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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주문화예술촌 1기, 2기 합동전

르네상스를 예술의 전성기로 기억하는 사람들이 많다. 한반도 역시 백제시대에 예술이 전성기로 보는 사람도 있다. 예술이 꽃을 피우기 위해서는 생활에 대한 걱정 없이 작품에 매진할 수 있어야 한다. 미술가던 음악가던 작가던 간에 말이다. 그렇지 않으면 가시밭길을 걸어가면서 작품 활동을 해야 하는데 이것이 쉽지 않다. 그래서 지자체 차원에서 지원해주는 공간들이 생겨나고 있다. 예술촌의 형태로 만들기도 하고 작품 활동을 하기 위한 공간을 만들어주기도 한다. 공주에서는 옛날에 소방서로 사용되던 공간을 예술가들을 위한 공간으로 제공을 하고 있는데 1기에 이어 올해 2기가 그 공간을 사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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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공간에서 작품 활동을 하던 예술가들의 작품이 한자리에 모였다. 자신의 대표작품을 전시하는 이 전시전은 오는 추석 전날인 23일까지 만나볼 수 있다. 보통 시리즈란 하나하나의 작품이 자신의 정체성을 가지면서 서로 연결된 작품들로 보통은 같은 작가에 의해 동시대에 만들어지는 일련의 작품 그룹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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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작품 전시전을 살펴보면 작가들의 작품들이 연결성이 있음을 알 수 있다. 개별 작품들이 공주라는 하나의 콘셉트 아래에 위치해 있기 때문에 전체의 관점에서 파생되는 관계를 따라가다 보면 공주시라는 지역의 정체성을 엿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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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즈 안에서는 통합된 개념이나 이야기가 개별 에피소드들을 하나로 묶는 역할을 하고 있다. 예술가들이 작품 활동을 한다는 것은 시장의 수요에 맞춰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결과물이라고 볼 수 있다. 공주 백제문화제에서 터지는 화려한 불꽃놀이를 그린 것이나 공주의 오래된 옛 풍경을 담담하게 그려낸 결과물이 이곳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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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꽃이 만개한 가운데 공주를 가로지르는 금강과 공산성 위쪽의 정자가 아련하게 피어나는 느낌도 좋다. 이곳에 걸린 작품들의 미술은 정직해 보인다. 보는 이는 공주시내의 광경과 거리를 두고서 대상을 사랑스럽거나 즐거운 마음으로 관찰해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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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령왕릉의 상징인금동관을 연상시키는 작품에 공주의 산과 물을 넣고 화사한 꽃을 배경으로 두기도 했다. 그리스 말로 'graphein'은 '쓰다'와 '그리다'는 의미를 둘 다 가지고 있는데 상징과 이미지 사이의 경계는 모호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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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작품은 전에도 본 기억이 난다. 누드는 전통적으로 미술사의 카테고리에서 긍정적으로 연상이 된다. 누드는 예술가들이 기교를 뽐내는 장이기에 사람들의 관심을 집중시킨다. '영혼이 육체를 더나 진정한 즐거움을 알기 위해서는 옷을 벗어야 한다'라고 존 던은 말하기도 했다. 누드화는 강렬한 현실성과 시적 추상성을 동시에 지니고 있어서 육체의 사실적 묘사는 진실성을 최우선으로 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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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을 치는 것은 옛 선조들이 올곧은 선비정신을 표현한 것이지만 시간이 흘러서 난을 치는 것은 새벽이슬을 머금은 것 같은 깨끗한 난화의 향기가 소외된 이웃이나 어두운 곳에 따뜻한 기웃이 전해지기를 바라는 마음처럼 보인다.


공주문화예술촌 (충남 공주시 봉황로 134)

공주문화예술촌 1기, 2기 합동 전시전

2018.8.23 ~2018.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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