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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Dec 01. 2015

탐정

짜임새 없이 막가는 추리영화 

탐정은 일본 스타일 영화 탈을 쓴 국산 추리 영화다. 국내 최대 미제 살인사건 카페를 운영하는 파워블로거 ‘강대만’(권상우)은 만화방 운영하는 백수에 가까운 짝퉁 탐정이다. 부인 눈치 보랴 일상에 치여, 자기 혼자 판단하는 '셜록'급의 추리력은 당최 쓸 데가 없다. 


그나마 별볼일 없는 추리력을 발휘하는 곳은 경찰서로 찾아가 수사에 간섭하기! 광역수사대 출신 레전드 형사 ‘노태수’(성동일)는 사사건건 걸고넘어지는 대만이 눈엣가시 같기만 하다. 경찰이 되고 싶었지만 시원찮은 무릎 덕분에 경찰이 되지 못하고 친구 '준수'에게 빌붙어 사건에 접근한다. 


친구인 준수가 살인 사건의 범인으로 체포되고 누가 봐도 조작이 뻔한 증거로 인해 살인자가 되어버린다. 이에 노태수와 강대만은 서로의 능력을 십시일반 모아 이 누명을 벗기기로  마음먹으면서 일어나는 이야기가 탐정의 주된 내용이다. 


영화 제목은 탐정이지만 탐 정스러운 내용은 거의 없다. 강대만이 무언가 추리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그건 중고생 수준의 추리에 불과하다. 추리하는 것이 너무 좋아 다른 일을 못하고 생계난을 겪으면서도 탐정 일을 한다는 설정까지는 그럴 듯했다. 얼굴 보고 결혼했는지 와이프로 등장하는 서영희는 억척스러운 와이프로 보이기에 2% 부족했다. 


사망시각을 알려주는 설정, 왼손잡이 살인, 교환 살인, 용의자에서 벗어나는 설정은 일반적으로 일본 소설에서 많이 등장하지만 이걸 그려내는 것은 방식이 너무 허술했다. 와이프나 여자에 대한 원한 때문에 교환 살인했다고 치자 그런데 모든 살인도구가 칼이다. 이건 너무 진부하지 않은가. 적어도 직업을 고려해 살인도구를 선택한다면 조금 달라지지 않을까. 고깃집을 운영하는 선배가 자신의 와이프를 죽이고 그걸 자신의 후배에게 뒤집어 씌운다? 물리학이나 생물학, 얼음송곳 머 이런 것 좀 넣어주어 생각 좀 하게 해주었으면 어떨까. 


탐정이 그나마 볼만했던 것은 권상우와 성동일의 캐미가 그다지 나쁘지 않았기 때문이다. 조금 오버스러운 부분도 있지만 스토리의 빈약함을 이들이 어느 정도 메워주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탐정은 한국적인 추리 영화일지 모른다. 일본만 하더라도 상당히 많은 작가의 추리소설도 많고 추리 영화나 드라마도 적지 않다. 조금 생각하게끔 만들어준다. 그러나 한국 관객이 생각하기 싫어하는 경향이 있어서 그런지 복선을 깔아놓고 계산하게 만드는 영화를 그다지 좋아하지는 않는 것 같다. 추리나 생각의 깊이는 아는 만큼 넓어지게 된다. 


가령 이런 문제가 있다고 하자.   2,5,8,11,16,14 다음에 숫자가 나오는데 패턴이 있다. 분명한 것은 20 이하의 숫자라는 것이다. 그 숫자는 무엇인가. 이건 언어적인 이해도에 가깝다. 


많은 사람들이 앞 숫자와 뒤 숫자의 차이의 반복이나 열심히 곱하고 빼보고 나누어볼 것이다. 정답은 저 아래에 있다. 









한글을 쓰는 우리들은 이 패턴에 익숙하지 않을 수도 있다. 


2(two), 5(five), 8(eight), 11(eleven), 16(sixteen), 14(fourteen)   알파벳 숫자를 세면 3,4,5,6,7,8이다. 다음에 나올 숫자는 알파벳의 숫자가 9인 seventeen인 17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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