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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Dec 04. 2015

배트맨 VS 슈퍼맨

정의인가 권력인가. 

법과 정의는 어떤 관계인가. 법이 정의를 일부 실현해줄 수는 있어도 법이 정의를 대변하지는 않는다. 어떤 이들은 정의라고 생각해도 그 정의는 때론 묻히기도 하고 사람들의 외면을 받기도 한다. 2016년 3월에 개봉하게 될 영화 배트맨 VS 슈퍼맨은 그런 정의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는 영화이다. 충분히 기득권의 삶을 살아갈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없는 사람들의 편에 서있는 배트맨과 엄청난 힘을 가지고 질서를 지키려는 슈퍼맨은 같은 편에 서있는 것 같지만 근본적인 생각 자체가 다른 인물이다. 


내부자들에서 이병헌의 대사처럼 "정의, 대한민국에 그런 달달한 것이 남아 있던가?" 정의는 한국에서도 외면받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한국에서 정의의 기준은 누가 내 통장에 돈을 넣어주냐에 의해 달라지는 것 같다. 어떻게 보면 내 배를 채워주는 사람에게 호감이 가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2차 세계대전 때 독일의 국민들이 히틀러를 지지했던 것은 그들을 먹여 살리고 실업률을 현저히 낮춰준데 기인한다. 배가 고픈상태에서는 제대로 된 가치관을 가지기가 힘들다. 그런데 먹고사는 것을 넘어서 욕심이 옳고 그름을 방해하는 것은 사회적으로 큰 병폐를 만든다. 대한민국의 일부 집단들은 통장에 돈을 넣어주는 누군가를 위해 바르지 않은 일도 바르다고 말하면서 시위하기도 한다. 



슈퍼맨은 아쉬울 것이 없는 절대 권력자에 가깝다. 사람들을 구하기는 하지만 그건 자신이 베풀어주는 것이지 그들과 함께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밤에 항상 서민들과 함께 해온 배트맨과 다른 생각을 슈퍼맨은 어떻게 보면 기득권이 만들어놓은 시스템을 지키기 위해 존재하는 느낌이다. 정부가 항상 옳지는 않다. 그러나 슈퍼맨은 그런 정부라도 지켜져야 된다는 입장이다. 


인간에 불과한 배트맨이 DC에서 나온 히어로들을 이끄는 것은 육체적인 강함이나 초능력 때문이 아니다. 정신력 하나만 놓고 볼 때 배트맨은 어떤 DC 히어로들과 비교해도 가장 우월하기 때문이다. 악의 축에 있던 조커가 미국 정부에 의해 새 대사로 임명되었던 1989년 에피소드에서 슈퍼맨은 조커를 지지하고 배트맨은 '법에서 그렇게 말할지는 몰라도 정의는 아니다'라고 반박한다. 슈퍼맨은 이에 국가의 이익이 우선이라는 말로 응수한다. 


사람들은 진실이 무엇인지 알려고 하지 않는다. 항상 어둠 속에서 밝은 곳을 지향하는 배트맨은 어둡게 그려지고 왜곡된 이미지로 자리 잡아왔다. 약자의 편에 서있지만 강자들은 그를 끊임없이 악의 축을 만들려고 노력한다. 한국사회가 가진 어두운 이면과 닮아 있다. 전혀 상대가 되지 않을 것처럼 보이는 슈퍼맨과 배트맨의 대립은 이런 매력을 가지고 있다. 기득권은 강하고 절대 무너트릴 수 없을 것 같지만 배트맨 같은 사람들이 존재하기 때문에 사회는 조금씩 양지로 나아가고 있다. 


내년에 개봉할 이 영화에는 갈 가도트가 연기한 원더우먼이 등장한다. 매우..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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