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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Dec 02. 2015

어린왕자

상상이 현실이 되다. 

당신의 상상력은 언제 멈추었는가? 


어릴 때는 세상을 상상하고 그리며 새로운 세상을 꿈꾸는 일이 많았다. 그러나 나이를  먹어갈수록 상상력은 한계를 보이며 현실적으로 변하기 시작한다. 예를 들면 30대 초반에 결혼하여 같이 살집을 하나 마련하고 아이를 낳아서 어느 학교에 보내고 40대에는 어느 지역에 몇 평대의 아파트에 살고 50대에는 퇴직하여 내 가게 하나쯤 운영하다가 도시에서 나가 그럴듯한 주택 하나를 지어서 사는 것... 이건 상상력이 결정해주는 것이 아니다. 상상력 같은 것이 없어도 그냥 살면서 문제가 없다면 가능하다. 그러나 그 속에는 행복하다고 느끼는 감정이 있을 뿐이지 진정한 행복이라고 할 수 있을까. 


간혹.. 아니 많은 비율의 사람들이 이렇다. 이번에 구입한 그럴듯한 수입차로 인해 혹은 명품백으로 인해 행복해졌다. 그럼 그 행복해진 요소는 휘발성인가? 그렇다 사람에 따라 다르지만 아주 빠르게 날아간다고 느끼는 사람도 있고 조금은 더디게 날아간다고 느끼는 사람들이 있다. 


어린 왕자는 프랑스 작가인 앙투안 드 생 텍쥐페리의 작품으로 2차 세계대전 막 비자에 쓰인 작품이다. 어린이들을 위한 동화처럼 보이지만 어른들을 위한 동화이다. 인간은 누구와 같이 있어도 고독함에서 벗어나기 힘들다. 정말 좋은 사람이란 같이 아무 말없이 한 방향을 바라봐도 괜찮은 사람이다. 


어른들은 자신의 자식들을 위한다고 하면서 좋은 학교로 보내기 위해 자식들을  몰아세운다. 그것이 자식이 원하는 삶인가. 아니다. 철저하게 자신의 눈과 관점 이상향으로 본 미래상이다. 제대로 된 친구 하나 없이 엄마의 인생계획표에 살아가던 소녀는 우연하게 옆집 괴짜 할아버지 조종사를 만나게 된다. 엄마가 만들어준 대로 계산적이고 똑똑한 소녀는 처음에는  할아버지를 거부하다가 나중에는 할아버지의 자유로움과 나이와 상관없는 상상력에 반하게 된다. 



"어른들은 누구나 처음에는 어린이였어. 그러나 그것을 기억하는 어른은 별로 없지." 


"내가 좋아하는 사람이 나를 좋아해 주는 것은 기적이야."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일은 사람이 사람의 마음을 얻는 것이야." 


어린 왕자가 살던 소행성 B612와 조종사 할아버지가 젊었을 때 만났던 이상한 어린왕자와의 우정은 소녀의 눈을 조금씩 트이게 해준다. 아이인데도 불구하고 어른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봐야 했던 소녀는 차츰 변해간다. 


애니메이션 어린 왕자는 디테일하고 아름답다. 바람에 날리는 스카프를 달고 다니는 어린 왕자와 바람에 날리는 꼬리를 달고 다니는 여우와의 만남과 동행은 소박하면서도 아름다운 느낌을 잘 표현해냈다. 


소녀는 할아버지의 이야기를 들은 후 헤어진 어린 왕자를 찾아 떠난다. 현실의 인간들이 사는 사회는 삭막하게 변해버렸다. 많은 돈을 어떤 식으로든지 벌려는 기업가, 자신의 말은 법이라는 왕과 경찰을 자처하면서도 쇼를 하며 사는 광대 같은 남자, 조금의 이득이라도 얻기 위해 세상의 불의에 눈감은 색깔 없는 어른들까지. 



칸 영화제에 초청될 정도로 완성도가 있는 작품 어린 왕자는 원작을 현대적으로 잘 해석했다. 그리고  영상미뿐만이 아니라 퀄리티도 훌륭하다. 우리는 물질적으로 풍요롭기 위해 삶의 얼마나 많은 가치를 포기하고 사는 것일까. 


어린왕자는 12월에 개봉한다. 


어린 왕자가 사는 행성 B612는 사실 과학적으로 보면 아무런 의미가 없다. 어린 왕자가 있었던 행성의 반지름이 약 2미터쯤 된다고 가정하고 별에서 떨어지지 않기 위한 중력을 가지려면 약 6억 톤의 중량이 되어야 한다. 그렇다면 그런 소행성에 있는 어린 왕자는 확연한 중력의 변화 덕분에 머리는 가벼운 대신에 발이 묵직하다는 그런 감각을 느끼게 된다. 


어느 날 저 깊고 깊은 곳의 악마 주식회사에서 회의가 열렸다. 


회의를 주관한 데블스는 좀처럼 부패하지 않은 인간을 두고 골머리를 썩고 있었다. 


"회장님 대체 무슨 일 때문인가요?"

"인간 중에 소금이라는 놈이 있는데 썩지도 않고 다른 사람까지 썩지 않게 도와주니 이를 어떻게 해야 하나."

"돈이 최고죠." Money라는 악마가 나섰다. 세상에 흩뿌려져 있는 낙엽을 가지고 돈을 만들어서 올라갔다. 그러나 Money는 실패하고 풀이 죽어 내려왔다.  회장이 그 이유를 묻자.

"계절이 지나고 시간이 지나면 쓸모없는 것이 되어버린다는 것을 알고 있지 뭡니까."


"그럼 나라를 다스리게 해주는 겁니다." King이라는 악마가 나섰다. 돌멩이를 하나 들고 왕관으로 바꾼 다음 올라갔다. 그러나 King은 실패하고 풀이 죽어 내려왔다.  회장이 그 이유를 묻자.

"어차피 이루고 나서 편하게 살렸는데 어렵게 왕이 되지 않아도 지금 유유자적하니 부족한 것이 없다니 뭡니까."


"매력적인 사람을 붙여주는 겁니다." Charm이라는 악마가 나섰다. 허수아비에 바람을 불어넣어 매력적인 여성을 만들어서 올라갔다. 그러나 Charm은 실패하고 내려왔다. 회장이 그 이유를 묻자.

"만나면 반드시 헤어지고 헤어지면 반드시 만나는데 거기에 연연할 필요가 있냐는 데요. 사람 역시 한시성이라 변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습니다." 


"달콤한 소리를 해주는 겁니다." Flattery이라는 악마가 나섰다. 듣기 좋은 말이 가득 담긴 주머니를 들고 올라갔다. 그 악마는 한참을 내려오지 않았다. 그래서 회장이 올라가서 악마를 찾았다. 어떻게 되었냐고 묻자. 

"저기를 보세요. 누군지 아십니까?" 검게 변해버린 소금은 자신의 형태를 잃은 채 썩어가고 있었다. 


영화 데블스 애드버킷의 마지막 장면 : 악마의 유혹에서 벗어난 변호사 캐빈 로막스는 듣기 좋은 소리에 홀려 다시 악마의 함정에 빠져들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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