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쁜 하이에나 죽이기

사형수 2-외전

우리 사회는 겉으로는 지능을 가진 인류가 지배하는 이성적인 사회이지만 그 내면을 들여다보면 약육강식의 사회이다. 심각한 범죄로 인해 목숨을 잃은 피해자의 90% 이상은 소득 수준이 낮거나 사회에서 소외계층이라고 한다. 그리고 그중에서 아동, 청소년 피해자가 적지 않다. 아프리카에서 처럼 직접 사냥해서 잡아먹고 살아가지는 않지만 그 이면을 살펴보면 그렇지만은 않다.


약육강식의 동물 사회에서 피라미드 하단에서 맨 꼭대기까지 숫자는 자율적으로 조절이 된다. 초식동물은 적은데 사자나 하이에나 같은 육식동물이 넘쳐날 수는 없다. 아프리카에서 이들의 먹이가 되는 것은 얼룩말이나 물소가 대상이 된다. 물소나 얼룩말은 무리를 지어서 이동을 한다. 힘이 세고 건강하고 나이가 젊을수록 살아남을 확률이 높다. 무리를 지어서 이동하기 때문에 이들을 공격하기는 쉽지 않다. 육식동물의 먹을거리가 되는 것은 어리거나 병에 걸리고 영양 불균형이나 나이가 많은 동물들이다. 이들 무리는 육식동물들이 쫓아오면 이리저리 도망가다가 한 마리가 희생양이 되면 아무 일 없다는 듯이 평화롭게 물도 마시고 풀도 뜯는다.


지능을 가진 인간이라면서 우리는 동물처럼 살아가고 있는 건 아닌지 자 생각해보자.


초식동물 무리 중 건강하고 덩치가 좋은 그런 무리의 중심은 이 사회에 별다른 문제없이 살아가는 사람들이다. 충분히 먹을거리도 많고 저 소득층에 비해 풍요로운 삶을 살아가고 있다. 육식동물이 쫓아 올 때 초식동물이 같이 뭉쳐서 이겨내면 되지만 굳이 그럴 필요가 없다. 무리에서 낙오되는 동물은 반드시 있기 때문이다. 그 동물이 죽어가는 것을 보면서 안도감만 느끼면 된다. 그런데 이들을 사냥하는 데는 규칙이 있다. 그건 사자만의 규칙이다. 사자는 다행히 딱 정해진 것만큼만 먹는 대신에 이 약육강식의 사회에 규칙을 정한다. 그런데 문제는 하이에나 같은 불청객들이다. 범죄를 저지르는 하이에나들은 자연에서 편하게 살아가기 위해 무차별로 공격을 한다. 심지어 죽이기까지 한다.


수사자는 이때 나선다. 밑에 있는 암사자들이 먹을거리를 잡아주었지만 하이에나 같은 범죄자들은 수사자만이 처리할 수 있는 힘이 있다. 그래서 범죄를 저지른 하이에나를 물어 죽인다. 그런데 약육강식의 사회는 내일도 지속이 된다. 분명히 범죄를 저지른 하이에나를 잡아 죽이긴 했는데 초식동물의 무리 중 뒤쳐진 동물은 죽게 된다. 이때 다른 초식동물들은 아프리카의 잔혹한 현실을 비판하고 분노한다. 사자 무리에게 이 상황을 바꾸어주길 요청했지만 수사자는 오히려 큰 소리를 치며 크게 포효한다. 분명히 나쁜 하이에나를 죽였는데 왜 이리 불만이 많냐는 것이다.


사자만큼 날카로운 이빨도 없고 하이에나만큼 잔혹하지는 않지만 물소는 충분히 힘이 있고 얼룩말의 뒷발을 힘이 세다. 그러나 굳이 그런 필요성이 없다. 게다가 정상적으로 태어났지만 환경이 안 좋은 초식동물 무리에서 생각지도 못한 유전자 변이로 인해 말도 안 되는 나쁜 하이에나가 탄생하기도 한다. 겉으로 드러난 나쁜 하이에나가 전부가 아니다. 그 나쁜 하이에나는 이 사회 어딘가에서 요건만 갖추어지면 얼마든지 만들어질 수 있다. 덜 나쁜 하이에나들은 굳이 힘쓰기 싫어하는 사자 집단은 놔두고 본다.


아주 나쁜 하이에나가 될 때까지 놔두었다가 그 하이에나만 죽이면 이 사회가 건강해지는가?


사형수_title.jpg

http://www.bookk.co.kr/book/view/23837

매거진의 이전글사형수 2-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