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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Apr 03. 2019

화산리 반송

나무 중 우두머리가 되는 나무

솔이란 말은 상(上)의 의미를 가지고 있다. 소나무는 솔과 나무가 합쳐져서 만들어진 단어이기에 말 그대로 우두머리 나무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으뜸이 된다는 것은 많은 책임이 따른다는 것이다. 앞서 나간다는 것은 그만큼 생각할 것도 많고 자신을 안으로 다스려야 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소나무는 해수욕장 같은 바다에서도 많이 볼 수 있다. 그곳에 심어져 있는 나무는 해송, 육지에 있는 나무는 보통 육송이라 부르는데 육송은 적송, 백송, 반송, 금강송등으로 나뉘는데 백송은 한국에서 거의 없지만 몇 곳에서 볼 수도 있다. 

내륙지방에서 계절에 상관없이 멋진 풍광을 보여주는 곳이 문경이라는 지역의 장점이다. 

천연기념물로 지정되어 있는 문경 화산리 반송을 다시 만나게 된 것은 3년 만인 듯하다. 반송(盤松)은 소나무의 한 품종으로 소나무와 비슷하지만 밑동에서부터 여러 갈래로 갈라져서 원줄기와 가지의 구별이 없고 전체적으로 우산의 모습을 하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한국에는 반송이 적지 않은데 문경의 화산리 반송 외에도 무주 삼공리 반송(제291호), 상주 상현리 반송(제293호), 선산 독동리 반송(제357호), 함양 목현리 구송(제358호), 영양 답곡리 만지송(제399호) 등이 있는데 모두 천연기념물로 지정이 되어 있다. 

역시 반송은 멋스러운 면이 있다. 아름다운 모양새 때문에 옛날부터 선비들이 좋아했다고 한다. 그늘이 수십 보를 덮을 만큼 큰 나무라서 길 가는 사람들의 좋은 쉼터를 제공해주기도 한다. 이 반송은 나무의 줄기가 여섯 갈래로 갈라져서 육송(六松)이라 부르기도 하며, 나무를 베면 천벌을 받아 죽는다는 믿음이 전해지고 있다. 

이곳을 걸어보다가 문득 꿈이란 것에 대해서 생각이 났다.  꿈이란 물에 손으로 선을 긋는 일과 비슷한 것 같다. 선을 그었지만 얼마 시간이 지나지 않아 그 흔적이 깨끗이 사라진다. 그럼 다시 그어야 한다. 그 과정을 수없이 반복하면서 유지하는 것이 꿈을 이뤄가는 과정이 아닐까.  

소나무는 선비가 좋아한 것은 늘 푸르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그 형태가 아름다워서가 아니었을까. 유익한 즐거움이 세 종류, 유해한 즐거움이 세 종류가 있다고 한다. 예의나 음악을 즐거움이라 하고, 남의 뛰어난 점을 말하는 것을 즐거움이라 하고, 현명한 친구가 많은 것을 즐거움이라 하는 것이 유익하다. 제멋대로 크게 소란 피우기를 즐거움이라 하고, 게으르게 노는 것을 즐거움이라 하고, 과음을 즐거움이라 하는 것은 유해하다. 

저 뒤로 보이는 봉은 시루봉으로 정상 부분의 암벽이 튀어나와서 떡시루같이 생겨서 시루봉이라는 말도 있다. 무리하지 않게 산을 오르면 산책이라고 볼 수 있다. 샤갈의 그린 그림 중 산책이 있는데 그 속에 연인들의 표정은 무척 행복해 보였다. 무게감도 느껴지지 않은 무중력 상태의 자유로움이 그려져 있다고 하는데 그때의 샤갈은 자신이 사랑하는 여인과 결혼하여 충족감에 젖어서 행복하게 보내고 있었다고 한다.


"내가 좋아하는 사람이 나를 좋아해 주는 건 기적이야." - 어린 왕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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