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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Aug 02. 2018

인간과 기계

대전 비엔날레 2018 예술로 들어온 생명과학

대전 전역에서 대전 비엔날레 2018을 맞아 생명과학을 주제로 전시전이 열리고 있다. 대전시립미술관, DMA아트센터, 대전창작센터, KAIST 비전관에서는 각기 다른 작가가 작품을 전시하고 있지만 공통점은 하나가 있다. BIO이다. 생물학이나  생명의 의미를 담고 있는 바이오가 이제 기계에 스며들고 있다. 비엔날레는 2년마다 개최되는 국제적 미술전람회로 '2년마다'라는 뜻의 이탈리어다. 전남 광주 등에서 열리는 비엔날레도 주기적으로 열리는 전시회를 의미한다. 세계 3대 비엔날레는 미국의 휘트니 비엔날레, 이탈리아의 베니스 비엔날레, 브라질의 상파울루 비엔날레를 손꼽는다. 앞서 말했듯이 광주에서 열리는 비엔날레는 한국에서 가장 먼저 열린 비엔날레다. 2년이 아닌 3년마다 열리는 국제미술전은 트리엔날레(Triennale), 4년마다 열리는 국제미술전은 콰드리엔날레(Quadriennale)라고 부른다. 


대전의 예술을 이끌어가는 대전시립미술관은 '대전 비엔날레'라는 이름으로 과학과 예술의 만남 프로젝트 대전을 계승하기 위한 새로운 도전을 시도하고 있었다. 2018년 전시전에서의 바이오는 생명공학기술과 예술적인 상상력이 결합된 작품들을 선보이고 있다. 대전이 과학기술도시를 지향하는 만큼 이번 전시전은 대전의 인프라와 직접적인 협업을 지속하고 있다는 상징성을 가지고 있다. 

바이오 아트는 과학적인 방법론의 토대 위에 상상력이 결합된 예술이다. 대전시립미술관 입구에서 가장 먼저 만나는 작품들은 유전공학을 바탕으로 구현된 생명기술과 미생물, 박테리아, 세포, DNA 등이 포함된 생명에 대한 예술적 상상력을 보여주고 있었다. 

사람은 상상할 수 있는 이상의 많은 세포로 이루어진 존재다. 단순해 보이는 얼굴 표정을 변화시키는 것을 할 때도 수많은 근육과 세포가 움직여야 가능하다.  대전 비엔날레 전에서는 사람들의 얼굴을 주제로 다양한 표정과 모습을 입체적으로 연출하고 있었다. 

이 전시공간의 작품들은 수잔 앵커의 작품들로 '배양접시 속 바니타스'는 배양접시에 완두콩과 벌레, 버섯과 꽃 등의 각종 유기물질을 통해 17세기의 네덜란드 회화양식인 바니타스를 표현한 사진 시리즈로 그것에서 '원격 감지'는 3D 프린트된 조각으로 재탄생시켰다. 

영상으로 접하는 'Body Code 8'은 인간의 신체 내에서 1분마다 수없이 지속적으로 발생하는 생물의학 애니메이션 영상으로 세포 움직임, 관측 상의 데이터를 통해 추상적인 모형들을 만들어내 복잡하고 드라마틱한 움직임을 보여주었다. 

빛을 더 잘 표현하기 위해서는 주변 조명이 더 어두워져야 한다. Atrificial이라는 단어는 지능을 넘어서 생태계와 산업계에 광범위하게 적용이 되고 있다. 어두운 공간에서 펼쳐진 이 작품들은 자연과 인공의 차이를 부각하는 것이 아니라 인공 자연의 복원을 콘셉트로 자연 그 자체의 본질을 탐구하고 있다. 

이 작품들은 마치 영화 아바타의 한 장면을 연상하게 만든다. 인체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상호작용과 생체 반응을 통해 살아있는 건축 시스템을 지향하는 작가의 '빝나는 토양'은 천장에 매달린 유리, 금속으로 만들어진 높은 식물 같은 구조를 구성했다. 작품에서 내려온 LED 조명은 동작 추적과 터치센서가 포함되어 있어서 사람의 움직임에 따라 특정한 반응들이 촉발된다. 

작품에 손을 대자 마치 날개가 펼쳐지듯이 위로 올라갔다. 

생태의 진화과정을 통해 생물학적인 지향점과 함께 자연 속의 생물들의 장점을 살려 건축 물속에 스며들게 하려는 작가의 지향점을 느끼는 순간이다. 

미디어 아티스트의 작품이 공간에서 스크린을 통해 만들어졌다. 작가는 영상과 공학, 철학 등 학문 간의 융합적인 배움을 통해 얻어진 생명의 존재에 대한 근원적인 궁금증을 작품으로 풀어냈다고 한다. 

인간의 뇌에서 일반적으로 볼 수 있는 시냅스들이다. 미세한 전류를 통해 기억과 반응 신체를 조절하는 시냅스는 미래에 컴퓨터와 결합된 하이브리드 생명체로 진화하게 될 것이다. 미래에는 데이터로 존재하는 고등 지능 생명체가 진화의 전 단계인 인간을 인지할 때 그 차이에 대한 인공 생명체의 정체성에 대한 실험적인 작품을 선보이고 있다. 

"아주 오래전 두 개의 세계가 있었다. 두 세계는 작은 구멍들로 서로 연결되어 있었고, 마치 숨 쉬는 것처럼 서로 통할 수 있었다. 그런데, 그 구멍들은 자꾸만 닫히려는 성질이 있어서, 각각의 구멍 옆에는 늘 구멍을 지키는 수호자가 하나씩 있었다. 쿠스토스 카붐(Custos Cavum)이라 불리던 이 수호자는 바다사자와 같은 형상을 하고 있었는데, 늘 구멍이 막히지 않도록 커다란 앞니로 구멍을 갉아 구멍을 유지하였다. 쿠스토스 카붐들이 어딘가 새로운 구멍이 생겨나는 것을 느끼게 되면  깊은 잠에 들어가고, 죽은 듯 자고 있던 그들의 몸통에서는 유니 쿠스(Unicus)라 불리는 날개 달린 홀씨들이 자라났다....


세상 어딘가에 다른 세상과 통하는 구멍이 다시 열렸을 때 그들이 다시 자라나기 시작한다는 오래된 이야기처럼." 


- Custos Cavum

영화에서도 등장한 적이 있지만 우리의 기억과 경험이 그대로 가상 데이터로 이전이 된다면 우리는 영생을 살게 되는 것인가. 불로장생의 꿈은 현대의 생명공학의 발달과 의학기술의 진보를 통해 죽음을 극복하기 위한 필사의 노력이 현실화되고 있다. 직접 체험해볼 수 있는 이곳에서는 잠시나마 우리의 몸과 삶에 대한 새로운 가치관을 접해볼 수 있는데 이를 통해 인간의 정체성에 대한 깊은 고민을 해볼 수 있다. 

언젠가는 실제 살아 있는 것 같은 기계와 이런 접촉이 있을 날이 올지도 모른다. '인간의 신체는 쓸모없다'라는 작가의 작품으로 테크놀로지를 활용하여 신체의 영역을 확장하여 창조자인 동시에 그 자체로 예술적인 산물이 작품으로 만들어졌다. 



지구의 생태계는 급변하고 있다. 현생 인류는 언젠가 종말을 맞게 될지도 모른다. 대전 비엔날레 2018에서 보여준 비디오 아트는 현시대의 산물이면서 거시적인 생태 문제를 고민하는 작품들을 선보였다. 인공지능, 유전자 재조합, 생명 권력 등의 생명윤리의 사상적인 딜레마를 포함하여 최근에 문제가 부각되고 있는 플라스틱으로 인한 문제와 테크놀로지가 일상생활, 사회관계, 도시구조에 미치는 영향력을 접해볼 수 있다. 


BIO 

대전 비엔날레 2018 예술로 들어온 생명과학

2018.7.17 ~2018.10.24

대전시립미술관, DMA아트센터, 대전창작센터, KAIST 비전관 기획전시실, 한국 화학연구원 SPACE, 기초과학연구원 과학문화센터 전시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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