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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Jan 15. 2019

사람이 사는 공간

청양 임석주 가옥 (靑陽林錫周家屋)

사람이 사는 공간은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을까. 음식점은 요리를 만들고 먹는 곳이며 도서관은 책을 빌려주고 문화공간을 향유하는 곳이라는 의미를 분명하게 하고 있다. 살고 싶은 주택을 고르는 일은 맛있는 음식을 만드는 것만큼이나 다양하면서도 상징적인 의미를 가지고 있다. 청양 임석주 가옥은 아주 오래된 느낌의 고택이지만 사람이 사는 공간으로서 역할을 충분히 하는 곳이기도 하다. 사람이 사는 공간의 분할이나 식판을 받아서 어떤 음식을 받을지 생각하는 것처럼 식판이 구분된 것처럼 비슷한 측면이 있다. 

현대인들이 가장 많이 살아가는 아파트는 닫혀 있는 공간이지만 옛사람들이 살던 한옥은 열린 공간이라는 느낌을 받을 때가 많다. 입구에 들어서기 전에 약간의 여유가 필요하다. 바로 집으로 들어가기에 아파트는 폐쇄된 느낌이 들지만 한옥은 들어가는 입구까지의 여유를 주며 마음의 준비를 하게 해 준다. 

지금도 후손들이 살고 있어서 명패가 현대적인 느낌이 들게 달려 있다. 청양의 고택의 대청마루를 보면 앉아서 발이 닿을 수 있게 했던 옛사람들의 배려가 눈에 뜨인다. 집 안으로 쉽게 들어갈 수 있도록 바닥과 마룻귀틀의 높낮이 차를 보통 30cm 안팎으로 설계를 한다. 

한옥에서는 대부분 처마가 만들어져 있고 대문 입구에도 처마가 만들어져 있다. 지붕의 연장인 처마는 비를 막는 것과 동시에 햇빛이 들어오는 양을 조절한다. 비가 오던 오지 않든 간에 처마는 자연의 경이로움을 바로 느낄 수 있는 주거의 일부일 것이다. 

가마솥을 보면 부엌이라는 공간이 먼저 연상이 된다. 지금은 모두 안쪽에 배치가 되어 였지만 연기가 나올 수밖에 없는 옛날 구조에서는 가마솥이 바깥에 있을 수밖에 없었다. 옛날에는 남자가 부엌에 드나들지 않는 것이 미덕이었지만 지금은 누구나 자유롭게 드나드는 것을 넘어서 집 안에서 무대 위의 주연처럼 변한 것도 사실이다. 

아파트뿐만이 아니라 한옥에서도 창문은 조망, 채광, 통풍의 역할을 하기 위해 존재한다. 한옥은 보통 추운 것은 사실이긴 하다. 한옥 같은 집에서 벽을 생각할 때 단열도 필수적이다. 그렇지만 한옥이 중요시한 것은 바로 통풍이었다. 외풍이 심한 겨울에는 방 안에서 겨울 옷을 입고 여름철에는 창문을 활짝 열고 더위를 이겼지만 지금은 일 년 내내 단열재라는 옷을 입은 형태라고 보면 된다. 


화성면 기덕리는 평택임씨 집성촌으로 주변에는 재실이 있으며 지정 건물과 맞대어 임찬주 가옥이 위치하고 있다. 건립 연대는 정확하지 않으나 1900년대 초 임석주가 지었다고 전해지며 그의 호가 ‘송운’으로 송운 고택이라고 도 불리고 있다. 안채 등 건물구조, 양식은 물론 담장 등 전통양식이 비교적 원형유지⋅관리가 잘 되고 있어 도 민속자료로 지정되었다.


청양 임석주 가옥 (靑陽林錫周家屋) :  화성면 덕평길 2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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