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율형 사립고는 무엇 때문에 있을까.
자율형 사립고의 문제로 교육계가 시끌시끌하다. 자율형 사립고등학교는 이명박 정부가 다양한 교육수요를 수용하겠다며 2010년 도입한 학교 모델이다. 다양한 교육수요라는 것이 무엇일까. 한국이라는 곳이 다양한 사람들의 수요를 수용할 수 있는 나라인가. 모 방송사에서 토론하는 것을 보니 참 기가 찬 발언들이 나오는 것을 보고 공평한 것 혹은 평등이라는 것을 알고 말하는 것인지 궁금하기도 했다. 솔직하게 말하면 다양한 교육수요가 아니라 강남의 중요 학군에 있지 않아도 일명 명문대(특정 계층을 구분할 수 있는)에 들어갈 수 있는 지방의 학교를 만들자라는 것 아닌가.
능력이 아니라 계층 사다리를 통해 장벽을 만드는 사회를 바꾸어야 하는 것에 사람들은 관심이 없다. 그냥 그 안에 들어가기 위해 노력할 뿐이다. 토론 프로그램에서 그런 학교가 있어서 자신이 원하는 대학에 갈 수 있었다는 학생의 발언을 보고 참 한국의 수준이 이 정도뿐이 안되는가라는 생각마저 들었다. 특정 대학의 특정학과가 과연 인생의 목표인가. 그냥 자신의 길을 선택했을 뿐이다. 자사고는 그 과정으로 인한 발판일 뿐인 것이다. 그래 놓고 다양한 교육수요와 인생의 길을 선택하는 학교를 폐지하는 것이 부당하다며 데모까지 한다.
문제는 특권이 부여된다는 점이다. 그냥 공평하게 일반고처럼 학생을 선택할 수 있게 해 주면 된다. 그렇지만 자사고는 정부 지원 없이 등록금과 재단 전입금으로 운영되며, 등록금은 일반고의 3배 수준까지 받을 수 있게 되어 있다. 단순히 3배 수준이 아닌 것이다. 마치 조선시대 후기에 우후죽순으로 생겨난 지방의 서원 같은 느낌을 받게 만든다. 이 레벨이 아닌 학생들은 들어오지 못하게 장벽을 만드는데 우리도 외고 등의 레벨처럼 인간장벽을 만들자는 것처럼 보인다.
장기적으로 외고(왜 언어만을 위해 존재하는 학교가 있어야 하는지도 이해가 가지 않는다.) 같은 특수목적고가 폐지되는 방향으로 가고 자본이 계층의 사다리를 올라가는데 막는데 교육의 기본방향이 수립되어야 한다. 적어도 출발점은 비슷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들이 말하는 인재는 진정한 의미의 인재가 아니라 그냥 조금 더 좋아 보이는 직업을 선택하는 것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다. 차라리 정직하게 말하면 좋지 다양한 교육수요라던가 인재양성 따위 같은 의미를 부여할 필요는 없다.