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나는 누군가 Dec 10. 2015

영화 레전드

쌍둥이 갱스터는 무모했다. 

영국 역시 60년대에는 전 세계는 아직 합법이 완전히 자리하지 않은 세상이었다. 실제로 있었던 인물 크레이 형제의 이야기를 그린 레전드는 말 그대로 전설인지는 잘은 모르겠지만 형제들의 의리는 확실해 보였다. 1933년에 미들섹스 혹스턴에서 태어난 쌍둥이 형제인 레지 크레이와 로니 크레이는 아마추어 복싱을 하면서 거친 남자 세계에 발을 들여놓는다. 갱스터라는 불법 세계에 발을 들여놓은 그들은 승승장구하면서 런던을 주름잡기 시작한다. 


같은 배에서 태어나도 형제 혹은 자매를 이해하지 못할 때가 많다. 사람은 그렇게 다양하면서도 묘한 존재이다. 계산적이면서 사업수완이 있는 리지 크레이와 즉흥적이고 본능적이며 잔인한 성격의 로니 크레이는 어떻게 보면 상반된 성격이나 그 근본은 같았다. 법의 제약을 받지 않으면서 거리낄 것 없이 살고 싶었던 것이다. 한 마디로 폼은 나되 그들만의 법의 기준으로 살아가고 싶었던 남자들의 이야기다. 


이성애자였던 레지 크레이는 참한 여성인 프란시스를 좋아했으나 동성애자였던 로니 크레이는 동성애자였다. 특히 영국은 1950~1960년대에 동성애자에게 가혹한 잣대를 들이대던 나라였다. 독일의 이니그마 암호기를 깼던 동성애자였던 앨런 튜링조차 사회의 편견과 우울증으로 자살했다. 그러나 로니 크레이는  아무렇지 않게 대놓고 자신의 성적 취향을 버젓이 드러냈다. 


로니 크레이는 자신이 기분이 내키는 대로 행동하는 인물이다. 잘 나가던 사업체를 말아먹은 것도 모든 리스크를 감내하게 하는 것도 대부분 로니 크레이로 인해 벌어졌다. 닮은 듯 다른 두 형제는 사사건건 부딪히기 시작하면서 결국에는 막장에 이르게 된다. 


영화의 배경이 영국이기 때문에 또박또박 발음하는 영어가 귀에 쏙쏙 들어온다. 요즘 트렌드가 영국식 영어라고 할 만큼 미국의 대충 발음하는 듯한 영어는 대중들의 마음에서 조금씩 멀어지고 있는  듯하다. 1960년대를 주름잡던 크레이 형제는 런던에서 화려한 생활을 누리면서 그들을 건드릴 수 있는 사람이 아무도 없을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결국 그 끝이 정해진 인생의 막 다른 길을 향해 달려간다. 


이 두 형제가 하는 행동을 바라보면서 냉정하게 판단하고 조언하는 유일한 사람은 자살한 프랜시스뿐이다. 누구도 그들을 바라보면서 옳은 말을 하지 못하지만 그녀만은 다르다. 그녀는 그들의 희생자였으며 유일한 인간성이었다. 

매거진의 이전글 배트맨 VS 슈퍼맨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