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의 역사

스티븐 호킹의 비범한 발자취

1988년은 최근 드라마 응팔로 인해 다시금 주목받고 있다. 88년 올림픽이 열리던 한국은 대한민국 역사를 통틀어 경제적으로 가장 희망적인 해이기도 하다. 한국에서는 변진섭이 최고의 전성기를 누렸고 외국의 아이돌 가수인 데비 깁슨이나 티파니가 인기를 누렸다. 지금은 고인이 된 마이클 잭슨 역시 팝의 황제로 자리매김하며 전 세계의 앨범 기록을 갈아치우고 있었다. 이때 스티븐 호킹이라는 이론 물리학자는 무얼 하고 있었을까?


시간의 역사라는 책을 처음 발간했다. 벌써부터 머리 아파하는 사람이 있을 수도 있다. 그리고 이 책은 생각만큼 쉬운 책은 아니다. '그림으로 보는'이라는 앞에 수식어구를 왜 붙였는지 의문이 들 정도다. 그리고 책의 뒤편에 서평을 보면 찬사가 이어진다. 이런 책이 전 세계에 900만 부 이상이 팔렸다고 한다. 이걸 구매한 사람들은 제대로 읽었을까? 아마 가장 읽히지 않은 책중에 하나로 자리매김했을 듯하다. 마치 유행에 이끌려 마이클 샌델의 정의란 무엇인가라는 책은 샀지만 처음부터 재미없게 기술된 그만의 필력에 질려버린 것처럼 말이다.


분명한 건 코스모스라던가 총, 균, 쇠 보다 잘 읽히지 않는다는 것이다. 시간과 공간을 다루고 양자 학과 시간여행, 불확정성, 소립자, 블랙홀, 시간여행 등까지 영화에서 아주 쉽게 풀어 그려도 이해하기 힘든 개념들이 담겨 있다.


개인적으로 이 책을 읽었을 때 든 느낌은 그림의 표현이나 번역이 매끄럽지 않다는 점이다. 일반적으로 간단한 도플러 효과를 이 책으로 보면 무척 복잡하게 느껴진다. 1842년에 오스트리아 물리학자 도플러가 발견한 도플러 효과는 어떤 파동의 파동원과 반사체의 상대 속도에 따라 전자기파의 진동수와 파장이 바뀌는 현상을 말한다. 즉 가만히 있으면 동일한 거리에 있는 양쪽에 있는 사람에게 동일한 진동과 파장이 느껴진다면 어떤 한 방향으로 움직인다면 멀어지는 쪽에서는 파동이 늘어지는 느낌이 들고 앞쪽에 있는 사람에게는 무언가 압축되듯이 크게 느껴진다고 이해하면 될 듯하다.


Page 59에는 우리가 흔히 이해하는 시간과 거리 축에 따라 변화하는 우주의 개념을 그려내고 있다. 빅뱅에서 시작하여 시간이 지남에 따라 빅 크런치에 이르기까지 닫힌 우주는 서로 축소하면서 원시 특이점의 상태로 돌아가는 것이고 열린 우주는 끊임없이 확장되다가 연료가 떨어지면 빛이 꺼지는 상태에 이르게 된다. 어느 쪽이든 간에 우주에서 생명의 존재는 없어진다.


현실에서 살아가는 우리들은 시간이 절대적인 개념이라고 믿으며 살아간다. 즉 이 지구에 살고 있는 가장 돈 많은 부자이든 가장 가난한 아프리카의 사람 이든 간에 시간의 잣대는 절대적으로 같다. 그러나 아인슈타인이 증명한 방정식에 의하면 어떤 물체도 빛의 속도를 넘어설 수 없다. 이유는 에너지 = 질량에 있다. 물체가 운동에 의해 얻는 에너지는 그 질량에 더해진다. 에너지는 사라지지 않는다. 속도가 늘어나면 늘어날수록 질량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한다. 빛의 속도에 도달하면 질량은 무한대에 이르게 되고 광속에 이르기 위해서 무한의 에너지를 공급해야 하는데 이건 불가능하다. 그 순간 우리가 보는 공간은 왜곡되어 무한대로 늘어지게 되고 그 속에서 시간은 상상 이상으로 느려진다. 그 속에서 당신의 시간은 다른 인간들과 다르게 지나간다.


빛의 속도로 움직일 수 있는 것이 있냐고 묻는다면 있다. 단 한 가지 질량을 가지지 않는 빛이나 비슷한 파동만이 가능하다.


불확정성의 원리란 무엇일까. 뭐가 그렇게 불확실해서 불확정성이라고 부르고 있을까. 입자는 속도와 위치를 정확하게 결정할 수 없다. 입자를 관찰하기 위해 긴 파장을 사용하면 속도는 확실하게 결정할 수 있다. 그런데 위치는 불확실해진다. 이번에는 짧은 파장의 빛을 사용하면 위치의 확실성은 커지지만 속도의 불확실성은 높아진다.


책에서 가장 많은 비중을 두고 설명하고 있는 것은 바로 블랙홀이다. 블랙홀은 생각보다 검지 않다고 한다. 우주가 탄생한 빅뱅의 순간에 우주의 크기는 0이었고, 아인슈타인의 상대성이론에 기반한 원자폭탄의 폭발 후 1초 후에 온도는 100억 도에 이른다.


p195 : 이 책을 읽는 과정은 여러분의 두뇌에 질서 있는 정보의 양을 증가시켰을 것이다. 그러나 동시에 여러분의 몸에서 방출된 열은 우주의 나머지 부분에 대하여 훨씬 크게 무질서를 증가시켰을 것이다. 그런 점에서 본다면 나는 여러분들에게 이 책을 그만 읽으라고 제안한다.


책의 후반부를 보면 이미 잘 알려진 시간여행의 가능성을 열은 웜홀 개념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그리고 시간여행으로 야기되는 시간의 역설이 등장한다. 아주 먼 과거에 고대사에서는 평평한 지구를 떠받치고 있다는 무한한 거북의 탑이라고 생각했다. 지금은 초끈이론을 언급하고 있다. 거북 우주, 데모크리토스의 원자, 평평한 지구 모형, 프톨레마이오스의 천구, 코프레 니쿠스의 행성계, 러더 퍼ㄷ의 원자, 닐스 보어의 원자, 브리드만의 닫힌 우주, 팽창하는 풍선 이론, 블랙홀 이론, 무경계 제안, 역사 총합 모형, 끈 이론, 벌레 구멍 모형, 인플레이선 우주까지 수많은 발견과 연구가 있어 왔다.


물리학이나 천체물리학을 접하다 보면 그 근원에는 인간이란 존재가 무엇인지 생각하는 인문학이 자리하고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사실 기초과학을 배우면서 가장 많이 만나는 인물인 뉴턴은 주변 사람들과의 악명이 높기로 유명했던 과학자다. 알버트 아인슈타인은 1952년 이스라엘 대통령으로 취임해달라는 요청을 거절하며 이런 말을 남긴다. "방정식이 내게는 더 중요하다. 정치는 현재를 위한 것이지만 방정식은 영원을 위한 것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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