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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Aug 27. 2018

향수

대가저수지 연꽃테마공원

고성에서 여름에 만개하는 연꽃을 만날 수 있는 곳은 고성 상리 연꽃공원과 대가저수지 연꽃테마공원이다. 고성 상리는 연꽃을 주제로 조성된 곳이지만 대가저수지는 농업의 이용을 목적으로 만들어진 곳에 테마로 조성된 곳이다. 연꽃을 말할 때 향기를 빼놓을 수 없다. 진하디 진한 향한 연꽃은 유난스레 연꽃을 사랑했던 중국의 화가 주돈이가 '애련설'에서 했던 말로 향기는 멀리 갈수록 맑음을 더한다고 하는 의미의 香遠益淸(향원익청)이 있다. 


“연꽃은 비록 진흙 속에서 꽃을 피우지만, 맑고 곱기가 비할 데 없으며, 그 향기 십리는 간다고 합니다.” 자신이 쓴 부용당 현판 아래서 춘향이 건넨 설명에 몽룡의 답이 걸작이다. “향원익청(香遠益淸)이라, 연꽃의 향기는 멀수록 맑고 청아하다 하였거늘, 남원 부중에 가득한 네 향기는 동헌 내아까지 실려와 나를 취해 비틀거리게 하였으니, 춘향이는 연꽃보다 더한 꽃 중의 꽃이로다.” -  춘향뎐

이곳에서 느낀 연꽃의 향기는 향기로 달콤하고 향기롭지만 파트리트 쥐스킨트의 향수에서의 향기는 인간의 탐미 본능과 그 탐미가 지나쳐서 인간의 광기가 끝에 달하는 과정이 잘 풀어져 있다. 향수에서는 냄새가 없는 악마의 자식과 같은 그루누이는 본인에겐 아무런 체취도 없지만 비상하리만치 예민한 후각으로 세상의 모든 냄새를 식별하는 천제적인 능력을 가지고 있다. 

사람은 누구나 향기를 가지고 있고 그 향기는 세월이 지나감에 따라 자신만의 체취로 자리 잡게 된다. 어떤 노력을 하느냐에 따라 사람의 향기는 달라진다. 단 한 방울의 향수로 사람들은 일제히 황홀한 사랑에 포로가 되어버리는 치명적인 냄새를 가졌던 그루누이는  시간이 지날수록 그는 깊은 절망으로 빠져들게 된다. 이는 자신이 만든 향수로 인해 욕정에 사로잡혀 살인광인 자신에게 사랑과 바보 같은 존경을 보내는 사람들에게 증오를 느꼈기 때문이었다. 

여행을 하는 이유와 무언가 발견하는 것은 통하는 것이 있다. 아직도 모르는 것이 많다는 것을 깨닫는 것이 즐겁고 몰랐던 것을 새로 알게 되었다는 것에 대해 작은 만족감을 느낀다. 그것이 하나하나 모여서 내가 만들어진다. 

대가저수지 연꽃테마공원에 피어 있는 대부분의 연꽃은 수련이다.  다른 해보다 더웠던 계절에 이보다 더 잔혹해서 마음의 병을 승화시키는 효과가 있는 여행의 향기에 빠져본다. 

수련은 긴 화경에 피는 꽃은 백색이지만 관상용은 여러 가지 색이 있다. 열매는 난상 원형으로 꽃받침으로 싸여 있으며 물속에서 썩어 종자가 나오고 종자에 육질의 종의가 있다. 물에서 피는 수련과 사람의 몸과 정신을 단련하는 수련은 한자는 다르지만 그 의미는 닮아 있다. 

수련을 보면서 최근 수련을 하고 있는 필자를 다시 돌아보게 된다. 내 몸과 마음을 이롭게 하고자 하는 수련 실천에 앞서 긍정적이고 선한 마음과 깨어 있는 마음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어떤 운동을 하든지 간에 수련 시 가장 중요한 것은 각각의 자세에서 오는 반응과 마음에 귀를 기울이는 것이다. 느껴지는 그대로를 인지하고 그것을 몸과 정신이 기억하다가 보면 자신의 몸에 대해 깊이 관찰하고 자각한다면 자신에 대한 이해와 사랑이 깊어지게 된다. 

수련은 프랑스의 화가인 모네가 작품으로도 남겼다. 모네가 말년에 고향에 돌아가 집을 사서 연못과 정원을 꾸미고 여유로운 분위기 가운데 그린 작품으로 그는 1899년부터 〈수련〉이란 제목으로 여러 점을 그렸다. 유유자적함이나 자연과의 평화로운 교류를 인상적으로 표현했다. 


대가저수지의 주변 마을에서는 무형문화재인 고성오광대와 고성농요가 보존·전수되고 산곡을 흐르는 소하천들이 대가저수지로 흘러들어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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