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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Jan 06. 2019

금오산도 식후경

구미의 건강한 한상

구미시는 예전에 전통시장을 가본 기억이 있지만 구미를 대표하는 여행지를 가본 기억은 거의 없었다. 올해부터 구미시를 가게 될 것 같아서 미리 구미시의 매력이 어떤지 찾아보기 위해 1월의 이른 날 발길을 했다. 대전에서 계룡산이 차지하는 비중과 구미에서 금오산이 차지하는 비중이 비슷하다고 생각하면 될 정도로 금오산은 구미에 사는 사람들에게는 사랑을 받는 여행지이며 휴식공간이기도 하다. 

찾아보니 토속적인 맛을 내는 이 음식점이 금오산 자락에서 사람들이 많이 찾는 곳이라고 해서 찾아가 보았다. 한상이 그럴듯하게 차려져서 나왔다. 이 음식점의 규모는 상당히 크기도 하지만 정갈한 음식도 마음에 드는 곳이다. 

국까지 포함하면 강된장 자연 보리밥을 주문하면 반찬만 10개가 넘는다. 나물은 모두 넣고 비벼도 좋고 나물을 조금 남겨놓고 반찬처럼 먹어도 좋다. 멸치를 보니 멸치 볶음이 만들고 싶어 진다. 

강된장 자연 보리밥을 주문하면 미역국이 나오는데 조금은 진득한 맛의 국으로 건강해지는 맛이 든다. 

느타리버섯부터 무, 산나물 등이 담긴 그릇이 먼저 나온다. 보통 이런 집들은 두 가지로 밥을 주문할 수 있는데 일반 공깃밥과 돌솥에 나오는 밥이다. 돌솥밥은 조금 시간이 걸리기에 보통은 공깃밥으로 주문하는 편이다. 

강된장은 비비기 위해 나온 것이고 비지장은 그냥 떠먹으라고 나오며 모두 비빈 후에 같이 먹기에 좋은 된장국이 함께 나온다. 

일반적으로 먹는 된장국인데 이곳은 장을 직접 담그는 모양이다. 된장도 들어가는 재료에 따라서 맛이 모두 달라진다. 배추가 들어간 것은 조금 시원하고 아욱이 들어간 것은 진득하며 냉이된장국은 시원하면서 향긋하다. 건새우, 시래기, 봄동, 시금치 등 넣는 것에 따라서 된장의 매력이 달라진다. 된장국을 보고 있으니 배가 고파지기 시작했다. 

미리 나온 재료에 밥을 얹고 나머지 재료를 더 넣었다. 이제 잘 비벼서 먹기만 하면 된다. 이 밥에 들어간 보리는 겨울에 자란다. 겨울 추운 날씨 탓에 보리밭이 얼어 부풀어 오르거나 따뜻한 겨울 날씨가 이어지면 보리가 웃자랄 수 있어 이를 막기 위해 밟아주는 것인데 그렇게 하는 것이 보리의 생장을 돕는다고 한다. 밟아주면 보리는 수분 증산이 많아져 세포액 농도가 진해지고 추위를 견디는 힘이 강해진다고 한다. 

보리는 장내의 유익한 박테리아를 증가시키고 혈당을 조절하고 체내의 활성산소를 없애줘 노화방지까지 해준다고 하는데 그래서 슈퍼푸드라고 부르는 모양이다. 한 그릇 깨끗하게 잘 비워본다. 

계산을 하면서 옆을 보니가 부엉이 한쌍이 눈에 띈다. 겨울날의 온도가 차갑게 느껴지지만 겨울 추위에 아랑곳없이 보리의 어린잎은 푸른 색깔을 띠고 청정히 살아 있다. 주변을 살펴보면 녹색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황량한 겨울 천지에 어찌 보리 홀로 푸르게 살아 있는지 생각하면 놀랍지만 그게 자연의 이치인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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