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이 익어간다.

하동 악양면 이야기

감이 익어가는 계절이 벌써 왔다. 지금 전국은 감이 익어가면서 주황색의 꽃을 피우고 있다. 매년 과일과 곡식이 익어 가지만 사람은 매년 익을 수도 익지 않을 수도 있다 100년을 산다면 10번 익을수도 있고 100번을 익을 수도 있다 익는 것은 시간이 필요하지만 노력하지 않으면 시간과 관계없이 그 자리에 머물러있다. 감은 덜 익으면 떫고 맛이 없듯이 사람이 덜 익으면 감 떨어진다.


매번 갈 때마다 살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하동 악양면은 전국에서 대봉감이 가장 잘 익을 수 있는 지형을 가진 곳이다. 비가 오면 비 오는대로 더우면 더운 대로 감이 익어가는 계절 가을에는 그만의 매력이 있는 여행지다.

취간정 숲 속의 작은 도서관을 지나 악양면의 마을을 알리는 기념비를 지나면 노전마을, 형제봉, 청학사, 너른 마당, 학생 야영 수련원 등이 악양면에 자리하고 있다. 이곳에서 산행을 하시려는 사람은 상중대 마을에서 덕기 마을로 이어지는 산행코스를 선택하실 수 있는데 시간은 4시간 30여분 가량이 소요된다.

상중대 마을 버스정류장에서 마을회관, 깃대봉, 전망대, 회남재, 사랑의 집을 거치면 대기마을 버스정류장이 나온다.

지리산의 맑은 기운을 받으면서 천천히 올라가 본다. 지난 2006년에 이곳에서는 동편제 수궁가의 거장인 유성준(1873-1944) 명창의 묘역이 50여 년 만에 발견되기도 했다.

유 명창은 19세기 말부터 20세기 전반기에 걸쳐 박기홍, 김창환, 송만갑, 정정렬 등과 함께 당대 최고의 명창으로 1944년 악양면에서 쓸쓸히 생을 마감한 뒤 지금까지 묘역 위치가 확인되지 않았다.

목소리도 익어서 소리가 나오고 감도 있어서 제법 맛이 나는 계절이다. 갑자기 추워진 날씨 탓인지 몸이 움츠려들지만 그만큼 대봉감은 빠르게 익어간다.

대봉감이 익었을 때 감을 갈라 보면 이런 섬유질이 나온다. 악양 대봉감은 ‘과실의 왕은 감이요, 감의 왕은 대봉’이라 부르는데 감칠맛 나는 맛과 색깔, 아름다운 모양으로 유명하다. 지리산 자락의 맑은 공기와 1 급수 섬진강의 맑은 물, 충분한 일조량으로 생산된 악양골 대봉감은 이맘때 나오기 시작한다.

다시 1년이 지나고 작년과 다른 모습의 감이 내손에 담겼다. 11월경에 수확을 마치면 대봉감을 홍시나 곶감으로 만든다. 감을 깎아 그늘에서 50~60일 자연 건조한 뒤 다시 햇볕에 10일 정도 건조하면 당도가 더욱 높고 잘생긴 곶감이 탄생하게 된다. 보통 내년에 대봉곶감을 볼 수 있다.

감이 많다면 감으로 다양한 요리도 해 먹을 수 있다. 아쉽게도 대봉감은 무르면서 달기 때문에 힘들고 단감을 이용하면 단감 김치나 단감 깍두기도 만들어 먹을 수 있다. 아! 대봉감을 이용하여 고기 등에 찍어먹을 소스 등은 만들 수는 있다. 황금빛 들녘에 펼쳐지는 풍광과 지리산 자락의 아스라한 풍광 속에 대봉감이 익어간다.

이전 19화하동 여행 맛, 시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