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비 오는

호박, 깻잎순, 오징어 전

비가 무척 많이 내리면 밖에 나가는 것도 귀찮고 무언가 센티하여지는 기분이 든다. 그럴 때 사람들은 집에서 전을 부쳐서 먹기도 하는데 재료와 방법은 제각각이지만 아무튼 무언가 먹고 싶은 것은 사실이다. 애호박을 주재료로 사용한 전을 부치기로 생각했는데 조연인 오징어가 더 부각된 느낌의 전이었다. 개인적으로 전을 그렇게 좋아하지는 않는 편이라서 어떻게 만들어야 할지는 살짝 고민을 하긴 했다.


MG0A5528_resize.JPG

애호박 1개, 깻잎순, 냉동 오징어를 구매했다. 그리고 부침가루와 찍어먹을 소스를 만들기 위해 간장과 식초, 참기름, 통깨, 고춧가루 정도를 준비한다.

MG0A5530_resize.JPG

애호박을 썰기 시작한다. 이 전을 먹어본 동생이 말하길 이렇게 기다란 것보다 동글동글한 애호박이 맛있다며 다음에는 그걸로 하는 것이 어떠냐며 권해본다.

MG0A5532_resize.JPG

전은 조금 텁텁할 수 있으니 청양고추도 같이 썰었다. 애호박은 조금의 시간이 걸려서 썰었고 냉동오징어가 해동이 되는 시간까지 나머지 재료를 손질했다.

MG0A5534_resize.JPG

냉동오징어를 해동하고 나서 바로 칼질을 했는데 생각해보니 살짝 데쳐서 써는 것이 더 수월할 듯하다. 다음에는 해동하고 살짝 데치고 난 후에 썰고 부쳐야겠다.

MG0A5535_resize.JPG

재료가 많아도 너무 많아졌다. 이걸 조물조물 버무린다면 원래 생각했던 얇은 전을 만들기보다는 두꺼운 전이 탄생할 듯하다. 예감은 불길했지만 맞아 들어갔다.

MG0A5539_resize.JPG

부침가루가 생각보다 부족했지만 여전히 성실히 잘 버무려본다. 맛있을까? 맛있지 않을 이유는 별로 없다.

MG0A5541_resize.JPG

프라이팬에 기름을 살짝 두르고 전을 익히기 시작했다.

MG0A5543_resize.JPG

전을 만들고 나니 어제 만든 무생채를 같이 먹어도 좋지만 궁합이 전을 소스에 찍어먹고 나중에 입가심으로 무생채를 먹는 것이 더 나을 듯했다. 간장 3T, 식초 1T, 고춧가루 1T, 깻잎 1T, 참기름 약간을 넣었다. 딱 간이 맞다.

MG0A5544_resize.JPG

그래서 탄생하게 된 호박-깻잎-오징어 전이다. 달짝지근한 맛을 내는 호박 속 당분이 힘든 한주를 보내느라 소진한 체력을 보충하는 데 도움을 준다. 위 점막을 보호하는 기능으로 속을 부드럽게 채워주고, 신경완화 작용을 하는 비타민 B12가 풍부해서 호박은 몸에 좋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재단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