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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Jul 31. 2018

남일대의 여름

사천의 대표 해수욕장 탐방기

올해의 여름 더위는 지난 1994년을 연상케 할 만큼 폭염이 맹위를 떨치고 있다. 필자 역시 집에 있을 때는 거의 상시 에어컨을 틀어놓고 지내고 있다. 바깥과의 온도 차이로 인해 컨디션에 영향을 미치긴 하지만 운동할 때를 제외하고 땀을 흘리는 것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기 때문이기도 하다. 대신 일을 할 때를 제외하고 야외 온도에 적응하기 위해 돌아다니며 땀을 흘리는 편이다. 


해수욕장에서 열리는 축제는 대부분 7월에 열린다. 보령의 대천해수욕장의 머드축제 역시 7월에 열렸고 다른 지역의 축제들도 대부분 7월에 열렸다. 2018 남일대 해수욕장의 해변 축제 역시 7월 19일, 20일, 22일에 열렸다. 공연과 영화(20일 레슬러)를 모래사장과 대형 스크린에서 감상할 수 있었다. 


바다와 면해 있는 곳이 상당히 넓은 사천시에서 해수욕장 하면 남일대를 빼고 생각할 수 있는 곳이 많지 않다. 전국에 유명한 해수욕장들처럼 긴 백사장을 형성하고 있지 않지만 안쪽으로 쏙 들어온 지형에 모래 백사장이 펼쳐져 있는 남일대 해수욕장은 색다른 매력이 있다. 

중국을 갔다 와서 통일신라를 변화시킬 방향을 모색하던 고운 최치원 선생은 당시 기득권들의 반대에 부딪치자 과감히 자리를 집어던지고 전국을 유랑하면서 다양한 글과 흔적을 남겼다. 지역마다 너무 좋은 풍광을 보고 다녔기 때문일까. 최치원 선생의 죽음은 알려진 바 없다. 신선이 되었다는 이야기가 가장 많다. 많은 사람을 만나고 좋은 풍광을 많이 보면서 전국을 유랑했던 최치원 선생이 글을 남기지 않았다면 그냥 세상을 등진 선비 정도로만 남았을 것이다. 최치원 선생은 전국의 유명한 명소마다 글을 남겼다. 사천의 남일대의 빼어난 풍광에 대해서 넘어가지 않고 글을 남겼다. 

평일에도 햇살을 피할 수 있는 가벼운 그늘막 텐트를 치고 쉬려고 온 사람들이 남일대 해수욕장의 백사장을 채우고 있었다. 8월에도 더위의 기세는 사그라들지 않을 것이라고 하는데 본격적인 휴가철이 시작된 7월 3주 차부터 8월 3주 차까지 적지 않은 사람들이 남일대를 찾을 듯하다. 

이제 남해의 끝자락에서 외국인을 만나는 것이 흔한 일이 되었다. 남일대 해수욕장에서도 남해의 바다를 즐기려고 찾아온 외국인들을 볼 수 있었다. 해수욕의 한자는 海水浴이고 식욕의 한자는 食慾이다. 사람이 욕조(浴槽)에서 목욕하는 형상의 浴은 욕심 욕의 慾과 다르다. 앞의 한자어는 자연스러운 사람의 생리현상에 가깝고 뒤의 한자어는 무언가를 갈구하는 것이다. 그렇지만 해수욕을 하고 나면 식욕이 자연스럽게 생겨난다. 노는 것도 에너지가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너무 격정적으로 해수욕을 즐겼는지 잠시 휴식을 취하는 사람도 눈에 띄고 어떤 사람들은 해양스포츠를 즐기며 여름만의 수상스포츠를 만끽하고 있었다. 남일대의 빼어난 풍광을 보며 바다에서 즐기는 것도 좋지만 장시간 고온에 노출된 상태에서 체온이 37~40도 사이로 상승하는 열사병에 걸릴 수도 있으니 조심하는 것이 좋다. 어지러움이나 구토 증상의 열사병 증상이 보이면 우선 그늘진 곳으로 옮기고 옷의 단추 등을 풀어 열을 식혀 주고 해파리에 쏘였을 경우 바로 물 밖으로 나와 쏘인 부위를 바닷물로 10분 정도 헹구어주는 것이 좋다. 

이렇게 더운 날 남일대의 바다에서 해수욕을 즐기면서 잠시 더위를 식혔다면 식욕을 챙기기 위해 인근에 있는 삼천포 수산시장을 찾아보는 것도 좋다. 뜨거운 여름에는 해산물을 조심해서 먹어야 되는 것이 사실이지만 남해의 바다에서 잡히는 해산물을 파는 삼천포 시장의 신선함은 추천할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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