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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Jan 05. 2019

요리 궁합

명태회, 매실, 메밀, 무, 오이

모든 식재료에는 궁합이라는 것이 있다. 우선 서로의 맛을 살려주는 것이 가장 중요하고 그 후에는 서로 보할 수 있는 궁합을 보는 것이다. 보통은 육류와 함께 먹으면 좋은 음식, 곡류와 함께 먹으면 좋은 음식, 야채와 함께 먹으면 좋은 음식, 해산물과 함께 먹으면 좋은 음식으로 궁합을 생각하지만 음식궁합의 출발점은 하나의 음식을 할 때 어떤 재료를 사용하느냐에 있다. 

천안에서 유명하다는 명태회를 얹어서 만들었다는 냉면집을 찾았다. 이 음식점의 양념은 생각보다 매운 편이다. 매실을 사용해서 그런지 매운맛 속에 달달함이 스며들어 있다. 명태를 보니 최근에 많이 잡히기 시작한다는 뉴스가 먼저 생각되었다. 명태는 냉면과 궁합이 잘 맞는다. 명태는 대구목 대구과에 속하는 어류로 학명은 Theragra chalcogramma이다. 지역이나 상태, 잡는 방법 등에 따라 북어, 동태, 선태, 코다리 등으로 불리며 새끼는 노가리라 부른다. 

육수가 같이 나오는데 회냉면에 부어 먹어도 좋고 한 젓가락 하고 조금씩 마셔도 좋다. 명태는 버릴 것이 없이 모두 이용되는 주요 어류이다. 지금 냉동고속에는 지난번에 창원을 갔을 때 식재료를 사는데 아주머니가 포를 뜨고 남은 명태를 주셔서 보관해 두었다.  언젠가는 다시 그 명태가 빛을 볼 듯하다. 

보통 냉면을 내놓는 집에서는 무나 간단한 반찬을 중심으로 주는데 이곳은 김치를 내어준다. 

명태는 한 때 국민생선으로 불렸다가 무분별한 남획으로 인해 많이 줄었다가 최근부터 많이 잡힌다고 한다. 명태회를 섭섭하지 않게 듬뿍 얹어 주었다. 이 음식점을 운영하시는 여사장님이 이 냉면에 사용된 참기름은 직접 짠 것이라고 자부심을 내비쳤다. 

명태회, 매실, 참기름, 오이, 무, 배, 메밀, 고춧가루 등이 함께 어우러져서 음식의 궁합을 만들어냈다. 명태회는 단백질이 많이 함유되어 있고 불포화 지방산이 많고 필수 아미노산이 풍부하다. 그러고 보니 명태 회무침이 갑자기 머릿속으로 들어오기 시작했다. 

먹다 보니 한 그릇이 비워졌다. 그리고 이 음식점의 숨겨진 주인공은 바로 매실이다. 한방에서 위장 강화·배탈·지혈·해독·구충제로 쓰여 온 약알칼리성 식품인 매실은 당질의 대사를 촉진하고 피로 해소를 돕고 칼슘을 효율적으로 장벽에 흡수시켜 칼슘 부족을 해소시킨다고 한다. 이 음식점으로 들어오면 주변에 시기별로 담아둔 매실액이 들어가 있는 통이 주변에 한가득이다. 매실은 신 맛이 강해 과일 가운데 거의 유일하게 생으로 먹지 않는다. 매실주, 매실절임, 매실장아찌, 매실청, 매실시럽 등을 만들어 먹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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