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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함없음

김해 연지공원의 밤

연꽃을 심어둔 지역이라는 연지(池)와 여자가 화장할 , 입술이나 뺨에 바르거나 찍는 붉은 빛깔의 염료 연지(臙脂)는 한글로 같지만 한자어로는 의미가 다르다. 그렇지만 아름답게 만들기 위한 어떤 행동으로 만들어진다는 데에는 의미가 통한다. 김해의 연지공원은 김해를 대표하는 공원으로 아름다운 수변데크를 비롯하여 야생화 동산, 조각공원, 연꽃 광장 등이 조성되어 있는 곳이다. 특히 전국에 만들어져 있는 소녀상을 여럿 보았지만 김해 연지공원에 만들어요 있는 소녀상처럼 무언가를 응시하면서 서 있는 모습은 처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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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꽃의 아름다움은 일찍이 고대국가들의 왕들은 알고 있었던 모양이다. 부여에 가면 조성되어 있는 궁남지도 연꽃이 콘셉트이지만 금관가야가 있었던 김해에는 경북 김천시 개령면에 위치해 있던 삼국시대의 부족 국가인 감문국(甘文國)이 있었다고 하는데 감문국의 궁지(宮地)와 감문국 왕의 왕릉인 김효왕릉(金孝王陵), 왕비인 장부인(獐夫人)의 묘가 있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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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도 남아 있는 개령 연지공원은 김천시에서 관리하는 일반 공원으로 동부리 마을 입구 유동산 옆에 자리하고 있다. 동부 연지는 옛 감문국 궁궐에 속해 있던 연못으로 규모는 축소되었지만 일부가 남아 있는 것으로 보면 김해의 연꽃을 콘셉트로 조성된 공원은 오래된 역사를 가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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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해 연지공원은 낮에 와도 좋지만 밤이나 해가 저 멀리로 넘어가서 실루엣만 보일 때에도 걷기에 좋은 여행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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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해의 중심에 자리한 연지공원이어서 이곳에서는 다양한 이벤트나 박람회 등을 개최를 한다. 눈에 보이는 것만 보고 판단하지 않으려고 한다. 그냥 그 자체로 아름다운 것은 아름다운 것이지만 안다와 공부의 차를 알면서 사는 것이 좋다. 많은 것을 들으며 돌아다니고, 그 가운데서 좋아 보이는 것을 선택해 거기에 따르며 , 많은 것을 보며 돌아다니고 기억해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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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해 연지공원은 처음 왔으니 우선 주변의 풍광을 보면서 돌아다녀 본다. 김해 연지공원은 꽃말이 이어지는 곳이기도 하다. 봄에 피는 벚꽃이 있고 시간이 지나면 피기 시작하는 튤립이 있다. 그 아름다운 형태의 꽃이라서 그런지 꽃말도 사랑의 고백이나 영원한 애정이다. 그렇지만 과하면 모자란 것보다 못하다고 했던가. 경솔이라는 꽃말도 튤립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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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5년부터 김천역의 역사는 시작되는 데에는 김천시가 가지고 있는 지역적인 강점에 있었다. 일본제국이 한반도를 관통하는 철도를 건설할 때도 김천을 지나칠 수는 없었고 그렇게 김천역이 조성되었고 그 연장선상에 바로 연지공원역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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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에 조성되었다는 이 조형물은 시민 모금운동으로 설치되었다. 연지공원 내 조각공원에 설치된 김해 '평화의 소녀상'은 김해시민들의 평화 감수성, 인권의식이 담긴 조형물이라고 한다. 어렵지 않게 감수성이라는 단어를 사용하지만 사람에 따라 자극을 받아들이며 느끼는 성향은 천차만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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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해에 자리한 평화의 소녀상은 평화를 갈망하는 것을 넘어서 어딘가로 나아가고 싶다는 의지가 엿보인다. 서로 상생할 수 있는 좋은 것을 보고 기뻐만 하고 찾아서 이해하려 하지 않으며, 따르기만 하고 고치지 않는다면 어쩔 수 없는 것이다. 어려워지는 상황이 되고 경제적으로 위기가 시작되어야 누가 정말로 힘이 있는지 드러난다고 한다. 엄동설한이 되어야 여전히 소나무가 푸르다는 것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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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지공원의 연지 호수에는 수생식물인 연과 수련가 살고 있고 다년초인 물억새와 부들, 흰색의 작은 꽃이 피는 어리연뿐만이 아니라 원앙과 오리가 같이 살아가고 있다. 그리고 거리의 독립기념관에는 일제강점기에 활동했던 독립운동가들의 혼도 같이 살아 있다. 연지공원의 거리의 독립기념관은 2017년에 설치되었다. 독립운동사 연표를 통해 한눈에 한반도의 일제강점기의 주요 사건과 광복까지 이어지는 과정을 접해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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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미사변부터 의병 봉기, 애국지사들의 투쟁, 삼일운동,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까지 쭉 이어지는 민족혼을 볼 수 있다. 어떤 외부적인 요인에 의해 사람에 대해 마음이 흔들리는 것은 그냥 평범한 사람의 모습이기도 하다. 그렇지만 변함없음을 쭉 유지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함께 길을 걸어야 할 사람 가운데 함께 임기응변으로 대처할 사람이 있다. 이것이 변함없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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