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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Jan 15. 2019

고요함

논산 쌍계사

한국에 있는 쌍계사라는 사찰은 모두 가본 듯하다. 경상남도의 쌍계사, 전라남도 영암군의 쌍계사, 논산 양촌면에 있는 쌍계사가 바로 그곳이다. 그중에서 전라남도는 사찰이 있던 곳으로 사지라고 보아도 좋다. 논산 쌍계사의 겨울은 고요함 그 자체이다. 오르막길 전에 주차공간이 꽤나 크게 있는 것으로 보아 행사가 있을 때 많이 찾아오는 곳이라는 것을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사람의 본래 마음은 청정하고 진실해서 밝은 달처럼 환하다고 하는데 추운 겨울이지만 겨울 햇살 가슴에 가득 담고 추운 겨울을 귀하고 따뜻하게 느끼며 성장과 성숙의 시간으로 받아들여보면 어떨까. 

논산의 쌍계사는 비교적 늦게 알게 된 사찰이다.  충청남도 문화재자료 제80호로 지정된 부도와 쌍계사중건비명이 있고 보물 제408호로 지정되어 있는 대웅전을 비롯하여 나한전(羅漢殿)·명부전(冥府殿)·칠성각(七星閣)·봉황루(鳳皇樓)·영명각(靈明閣)·요사채가 쌍계사 내부에 자리하고 있다. 

한국의 사찰은 이런 구조를 가진 경우가 적지 않다. 입구에서부터 몸을 낮추고 들어가는 것처럼 경건한 마음으로 통과해서 안으로 들어갈 수 있다. 물속에 떨어진 구슬을 찾기 위해서는 우선 물결을 가라앉혀야 하지만 사람들은 빨리 찾기 위해 우선 손부터 넣고 본다. 불교의 '좌선의'의 가르침은 수행을 통해 물이 깨끗하게 가라앉고 맑아지면 마음이라는 구슬이 절로 나타난다고 한다. 

계단을 걸어서 올라오자 정적만이 공간을 가득 채운채 고요함이 물결처럼 퍼져나가는 것 같은 느낌을 받는다. 


자비를 위한 세 가지 수행법 - 수행차제론

첫째. 누구나 행복을 원하고 불행을 원하지 않는다는 평등심을 갖는 것이다.

둘째. 모든 중생이 괴로움의 고통에서 벗어나기를 바라는 것을 아는 것이다.

셋째. 어머니의 마음으로 자애심을 갖고 '모든 중생은 내 친구'라는 생각을 일으키는 것이다. 

스님들이 거주하는 공간이며 나 자신을 발견할 수 있는 공간이 사찰이다. 꽃향기는 바람을 거스르지 못하지만 참사람의 향기는 사방으로 널리 퍼진다는 것처럼 그런 향기를 품을 수 있는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다. 

논산 쌍계사는 참 넉넉한 사찰이다. 부지규모는 큰 편이지만 건물은 그렇게 많지 않다. 사람의 인기척도 거의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고요한 곳이다. 옥황상제의 아들이 만들었다는 쌍계사는 두 계곡이 만난다는 의미도 가지고 있다고 한다. 

저 대웅전에 가면 오른쪽 세 번째 기둥은 굵은 칡덩굴로 만든 것이라고 하는데 노인들이 이 기둥을 안고 기도하면 죽을 때 고통을 면하게 된다고 전해지고 있다. 저 건물에 가까이 다가가서 보면 독특한 문양의 꽃살문이 눈에 뜨인다. 정면의 꽃살문은 예술적 가치가 높은 보기 드문 것이라고 한다. 꽃살문은 연·모란·국화·난초·작약·무궁화 등 5색의 6가지 꽃을 부처 앞에 공양하는 의미로 장식하였다고 한다. 논산 쌍계사 대웅전은 평면이 정면 5칸, 측면 3칸으로, 안 5출목, 밖 4출목의 높은 공포(栱包)를 갖춘 다포계 겹처마 팔작지붕 건물이다. 

보통 보던 불상과는 조금 느낌이 다른 불상이다. 삼세불은 대형의 수미단 위에 봉안되어 있는데 앙련과 복련으로 구성된 타원형의 대좌 위에 결가부좌로 앉아 있는데 중앙의 석가 여래불이 가장 크고 좌우 아미타·약사불이 조금 작게 조성되어 있어 다소간의 위계를 두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곰곰이 생각해보면 요가라는 운동을 할 때도 손가락이나 손 모양을 상당히 중요시하는데 그 기반의 불교에서 시작된 것이 아닌가 생각해본다. 오른손은 가슴 높이로 들고, 왼손은 배 높이로 들어 하품 중생인을 결한 아미타불과 아미타불과 대칭으로 수인을 결한 약사불의 손가락이 상징적이다. 

덩치가 상당히 큰 개가 물끄러미 쳐다보기에 같이 쳐다본다. 사찰 등의 건축에서 사용되는 기둥은 뿌리부터 반듯하게 올라간 것들을 사용한다. 나무는 뿌리가 잘못되면 나무 전체가 틀어지듯이 사람 역시 정신이나 몸 역시 기본부터가 바로 서야 위로 쌓아 올리는 것이 바로 올라갈 수 있다. 천수천안 관음도는 천 개의 손과 천 개의 눈으로 중생들의 염원을 살피고 돕는 관세음보살의 모습을 실제로 나타내기 위해 천 개의 손에 각각 눈을 그려 넣는다고 한다. 논산의 유명한 사찰인 관촉사에는 은진미륵상이 있는데 그 석상을 조성한 시기에 혜명 대사에 의해 백암이라는 작은 암자에서 출발하였다는 쌍계사는 겨울 산책지로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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