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연 (因緣)

고성의 인연 상리 연꽃공원

사람과 사람이 만나는 인연이라는 것이 참 묘하다. 인연은 동성끼리도 말할 수 있지만 이성끼리의 인연이 무언가 더 애틋하게 다가온다. 10년 전에는 인연이 되지 않았지만 10년이 지나면 인연이 될 수 있는 사이가 있다. 만남에는 때가 있는 법이다. 억지로 하다 보면 결국 그 인연의 끈은 쉽게 끊어지게 된다. 요가의 자세가 산스크리트어로 쓰이기에 산스크리트어로 인연을 쓰면 헤뚜 쁘라띠아야(hetu pratyaya)라고 볼 수 있다. 불교에서 보면 씨앗이 싹을 틔울 때 그 씨앗을 인(因)으로, 그리고 햇빛·물·땅·온도 등의 조건을 연(緣)으로 본다.

MG0A7557_resize.JPG

7월의 더운 여름날이 되면 경상남도 고성과 인연이 되었던 상리 연꽃공원이 가장 먼저 생각이 난다. 다른 지역을 가다가 상리 연꽃공원을 보고 멈춰 서서 사진을 찍었기 때문이다. 이곳은 경남 고성군 상리면이다. 수련, 홍련, 백련이 자라는 뜨거운 계절이 왔다.

MG0A7558_resize.JPG

이성이 만날 때 사람이 존재하는 것을 인이라고 본다면 만남, 생각, 과정, 교감 등의 조건이 연이라고 볼 수 있다. 즉 사람이 있는 것 그 자체만을 가지고 관계가 이루어지지 않는 것이다. 매우 다양하고 복잡한 일들이 하나씩 쌓이다 보면 인연이 생기는 것이다.

MG0A7560_resize.JPG

공룡이 살았다는 고성의 상리 연꽃공원은 필자에게는 인연이 남다른 곳이라고 볼 수 있다. 피천득 특유의 천진함과 소박한 생각, 단정하고 깨끗한 미문(美文)으로 완성된 담백하고 욕심 없는 세계를 그린 인연에서는 서영이라는 챕터가 있다.

MG0A7561_resize.JPG

인연이 묘하다. 인연에 대한 이야기를 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작품으로 녹아들었다. 피천득은 자신의 딸 서영이 게게 편지를 써서 보냈는데 수필 속에 남아 있다. 그녀에게 인생에 대한 선택을 담담하게 담아서 보냈다. 선택은 네가 하는 것이고 대신 책임도 네가 져야 한다면서 성숙한 부모의 모습을 보여주었다.

MG0A7566_resize.JPG

올해 여름도 어김없이 연꽃을 피우면서 사람들을 맞이해주는 연꽃공원이다.

MG0A7570_resize.JPG

보통 밖에 나오면 빠르게 걷기 때문에 땀이 흐르는 편이다. 같이 걷는 사람이 있을 때만 그 사람에 맞춰서 속도를 맞추어서 걷는다.

MG0A7579_resize.JPG

잠시 벤치에 앉아서 연꽃도 보고 물도 바라보고 산도 보고 하늘도 바라본다. 7월 연꽃의 향기에 빠져볼 수 있는 작은 사치가 주어진다.

MG0A7584_resize.JPG
MG0A7589_resize.JPG

연꽃은 지금이 개화기로써 종류에 따라 6월 ~ 8월까지 개화하며 진흙 속에서 자라면서도 청결하고 고귀한 식물이다. 친근하기도 하지만 인연을 상상하기에 충분해 보인다. 상리 연꽃공원은 가족들과 나들이 왔다가 한 번 쉬어갈 수 있는 곳이다. 집으로 가는 발길을 돌리기 전에 피어 있는 연꽃들의 우아함을 본다. 인연이라는 것은 그런 것 같다. 어떤 환경 속에서 자라났든지 간에 연꽃처럼 아름답고 고귀한 관계를 만들어가는 것이 아닐까.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조각아 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