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나는 누군가 Nov 21. 2015

성난 변호사

법정과 통쾌함 사이에 길을 잃다. 

성난 변호사는 액션 영화인가? 아닌 것 같다.

성난 변호사는 법정 영화인가? 조금은 그런 것 같기도 아닌 것 같기도 하다.

사회의 부조리를 말하는가? 말하다가 그만둔 것 같다. 


두뇌 상위 1% 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돈을 좇아 달리던 변호성은 의약 관련 소송을 마무리짓고 쉬려는 찰나 법무 법인 대표가 또 다른 일을 맡게 한다. 그건 바로 시체도 증거도 없는 신촌 여대생 살인 사건의 유력 용의자를 변호하는 것이다. 여기서부터 무언가 감이 오기 시작한다. 제약사 대표와의 묘한 관계의 용의자는 말할 듯 말듯 진범인 듯 아닌 듯 그런 애매한 태도를 취하다가 갑자기 자신이 범인이라고 자백한다. 이쯤 되면 어떤 그림을 그리려는 것인지 눈치채게 된다. 제약사 대표 문지훈은 무언가 숨기고 있는 것 같고 결국 그렇고 그런 재벌 짓거리를 일삼는 놈이었던 것이다. 


성난 변호사를 이선균 원톱의 영화라고 보기에는 조금 부족하지만 혼자서 이끌고 가는 영화다. 이선균의 목소리가 좋을지는 모르지만 발음이 명확한 배우는 아니다. 그가 법정에서 뭉개지는듯한 목소리로 반대심문을 할 때나 의뢰인을 대변할 때 그다지 와 닿지 않았다. 너무나 뻔하디 뻔한 증거와 반대심문은 그냥 쇼처럼 느껴지는 것은 이선균이라는 캐릭터와 변호사가 물과 기름처럼 서로 미끄럽게 지나가기 때문이다. 


김고은은  지난번에 개봉한 협녀 칼의 기억에서도 캐릭터를 소화하지 못하더니 이번 성난 변호사에서도 캐릭터를 날려먹었다. 차라리 이선균을 도와주는 역할로 나왔다면 조금 나았을 텐데 당당하게 변호사와 맞서는 정의로운 검사 역할이다. 김고은은 나이가 문제가 아니라 검사의 날카로움과 압박과 카리스마의 부족 때문에 맡은 검사 역할을 제대로 소화하지 못한다. 


성난 변호사의 마지막 판 뒤집기도 그렇고 사회문제를 제대로 파내지도 못했다. 자신의 아버지가 개발한 신약의 문제점을 파고 들어갔다는 한민정과 김정환의 계획은 허술했다 치더라도 갑작스럽게 태도를 바꾼 다음 마지막 판 뒤집기를 하겠다는 변호성의 계획도 뻔하게 수가 읽혔다. 제대로 된 계획 없이  걸리적거리는 사람들은 모두 제거한다는 재벌 문지훈과 그 밑에서 일을 해결하는 유 실장은 묘하게 어리숙하다. 성난 변호사를 감상하기 위해서는 모든 것을 내려놓고 봐야 할 듯하다.


그런데 왜 할부도 끝나지 않았다는 아우디 A6를 구형 모델로 바꾸었는지.. 궁금하다. 아우디 A8을 유 실장이 건네 줄 때 효과 극대화를 노린 건가? 



매거진의 이전글 헝거게임 더 파이널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