센트럴 파크

치유가 힘든 마음의 상처

기욤 뮈소라는 작가가 새롭게 내놓은 소설 센트럴 파크는 스릴러의 탈을 쓴 마음을 치유하는 소설이다. 뉴욕 한복판에 있는 센트럴 파크라는 공원에서 깨어난 두 남녀가 각기 다른 목적을 이루기 위해 질주를 시작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파리 경찰청 강력계 소속 팀장인 알리스와 더블린에서 활동한다는 재즈 피아니스트 가브리엘은 서로 일면식도 없어 보인다. 자신을 증명할 수 있는 모든 것은 모두 사라진 가운데 그 상황에서 벗어나기 위해 조금씩 남아 있던 기억의 퍼즐 조각을 맞춰나가기 시작한다.


알리스는 금발의 매력적인 여성으로 과거 남편과 아이를 끔찍한 범죄에 연루돼 잃어버린 경험이 있다. 의도했는지는 몰라도 가브리엘에 의해 절대 만나고 싶지 않은 연쇄살인범 에릭 보간이라는 범죄자를 계속 기억 속에서 끄집어내면서 도망치고 싶은 과거와 마주하게 된다. 의외로 가브리엘이라는 남자가 수상하다. 재즈 피아니스트라고 했지만 재즈에 대한 지식이나 피아노도 제대로 연주할 줄 모르는 사람이다.


어느새 FBI 요원으로 자신의 정체를 바꾼 가브리엘에 의해 과거의 사건을 프랑스가 아닌 미국에서 쫓아다니게 된다. 알리스는 자신의 능력을 증명하고 싶어 하는 여성이다. 자신의 존재를 증명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는 알리스를 보며 프랑스 여성들의 자존심을 살짝 엿보게 된다.


쉽게 쉽게 읽히는 센트럴 파크라는 소설은 정신적인 트라우마를 벗어나게 해주는 그런 내용을 담고 있다. 소설을 읽기 시작하고 나서 중반 이후로 넘어가게 되면 데니스 루헤인의 살인자들의 섬이 연상된다.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는 사람을 치료하기 위해 역할극을 했던 그런 내용이 담겨 있다. 살인자들의 섬은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주연의 셔터 아일랜드라는 영화로 만들어진 바 있다.


사람은 잊어버리기 힘든 정신적인 상처를 입게 되면 거기에서 벗어나는 것이 쉽지 않다. 벗어났다고 생각했는데 어느 순간에 제로베이스로 돌아가게 된다. 혹독하더라도 자신 스스로 벗어나지 않는 이상 그 상처는 아물지 않고 언제든지 마음속에 깊은 생채기를 낸 채 마치 괴물처럼 똬리 틀고 앉아 있다. 보통은 그런 괴물을 외면하려고 발버둥 치지만 항상 나를 쫓아다닌다. 어디선가 본듯한 클리세들이 있긴 하지만 재미있게 읽히는 소설이다.


"그럴 때마다 당신은 스스로에게 이렇게 말할 겁니다. 앞으로 무슨 일이 생기더라도 운명과 싸워 얻어낸 이 모든 순간들이야말로 진정으로 가치 있는 것들이었다고 말입니다. 아무도 그 소중한 순간들을 당신에게서 빼앗아 갈 수 는 없다고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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