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석된 살인 Part 24

누명

여자의 행동은 생각보다 빠르고 민첩했다. 허리뒤쪽에 찬 칼을 빼려던 찰나 그녀의 왼발이 남자의 오른손을 차서 앞쪽으로 날아가 버렸다. 동시에 미끄러지듯이 그녀의 몸이 테이블을 넘어 오른손에 있는 칼로 그의 목을 노렸지만 남자의 왼손이 먼저 칼을 잡았다. 피가 왼손에서 스며나왔다. 남자는 고통을 못느끼는듯이 오른손으로 그녀의 목을 잡고 무릎을 올리면서 안면을 가격하려 했지만 그녀는 머리를 틀어 왼손으로 허리를 가격했다.


남자의 손에서 날라간 칼이 떨어진곳이 하필이면 지훈이 앞 1미터쯤 되는곳이었다.


"잡아요" 은애는 조용하게 말했다.

"미쳤어요. 내가 저싸이코를 어떻게 상대하라고."

"잘 생각해봐요. 만약 저 여형사까지 당하면 살수 있을 것 같아요?"

"그건 그렇지만" 멈칫거리던 지훈은 앞으로 나가 칼을 잡는 순간 도준과 눈이 맞았다. 왼손으로 자신은 상관없다는 듯 제스처를 보냈지만 저 형사는 어떻게 생각할지는 모르겠다. 지훈은 용기를 내어 일어났다.


일어나서 한다는 소리가 "꼼짝마." 지훈이는 자신이 생각해도 어색한 상황이다. 총도 아니고 칼들고 꼼짝마라니.


순간 바라본 민경위의 칼을 쥔손이 느슨해졌고 이를 놓치지 않고 남자는 여자의 얼굴을 가격하고 배를 무릎으로 친다음 뒤로 던져버렸다.


"아니 그쪽이 아닌데"

"자알한다."

"내 탓은 아니잖아."


그사이 남자는 성큼성큼 지훈에게로 다가왔다. 주변에 아무거나 손에 잡히는대로 집어던졌지만 얄밉게도 잘피하고 잘막았다. 칼을 남자를 향해 찔렀으나 아니 내밀었다는것이 맞을듯하다. 순식간에 손목을 잡힌 지훈은 칼을 놓치고 멱살까지 잡혀 들여올려졌다. 지훈이가 바둥거릴때 남자의 옆구리에 수술용칼이 들어왔다. 수경이였다. 남자는 아무렇지 않은듯 뒤돌아 보았다.


"찿았었는데 잘되었네"

"이 미친놈아 죽어"


남자는 지훈이를 벽에 한번 쳐박은뒤 옆으로 던져버리고 수경이의 얼굴을 한차례 가격했다. 쓰러진 수경이를 향하여 지훈이가 떨어트린 칼을 주운뒤 다가갔다. 박형사가 뒤에서 남자를 껴앉았지만 오른쪽 팔에 힘이 들어가지 않은 도준은 이내 결박을 풀수 밖에 없었다. 칼로 도준을 향해 그어나가는데 도준은 이렇다할 반격도 못한채 온몸 이곳저곳에 생채기를 내며 피하는데 급급하다가 구석으로 몰려버렸다. 목을 노리고 칼을 예리하게 찔러나가던 남자의 왼쪽 얼굴에 민경위의 오른쪽 발이 가격하며 남자는 옆으로 밀려나갔다. 남자는 잠시 주춤하다가 오른손에 있는 칼로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그어나가며 민경위에게 공격을 가했다. 지훈은 어디서 용기가 난지는 모르지만 남자를 뒤에서 껴안듯이 붙잡았고 그 틈에 민경위는 남자이 왼쪽 가슴위에 상처를 입힌다음 옆구리를 공격했지만 남자가 뒤로 피하면서 공격은 실패했다. 지훈은 팔을 뒤틀어 던져버리는 바람에 수경이가 쓰러진 곳까지 밀려가버렸다.


수경이를 흔들어 깨우며 "수경아 괜찮아?" 물어봤지만 대답이 없었다. 목에 손을 대보니 맥박은 뛰고 있었다. 수경이를 간신히 안은 지훈은 문쪽으로 걸어나갔다. 문쪽에서는 민경위와 싸이코가 치열하게 싸우고 있었다.


"은애씨 이곳말고 나갈 수 있는 곳은 없어?"

"저 사람들 두고 도망가려구요?"

"아니 어차피 수경이나 내가 있어봤자 도움도 안될것 같고."

"지금 상황을 보니 그렇긴한데..."

"저 여자 형사맞아? 첩보요원 아니야? 저런 여자 처음봐."

"오빠?...누구랑 말하는거야?"

"아..그냥"


순간 민형사를 머리를 가격하고 허벅지에 깊은 상처를 입힌 남자는 수경이를 향해 달려왔다. 수경이의 옆구리에 칼을 넣으려던 찰나 자기도 모르게 지훈은 몸을 돌렸다. 지훈의 복부에 남자의 칼이 들어갔다. "어어으윽.."생각해보지도 못한 고통에 지훈은 자신도 모르게 남자의 두손을 있는힘껏 움켜쥐었다. 민경위가 그 상황을 놓치지 않고 순간 남자의 뒤에서 남자의 목젖 아래를 칼로 그었다. 피는 순식간에 남자의 목아래를 젖셨다. 남자는 아무것이라도 손에 잡으려는 사람처럼 사방을 휘저으며 돌아다니다가 무너지듯이 주저앉았다.


"아 너무 아퍼. 죽을 것 같아."

"살수 있을거에요. 정신차려요."

"오빠 괜찮아?"

"몰라 미칠 것 같아. 숨도 못쉬겠어."

"조금만 기다려요. 지금 신고했어요. 그런데 당신 누구에요?"

"아아..저는.."

"제 전 남자친구에요."

"그럼 공범인가요?"

"아니요. 오빠는 그런 사람 아니에요. 저 구하려 온거에요."

"여기는 어떻게 알았어요."

"몰라요. 말할힘도 없어요. 이 칼..뽑으면 안되는거죠?"

"119 요원이 오면 알아서 처치해줄게요."

"그런데 졸려요. 수경이도 구했고..은애씨는 어디에.."

"은애? 오빠 은애 죽었어..그런데 은애라니.."

"몰라..미안해...잠와"


뒤에서 도준은 조용하게 절뚝 거리면서 다가왔다. "민경위님 알고 싶은게 있는데요."


"예? 뭐요?"

"왜 이일에 자원했어요?"

"자원하다니 무슨말이에요 그게?"

"이사건을 너무 잘아는것 같아서 뒷조사좀 했거든요."

"어디까지 아는거에요?"

"머 그 제약회사 연구소장의 숨겨진 딸이고 다른곳에 입양되어서 키워졌다는거 그리고 미국에서의 생활..특수한 경험들?"

"의심인가요? 일련의 사건과 연관되어 있다는?"

"줄곧 의심해왔어요. 그런데 진정성이 느껴졌다고 할까?"

"사실이에요. 아버지가 미국 유학시절에 만난 여자와의 사이에서 낳은 딸이 저구요. 제약회사가 모종의 사건과 연관이 되어 있다는 것을 안것은 5년정도 되었어요. 바꾸고 싶었구요. 박형사가 의심하는 것처럼 제약회사를 위해 일하지는 않아요."

"다행이네요."

"그런데 진형사는 괜찮아요?"

"아까전에 죽었어요."

"미안해요. 서로 솔직했으면 이런일도 없었을텐데."

"아니에요. 위에서 압박이 있었던것 같아요. 문제는 지금 이상황이 해결로 보느냐 월권으로 보느냐인데.."

"제약회사만 걸고 넘어가지 않으면 연쇄 살인범을 잡은걸로 될거에요."

"그럴수는 없잖아요."

"미안한데요. 그건 지금 여기 있는 사람 모두 명심해야 될 일이에요. 지금 우리 힘으로 풀 수 있는 일은 아니에요. 때론 눈감고 넘어가야 할일도 있는 법이에요. 증거를 찾기도 힘들구요. 우선 지금 프로젝트에 제동은 분명히 있을테니까 그정도 성과가 있는걸로 생각하시죠."

"그럼 제가 납치된 걸 저 미친 싸이코 한 사람으로 끝내자는거에요? 지훈이 오빠가 죽으면 어떻해요?"

"미안해요. 저도 여기까지에요."


밖에서 사이렌 소리가 점점 가까이 들리기 시작했다. "오빠 눈떠봐. 괜찮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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