람보다 더 지혜롭고 밝아 보인다. 

산꽃마을은 도심 속에서 힘든 삶을 잠시 잊고 쉬어갈 수 있는 스테이을 지향하는 곳이다. 청양에서도 한적하면서도 외진 곳에 자리하고 있지만 언제 찾아올지 모르는 사람들을 위해 연꽃이 피는 공간을 관리하고 공개하고 있다. 

충청남도나 다른 지역에서 연꽃이 있는 곳을 수없이 찾아가 보았지만 이곳만큼 연꽃이 아름답게 핀 곳이 없었던 것 같다. 폭염 속에서 피어나는 연꽃을 보고 있을 때 누군가는 곤경에 처할 수도 있다는 사실을 새롭게 알게 된다. 

마침 학생들의 1박 2일 체험이 있었던 모양이다. 학생들이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면서 연꽃을 찍고 있었다. 폭염이 지속되어서 그런지 흙냄새가 피어오르는 그 느낌을 느끼고 싶은 날이다. 인생은 한 없이 떠 올로 봐야 그만큼이고 한 없이 가라앉아봐야 저만큼이라는 것일 알게 된다. 

글을 쓰고 싶어서 새로운 것을 보고 싶어서 기억하고 찾아보고 찾아다니고 기억하고 글을 써서 전달해본다. 연꽃이 피는 계절 여름의 뜨거운 햇살 덕분에 노출된 살은 어두운 색으로 변하고 있지만 그만큼 본 것이 있기에 아쉽지는 않다. 

한 송이의 꽃만큼 아름다운 것은 없다. 피었다가 지었다를 반복하는 꽃이 세상 모든 스트레스에서 위로를 해주는 것처럼 말을 건네 오는 순간이 있다. 연꽃도 보고 연잎도 보고 뒤돌아보기도 하지만 멈춰버리거나 주저앉아 옛날 생각만 하고 싶지는 않다. 어쨌든 나는 계속 가야겠다. 웃으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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