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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Nov 22. 2018

기증

충남역사박물관 기탁. 기증유물 특별전

기증은 영어로 donation으로 TV 등에서 누군가가 어딘가에 대가 없이 물건을 주는 장면에서 많이 등장한다. 보통 사람들은 자신들도 모르게 기증을 하기도 하고 셰어 하기도 한다. 기증을 한자로 말하면 寄 (부칠 기), 贈 (줄 증)으로 돈이 들어가면 다른 사람을 돕거나 국가나 사회의 일을 돕기 위하여 돈이나 물건을 대가 없이 내놓는 것으로 기부라고 하고 개념은 조금 다르다. 

오는 23일(금요일)부터 2019년 2월 28일까지 충남역사박물관 기획전시실에서는 기탁이나 기증을 한 사람들의 유물 특별전이 열리게 된다. 충남역사박물관은 충남의 역사를 기록한 곳으로 공주에 자리하고 있으며 충남의 역사와 관련된 연구를 진행하는 곳이기도 하다. 2층은 상설전시실이지만 1층은 기획전시실로 다양한 전시전을 그곳에서 열고 있다. 

입구에 가을밤이라는 시는 언제부터 있었는지 모르지만 갑자기 눈에 들어온다. 송강 정철은 가을과 어울리는 시인이다. 가을 정취를 가득 담고 나뒹구는 낙엽은 이제 초겨울 문턱에서 길바닥에서조차 멀어지고 있는 이때 가을밤이라는 시를 접해본다. 


"우수수 잎 떨어지는 낙엽 소리에/ 성긴 비 내리는 줄 잘못 알았네/ 중을 불러 문밖에 나가보라니/ 시내 앞 숲에 달이 걸렸다 하네."  

공주나 충남분들만이 아니라 다양한 곳에서 충남역사박물관에 기탁이나 기증을 했는데 그분들의 오래된 집안 역사와 함께했던 물건들이다. 보통 기탁이나 기증된 물건들을 보면 집안과 관련 있는 가보라던가 집에서 사용하던 생활용품들이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은 이 갓이다. 갓은 조선시대에 양반들이라면 필수품이었다.  재료·형태·제작법이 다양하게 발전하면서 사회성을 가지는 관모로 되었으며 모자와 양태의 구별이 어려운 방갓형[方笠型]과 구별이 뚜렷한 패랭이형[平凉子型]의 두 계열로 나뉜다. 

충남역사박물관도 오래되었다. 2004년 1월 충청남도 역사문화연구원이 개원하고, 2005년 5월 충청남도 도정 사료실의 자료를 이관하면서 설립이 본격화되었는데  2006년 9월 박물관이 개관했으며 지금의 모습은 딱 10년 전인 2008년에 재개관하면서 오늘날에 이르고 있다. 

상설전시실에서는 조선시대부터 근현대기를 중심으로 충청남도의 역사자료와 생활민속품을 전시하고 있지만 종종 기획전시실에서는 ‘기증-기탁 유물 특별전’을 시기별로 열고 있다. 

화사해 보이는 의복부터 각종 갓의 종류라던가 오래된 고문서들도 엿보인다. 충남역사박물관이 만으로 10년이 되었는데 10년은 대운의 약표현으로 10년 단위로 나누고 바뀐다고 한다. 10년이 한 계절과 같이 3 이 되면 30년이 한 대가 되는데 자연계는 1대가 큰 변화이다. 

충청남도를 대표하는 박물관으로는 국립공주박물관과 국립 부여박물관이 있으나 대부분 고대 역사에 집중하였기에 고대 역사를 잘 살펴볼 수는 있으나 조선부터 근대와 현대를 살펴보는 전시전은 이곳 충남역사박물관에서 주로 전시되고 있다. 

우리 집안에는 이런 오래된 물건이 없어서 기증이나 기탁을 해본 적은 없지만 이런 유물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자부심이 높지 않을까. 이곳은 열린 박물관이라서 언제든지 역사적으로 의미가 있는 물건들을 기증할 수 있다.  게다가 박물관 시설을 무료로 대관하여 지역 문화 단체나 주민에게 문화생활의 기회와 편안한 휴식 공간을 제공하기도 한다. 

2층으로 올라가면 있는  상설전시실은 ① 백성, 수령 그리고 관찰사 ② 충절과 예학의 고장, 충청도 ③ 근·현대의 충남 ④ 충남 사람들의 삶과 문화 ⑤ 옛 사진과 함께하는 추억 여행 등 5개 부분으로 전시가 된다. 

조선시대에 있었을 것 같은 오래된 천체 별자리 지도처럼 보인다. 천체의 별 이미지를 이렇게 그려놓은 것은 동아시아에서밖에 볼 수 없는데 대표적인 천상열차분야 지도 각석은 돌에 새긴 밤하늘의 그림으로, 조선 태조 4년(1395)에 만들어졌으며 국보 제228호로, 경복궁 내 국립 고궁박물관에 있다.


주말에 많은 사람들의 기증과 기탁으로 함께 만들어가는 충남역사박물관을 찾아가 유물 특별전을 감상해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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